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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16】깡패 개
시골에 어머님이 키우는 네 마리 개 중에 이 녀석 별명은 깡패개입니다. 발의 감각이 유난히 예민하게 발달하여 사람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특이한 개입니다.
어머님이 개를 사 온 어느 날 보니 개가 없어졌더랍니다. 찾아봤더니 개집 천정에 붙어있더라고... 발로 철조망을 붙잡고 막 타고 다니며 유격훈련을 하는 대단한 개인데, 발을 옆 집 구멍에 쑥 넣어 작은 강아지를 잡아 끌어당겨 놓고 뺨을 철썩 철썩 때리는 게 아겠습니까.
"저런 못된 놈... 저놈부터 초복에 된장 바르자.."
하도 옆집 개를 괴롭혀서 맨 가에 있는 다른 집으로 격리수용 했습니다.
그 옆에는 깡패개와 형제인 순돌이가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쪽으로 옮겨간 뒤에도 옆에 있는 개를 괴롭히기 위해서 발을 철조망 사이로 넣어 휘젖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집으로 들어온 발을 그냥 두고 볼 리 없는 순돌이의 눈이 번쩍 하더니 순식간에 깡패의 목덜미를 피가 나도록 물어버렸습니다.
두 개가 요란하게 한 바탕 싸웠는데, 선제공격을 당한 깡패개가 먼저 꼬리를 내렸습니다. 이제 한동안은 깡패짓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야, 이놈아 빨리 너도 예수 믿고 회개하고 새사람... 아니, 새 개가되어라.
2008.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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