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학금을 받는 좋은이
【용포리일기 417】졸업식장 풍경
시골의 자그마한 면에 있는 학교라서 그럴까요? 어쩌면 초등학교 졸업식은 면에서 1년 중 가장 큰 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졸업식장에는 면장님부터 시작하여 면에 있는 각종 단체의 '유지'들은 다 모인 것 같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일일이 내외빈 여러분을 소개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하셨습니다.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버들강아지 피어나는 봄날 코흘리개가 엄마의 손을 잡고 처음 학교에 들어섰는데... 로 시작하는 졸업생 답사, 재학생 송사는 뒤에서 나이 지긋하신 분이 '저거 나 졸업 때도 내가 저렇게 송사를 했는데... 지금도 똑같네...' 하는 것 보니까 아마도 제85회 졸업식 횟수만큼 '버들강아지 피어나는' 레파토리는 계속 반복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반 친구들 중에 제법 머리가 굵은(또래보다 나이가 몇 살씩 많은)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국민학교 조차도 다니기가 힘들어 몇 년씩 늦게 입학하기도 하고 중간에 그만두기도 하는 일이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졸업식장은 한 층 긴장감이 감돌곤 했는데, 요즘의 졸업식은 그냥 누구든지 저절로 때 되면 지나가는 '의례적인 통과 절차'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음... 이렇게 말하면 6년 동안 학교 다니느라 고생한 좋은이가 섭섭해할까요? 2008.2.13 ⓒ최용우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