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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포리일기 444】물 한잔 1
대전 나갔다가 일을 마치고 들어오려는데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밥 먹고 들어가자' 하고 분식집에 들어가 된장찌개 하나 시켜 먹었습니다.
밥을 먹다가 자동적으로다가 내 눈과 손이 찾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물'! 테이블 위에 물이 없어서 고개를 들고 둘레둘레 찾으니 식당 아주머니가 고개로 어디를 가리킵니다. 가게 한 구석에 정수기가 있고 거기에 '물은 셀프서비스'라는 글씨가 붙어 있었습니다.
밥을 먹다 말고 물을 뜨러 갔다오니 이거 영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손님이 오면 물 한잔 들고 와서 "뭘 드시겠습니까?" 하고 묻는 것이 기본인데, 물 한잔이 없어져 버렸으니 음식을 주문 받을 때도 손님 앞으로 오지도 않고 저 쪽에서 '뭘 드시겠습니까?' 하고 소리를 칩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물 한잔' 이라는 말로 국민 정서를 표현해 왔습니다. '얼마나 인심이 야박한 지 물 한잔도 안 주더라, 물 한 바가지만 주시오' 물에 관련된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나라에서 '물 한잔'은 손님이 오면 맞이하는 일종의 '인사'입니다.
아무리 '셀프서비스'도 좋지만 물은 좀 그냥 갖고 와서 '물 인사'는 해주세요. 저처럼 어디에 한번 앉으면 끝장을 봐야 일어나는 사람은, 중간에 일어나 물 뜨러 갔다오는 것이 참 난감한 일입니다. 2008.3.1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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