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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좋은이가 7살 때 직접 그려서 아빠 책방 출입문 유리창에 붙여놓은 것을 떼어내 코팅하여 그대로 사용하는 책방 알림표
【용우글방108】오래된 어떤 영화 중에
오래 전에 본 어떤 영화 중에, 제목과 주인공과 스토리와 누구랑 보았는지 기타 등등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는데 딱 한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그것은 주인공인 딸이 연애하던 남자와 헤어지던 날 집에 돌아와 아빠의 책방 구석에서 훌쩍거리며 울던 장면입니다.
아마 대학 교수였을까? 그 집에 아빠의 책방이 있는데 방의 4면이 모두 책으로 꽉 차 있고 책꽃이는 모두 작은 발판을 딛고 올라가야 할 만큼 높았고 그래도 다 꽂지 못한 책들이 구석구석 높게 쌓여 있었습니다.
"아빠...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가장 마음 편한 곳이 아빠책방이에요. 아기 때는 좀 더 높은 곳에 있는 책을 빼려고 발돋음을 했고, 어릴 때는 이곳에서 숨바꼭질을 했고, 학생 때는 혹시 '남자나 사랑'에 관련된 책이 없나 찾아보기도 했고... "
그 영화 속에 나오는 '아빠 책방'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저도 딸들에게 그런 아빠 책방을 갖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영화에 나오는 책방 같지는 않지만, 작고 아담한 책방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제 딸들이 커서 연애를 하다가 남자와 헤어지고 집에 돌아와 아빠의 책방 구석에서 훌쩍거릴 때까지는 책 먼지 날린다고 싫어하는 아내의 구박을 묵묵히 꾹 참고, 절대로 책방을 없애지 않을 생각입니다. 2008.12.28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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