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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상품화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238 추천 수 0 2011.04.10 09: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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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상품화

 

부모의 가난으로 인하여 15살 복녀는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더 되는 홀아비에게 80원에 팔려 시집을 갔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극도로 게으른 사람이었고 80원은 그의 마지막 남은 재산이었습니다. 남편의 게으름으로 복녀는 평양 교외의 빈민굴로 밀려나 구걸로써 목숨을 이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 기자묘 솔밭에 송충이가 들끓어 평양부에서는 그 퇴치에 나섰습니다. 복녀는 인부로 뽑혀 열심히 송충이를 잡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몇몇 아낙네들이 감독과 더불어 웃고 놀며 소일하면서, 품삯은 자기보다 훨씬 더 많이 받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복녀도 그 대열에 끼여들어 감독에게 몸을 허락하였고 그 날부터 다른 아낙네처럼 놀며 편히 돈을 벌 수가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어 복녀는 빈민굴 아낙네들과 같이 중국인 감자밭에 감자 도둑질을 했습니다. 어느날 밤 감자 한 광주리를 훔쳐서 막 일어나려는 찰나 중국인 왕 서방에게 붙잡히고 말았습니다. 복녀는 중국인을 따라가서 몸을 허락하고 얼마간의 돈을 얻어 돌아왔습니다. 그 후부터 왕서방은 그녀의 집에까지 드나들었고 왕 서방이 집에 오는 날이면 복녀의 남편은 자리를 피해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중국인 왕 서방이 새로 색시를 사 장가를 들게 되었습니다. 복녀는 타오르는 질투심을 참지 못하고 결혼식 날 왕서방을 찾아가 손에 낫을 쥐고 대항하다가 피를 뿜고 죽었습니다. 이날 밤 왕 서방은 복녀의 남편과 의사에게 각각30원과 20원씩을 주었습니다. 이튿날 복녀는 뇌일혈로 죽었다는 한방의의 진단으로 공동 묘지로 실려 갔습니다.

농부의 딸 복녀의 삶을 그린 김동인의 감자라는 작품의 줄거리입니다. 김동인은 이 작품을 통하여 '환경 결정론'을 주장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불우한 환경에 태어난 복녀의 운명은 이미 환경에 의해 결정되어 버렸다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요즈음 한 여성 경찰 서장의 매춘 근절 의지가 메스컴의 화제가 되어 안방까지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매춘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역사 기록 전의 사실들은 정확히 추정할 수 없겠지만 [매춘의 역사]라는 책에 의하면 고대사회에서 이미 매춘은 성행하였고 모계 사회에서 부계 중심 사회로 옮겨가면서 매춘은 필요악으로 사회에 정착되었다는 것입니다.

바흐오펜은 남성의 사회적 지배권 획득의 필연적인 결과로 매춘이 발생하였다고 하고 모간은 남성의 우월성, 남녀 차별이 매춘을 소생시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엥겔스는 남성 노동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매춘은 사유재산이 중시되는 사회의 특성으로 나타났다고 말을 합니다. 매춘의 발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든 매춘부는 고대 사회에서 일반 여성들의 제한된 생활에 비해 자유(?)를 누렸고 그리스 로마 사회에서는 교양과 학식을 갖춘 최고급 창부가 사회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중세 사회의 도덕적 규범과 15세기말, 16세기 초 매독의 출현으로 매춘이 어둠 속에 잠긴 듯하다가 2차 대전 후 페니실린과 다양한 설퍼닐아미드의 개발로 매춘은 다시 어둠 속에서도 공포없는 세상으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20세기 에이즈가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하였는데도 매춘은 하나의 시장이되어 사회 필요악으로 사람들은 인정하고 있고 업계는 살아 남기 위해 새 상품 개발과 공급이라는 필연적 결과로 청소년 매춘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공권력을 집행하는 사람들의 청소년 매춘 단속의 의지와 용기는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먼저 필요한 것은 힘에 의한 일시적 단속이 아니라 매매춘이 설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물론 매춘은 경제적, 사회학적, 심리학적, 종교적, 역사적 요인 모두와 관련이 있지만 우선 매춘은 돈이 되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수요가 있는 곳에 반드시 공급이 있는 것이고 돈이 되는 곳에는 사람이 몰리게 되어있습니다. 최근 들어 원조교제 형태의 ‘폰팅교제’,‘채팅교제’‘삐삐걸’등 신종 미성년자 매매춘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그것이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 만능 주의의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매춘부는 경제적 빈곤에서 온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는 인본주의 의식구조의 변화입니다. 인본주의적 의식구조는 결국 미래 사회에서는 매춘단속이란 말 자체를 사라지게 할 것입니다. 인본주의적 사고 체계에서는 가치관이나 윤리관의 상대화는 당연한 것이고 사이버 색스, 성의식 구조의 변화, 이중적 성윤리의 통념화, 퇴폐. 향락적인 문화와 대중매체의 성 상품화 등은 그 부산물입니다. 하나님 중심으로 의식구조가 변화되지 않는 한 몸의 상품화는 노동력, 성, 장기, 인간 제조의 상품화 등으로 오만한 인간 문명의 발달과 함께 끝없이 전개될 것입니다.

셋째는 가정 기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청소년의 일탈은 결손가족 자체보다는 가족의 기능상의 장애가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정해체나 불화는 가출을 동반하고 그 가출은 쉽게 돈을 벌고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합니다. 쉽게 몸의 상품화로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발을 드려놓게 됩니다. 부모의 권위적인 양육방식, 부모 자녀간의 정서적 친밀도 결여 등은 자녀의 탈선을 부추길 수 있습니다. 성경은 "마른 떡 한 조각만 있고도 화목하는 것이 육선이 집에 가득하고 다투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 17:1)"라고 말씀합니다●

몸의 상품화/김필곤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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