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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무척 길군요...그러나 이 어두운 밤도 끝날 때가 있겠지요? 그래요 해는 곧 뜰 것입니다. 밝아오는 새벽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
성경본문 : | 창8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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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 | 장별묵상008 |
나는 젊었을 때 비록 6개월 정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강원도 평창에 있는 작은 탄광에서 광부로 일한 적이 있다. 아침에 도시락을 싸들고 땅 속으로 몇 키로미터씩 들어가 막장에 도착해 바위틈에 박혀 있는 탄을 긁어내거나, 바위에 구멍을 뚫어 다이나마이트를 장전하여 터트리는 일을 했다. 머리 위의 작은 라이트가 유일한 빛이었고, 가끔 그것마저 꺼지면 그야말로 깜깜한 굴 깜깜한 석탄 속에서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뜨나 감으나 똑같았다. 넓고 넓은 우주 공간에 나 홀로 두둥실 떠 있는 것 같은 착각, 내가 지금 거꾸로 서 있는지 바로 서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동료가 마스크를 벗고 씩 웃으니 그 이(빨)가 새하얗게 빛나는 것이 아닌가. 까만 공중에 하얀 이만 나비처럼 날아다녔다. 그 하얀 이가 내 옆에 사람이 있다는 표시였고 그것이 얼마나 마음을 든든하게 하던지.
두둥실 떠다니던 방주에는 하늘로 난 창문밖에 없었다. 창문을 열면 하늘만 보였다. 언제 비가 그칠지, 언제 땅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지 기약이 없었다. 무려 아홉 달 보름동안이나 계속되는 방주생활은 노아와 그 가족들과 동물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도무지 끝이 안 보이는 깊은 탄광속 막장과도 같은 어두움의 시간들이었다. 앞도 안보이고 뒤로 안 보이는 그야말로 캄캄한 순간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창문으로 빼꼼히 산봉우리가 보인다!(8:4) 그리고 서서히 물이 빠진다. 무섭게 내리던 비와 솟아나는 물로 인해 온 세상이 서서히 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는데, 이제 반대로 서서히 산봉우리로부터 시작해서 이런 저런 모습들이 드러나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둘기가 감람잎을 물고 온 이후에 601년 1월 1일 정월 초하루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하나님께서 방주의 문을 열어 주셨겠지) 모든 사람들과 새와 동물들과 땅에 기는 모든 것들이 다 방주에서 나왔다. 그들이 방주에서 나와 가장먼저 한 일은
당연! 예배를 드리는 일이었다.(8:20) ⓒ최용우 2007.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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