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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들꽃편지 제17호 1999.12.25
산골 예배당
작고 후미진 마을 작은 예배당
다들 떠난 그곳에 외롭게 남아
그래도 씨뿌리는 사람들이 있었네
가난하고 외롭고 지치고
쓸쓸하고 병든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고 있었네.
그 옛날 젊은 열기로 북적대었을 학생회실엔
학생들이 아직도 셋이나 있었네
예전에 교육관으로 쓰던 교회 지하실엔
어린이들은 간 곳 없고 웬 탁구대가 있었네
마지막으로 언제쯤 종을 쳤을까
시커멓게 녹이 슨 종탑을 바라보고 있으니
십자가탑 스피커에서 캐롤이 울려퍼지네.
지팡이를 의지하고
혹은 서로 부축이며 노인들이 한 떼 모여서
다 빠진 이 드러내며 허허 웃으며
기쁘다 구주 오셨네! 케롤을 부르네.
어느 산골짜기 작은 교회는
마지막 남은 숨을 몰아쉬며
그렇게 헐떡이고 있었네.
ⓛ최용우 (무단전재및 재배포 대환영!)
1995.12.23 어느 시골교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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