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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ㅋ ㅏ라라는 걸그룹이 소속사와 분쟁이 나서 시끌시끌했었는데 우연하게 본 관련기사 중 아주 눈에 띄는 게 있었다. 한 멤버의 아버지가 일본 후지TV와의 인터뷰에서 상대 측, 그러니까 소속사 사장을 리더라고 표현했는데 그 리더를 ㅋ ㅏ라의 리더로 보도하는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지는 모를 오보를 했다.
그런데 정작 가관인 것은 그 오보에 놀아난 한국 연예부 기자들이 일제히 후지TV가 아닌 바로 그 멤버의 아버지를 비난하고 나섰단 거다. 만약 반대로 일본 그룹이 소속사와 분쟁을 일어났는데 한국의 언론에서 똑같은 오보를 했다면 일본언론에서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외국의 언론이 오보를 하면 어느 나라나 그 언론을 비판하지 피해자를 공격하는 일은 없다.
그런데 왜 국산언론은 비록 공익과는 전혀 상관없는 황색언론일지라도 일본언론에 대해 쓴소리 한마디 못할까? 친일파도 아니고, 대통령이 일본출신인 나라라서 그런가?
그런데 엊그제 끝난 러시아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에서 김연아 선수는 정말 웃기는 그러나 흔히 겪었던 일을 당했다. 그래서 은메달인 거다.
그런데 국산언론의 보도는 좀 이상하다. 특히 조선일보는 이번 대회 해설자가 김연아의 실수보다는 안도 미키 선수의 점수가 과도하다는 식으로 잘못 해설했다는 투의 주장을 했네? 즉 불만 갖지 말라는 거다.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언론이 실전감각 부족에서 온 실수를 패인이라고 분석 같지도 않은 분석을 했는데 요건 일본언론의 주장을 그대로 카피한 거다.
오히려 일본언론에서 김연아에 대한 평가가 더 후하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 관한 외신의 반응은 “김연아가 비록 공백은 있었지만 여왕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에는 충분했다” 이다. 게다가 현장 해설자들의 평가는 더 후하다. 이들은 모두가 쟁쟁한 피겨 전문가들이다. 독일 같은 경우는 아예 정치적인 이유까지 언급했다던데….
그리고 금메달을 가져간 안도에 대해서는 ‘안무라는 개념이 없는 선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평가가 나왔다. 애초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슬금슬금 일본이 지진피해를 당한 것에 대한 동정론이 현지에서 흘러나왔는데 이유는 이번 대회 스폰서 14개 기업 중 11개가 일본기업인 것과 관련이 없을 수 없다.
필자는 분명 일본이 금메달에 목숨 건다고 느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안도 미키를 비롯한 지난 올림픽에 출전했던 모든 선수들은 이번 시즌 죽을 쒔다. 그리고 그것은 흔한 일이다. 워낙 올림픽에 진을 뽑았기 때문에 그다음 시즌에는 프로그램 난이도도 낮아지고 완성도 역시 떨어졌다.
에반 라이사첵 같이 아예 시즌을 포기한 선수들도 있었고…. 그만큼 올림픽이 힘들었다는 거다. 한데 유일하게 김연아만 프로그램 난이도를 유지했고 완성도 역시 가장 높았다. 그런데 터무니없는 판정이 나온 거다. 적어도 일본의 피겨전문가들도 김연아의 이런 점에 놀라고 있으니까.
안도 미키는 이번 시즌 들어 지난 올림픽 당시의 프로그램에 비해 안무를 아주 단순화시켰다. 거기다 클린을 한 것도 아니다. 실수도 했고 가산점을 위해 후반부에 집중 배치한 점프들은 모두 회전수가 부족했는데도 감점은커녕 오히려 가산점까지 챙겼다.
더 웃기는 것은 예술점수다 예술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안도의 점수가 거의 김연아 비슷하게 나왔다? 4년 전 당시 더 난이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비록 일본에서 열린 대회였지만 우승했을 때보다도 더 나온 것 같던데? 유독 안도 미키만 아무런 발전 없이 점수만 높아진 것이 참 미스테리하다.
그래도 친관타 국제 빙상연맹 회장이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유독 은메달을 수상할 때만 살짝 목례를 하더니만 사진도 금메달리스트 제쳐놓고 김연아 앞에서 찍냐?
물론 일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룰개정을 밀어붙여서 일명 ‘아사다 마오룰’을 만들었다. 지난 올림픽 프로그램의 경우 이번 룰을 적용하면 가만히 앉아서 김연아는 5점 정도가 깎이는 반면 마오는 오히려 점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올 시즌에 혜택을 볼 줄 알았는데 역부족이었고, 안도 미키가 어부지리를 했다.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지금 일본은 상황이 어렵다. 만약 미국이나 유럽국가에 이번 지진 같은 재해가 일어났다면 오히려 스폰서기업이 줄어야 정상이고 당연시 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일본은 왜 이상하리만치 별로 칭찬도 못 받는 피겨 금메달에 목숨을 걸까? 김연아만큼 본의는 아니지만 일본의 의도에 재를 뿌린 한국인도 없고 그동안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쏟아 부은 돈과 시간에 대한 본전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의 이런 태도에 대해 한국에 대한 콤플렉스라고 면 큰 무리가 없다.
일본문화는 ‘질서의 문화’다. 일본인들은 어디 가나 질서를 잘 지킨다. 강자에 약자는 굴종하고 강자는 다시 약자를 책임지는 일본의 질서문화는 오랜 내전의 산물이다. 거기에 ‘극진’이란 가치가 추가된다. 즉 진심으로 최선을 다한다는 거다. 일본 피겨 부흥을 위해 정말 극진하게 정성을 쏟은 거 다 안다. 그런데 결과가 안 나온 것이 꼭 김연아 탓만은 아닌데 그걸 이해 못 하는 거 같다.
일본의 패전 후에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의 질서는 일본을 중심으로 먼저 미국과 서방을 올려다보고 그다음에 일본 그리고 한국, 대만 뭐 이런 식이었다. 미국이 가장 좋은 고기를 먹고 남으면 그다음에 일본이 먹고 그 찌꺼기를 한국 대만 그리고 동남아 국가들이 나눠 먹는 질서를 일본은 정말 극진하게 지켜왔는데 한국이란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등장했다.
IMF 당시만 해도 삼성 LG 다 합쳐도 소니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 망한 줄 알았던 한국은 외려 IMF 극복과정에서 민주화를 빠르게 진전시켰고 기업들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되어서 이제는 일본의 따까리가 아니라 경쟁자로 떠올랐다.
실제 일본기업은 20세기 내내 사실상 뾰족한 경쟁자 없이 잘나갔었는데 일본과 산업 구조가 비슷한 나라가 한국밖에 없었기 때문이고 그런데 그 한국이 경쟁자로 떠오르자 전처럼 편하게 장사하기 힘들어진 거는 당연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일본의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선언했는데 이거 한국 카피한 거다.
일본이 그동안 유지해 왔던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이제 사라졌다. 현재 일본의 비정규직 비율은 33%인데 좀 있으면 한국을 따라잡겠다. 이게 한미 FTA 효과다.
일본은 한국이 미국 유럽과 FTA를 추진할 때 일본도 동참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은 한국이 FTA를 결국 못하는 쪽으로 예측을 했기 때문이다. 직접 방해 공작도 했고. 그런데 이게 발효되면 일본은 미국 호주 외 TPP라는 공동시장에 참여해야 할 거다.
그래서 지금 일본 언론이 여론을 만들고 있고 유일하게 반대할 농민들만 설득하면 되는데, 요즘 일본의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노골적으로 선언한 배경에는 결국 일본도 장기적으로는 평생직장 접고 미국 비슷한 고용시장 구조로 갈 거 같다.
그런데 문제는 경제분야보다도 오히려 스포츠를 포함한 문화에 있다. ‘한류’라는 현상은 일본인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가 않다. 일단 문화라는 것은 강대국 중심으로 주변으로 전파되는 게 상식인데, 서구 문화가 그랬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슬람 문명, 더 올라가면 로마, 이집트 등등이 그랬는데 한국이 현재 아시아의 무슨 제국도 아닌데 한국의 문화가 아시아에서 힘을 쓴다?
그래서 여기에 가장 불만인 두 나라, 즉 일본과 중국에만 혐한류라는 현상이 존재하는 거다. 두 나라 모두 자신들이 아시아의 맹주라고 착각하고 있거든. 중국의 혐한이야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일본의 경우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뿐만 아니라 일본에서조차 한국의 드라마나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패션이나 음식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환영받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다. 왜? 이건 일본의 입장에서는 질서가 깨진 거거든….
더구나 일본이 과거 한국을 식민지배한 것에 대한 자부심은 만약 일본이 정말 한국에 밀리면, 구체적으로는 한국의 소득 수준이 지금 일본의 절반 정도인데 IMF 당시에는 한 8분의 1 수준이었다. 그리고 경제 규모는 거의 10분의 1수준이었고, 그런데 규모의 경제는 2007년을 기준으로 한 5분의 1 정도가 된 이후 유지되고 있고 인구를 고려하면 일본의 40% 정도로 커지면 일본이 쇼크 먹을 거다.
단 통일이란 변수가 있다. 통일이 이루어지면 북한 쪽에서 인구가 좀 증가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대략 독일 비슷한 규모의 국가가 되거든 근데 지금 독일은 미국 중국과 함께 1조 달러 이상 수출하는 3개국 중 하나다.일본이 인구 좀 많다고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더구나 문화 쪽으로 가게 되면 일본 문화는 지금보다 오히려 6, 70년대 서구의 관심을 많이 끌었었다. 그리고는 답보상태인데 앞으로도 별로 전망 없이 한국과 경쟁을 해야 한다. 오직 자본에서만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고.
그런데 소득 수준이 비슷해지면 일본이 의외의 타격을 받을걸? 사실 이건 한국인들은 좀 이해하기 힘든 건데 일본인들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대해 내려다보는 습성이 있다. 과거 전쟁 때는 일본이 한국인을 2등 국민, 중국인은 3등 국민, 근데 일본인은 1등 국민 이런 식으로 구분을 했었거든, 그리고 패전 이후에 일본인들은 과거사에 대해 반성보다는 오히려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애초에 서구 제국주의를 흉내 낸 것이 일본의 제국주의인데 지금은 마치 영국인들이 인도 관광하면서 대영제국의 향수를 느끼는 것조차도 따라 하고 있는 것은 원래 일본의 근대화 자체가 철저한 서양의 카피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해 못 할 것도 없다. 지금도 ‘탈아 입구’ 아닌가?
그래서 이번 지진 피해를 한국에서 지원하고 한류 스타들이 거액을 기부하는 행위를 일본은 받아들이기가 힘든 거다. 미국의 지원은 받아도 한국의 지원을 받을 수준이라면 마치 자신들이 망한 것처럼 느껴지거든, 그래서 독도문제에서 뒤통수 친 거다. 스스로 용납이 안 되니까.
따라서 한국의 입장에서는 꾸준히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추구하면 되는 문제지만 진짜 문제는 한국 내부에 있다.
한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예 친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특히 언론 쪽을 보면 종편채널 문제는 한마디로 한국의 방송 구조가 일본하고 똑같아진다는 것이고 일본자본도 투자하려 한다. TV아사히 하고 니혼게이자이가 관심을 보인다고 하데…. 그래서 그런지 일본 드라마 개방해달라고 징징대는 거다.
방송 수준도 일본하고 비슷해질 거고, 사실 지금도 한국의 방송문화는 일본의 영향을 충분히 받고 있는데 과거에는 아예 베끼다시피 했고, 대표적인 것이 몰래 카메라다.
그뿐 아니다. 한나라당 쪽에서 개헌 이야기만 나오면 내각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한국이 내각제가 된다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 일본처럼 없어지고 국회의원들의 권력만 강화되기 때문에 사실상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같은 개혁추진은 불가능해진다. 국회의원들 금배지만 철밥통이 되지.
그리고 대중문화 쪽을 보면 아예 일본에 맞춤형으로 공급되는 신인들도 계속 나오고, 아이돌이라는 문화 자체는 일본문화다. 단지 한국에 업그레이드 시켜서 역수출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소위 한류의 앞날도 험난하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을 경쟁자로 생각도 안 했지만 경쟁자가 될 거라는 예상도 하지 않았다. 해방 이후 친일파가 득세하는 한국이니까 나라도 그랬을 거다. 특히 IMF 당시에는 다 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황이 바뀐 거다.
우리 현대사에서 단 10년 친일파 아닌, 오히려 친일파들이 죽이려 한 그리고 아시아를 통틀어서 서구의 민주주의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한 대통령들이 집권한 결과다. 즉 일본 입장에서는 어느 틈에 경쟁자가 된 한국을 보고 당혹스럽고 또 용납도 안 되는데, 그 일본이 보기에 피지배국이 아닌 경쟁자인 한국을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김연아다.
축구에서 지면 그럴 수도 있다. 왜? 축구는 가난한 나라들도 잘하거든, 야구에서 지면 열을 받는다. 그래도 또 이기면 되는 거고 그런데 피겨라는 종족은 좀 다르다. 결코, 축구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귀족스포츠인 피겨는 서방 선진국들의 전유물이다. 문화적 힘을 상징한다.
그래서 일본이 그리도 돈을 쏟아 붇고 극진한 정성을 들여서 다되는가 싶었는데 김연아라는 벽을 만난 것이다. 그것도 전용연습장 하나 없는 나라의 선수인데, 일본이 서구 문화에 대해 우월까지는 아니어도 동등하게 느껴지는 이 종목에 열광해 왔는데, 이건 참 이해하기 힘든 일본인들의 심리 상태인데, 김연아로 인해서 한국을 동등한 경쟁자로 이해하려니 용납이 되겠나?
일본의 한국에 대한 콤플렉스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고 혐한 같은 이해 하기 힘든 도발도 기승을 부릴 것은 안 봐도 비디오다. 그나마 한국에 대해 ‘대국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덩치만 큰 중국에 비하면 일본이 상황은 좋은 편이지만….
그러나 역시 문제는 한국 내부다. 아예 대놓고 친일해도 괜찮은 나라가 되면 대외경쟁보다 쓸데없는 내부갈등으로 망가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선이 그렇게 망해서 식민지 된 거 아닌가? 동학이라는 내부 개혁요구를 지도자들이 거부하고 파벌 싸움에 빠진 대가는 식민지였다.
그래서 난 특히 노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화보다는 친일파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서구 식민지 국가들은 다 식민지 시절에 서구로부터 최소 100년 넘게 민주주의가 유입됐지만 지금 성공한 나라는 하나도 없다.오히려 공화국도 아닌 천황제 국가의 식민지였던 한국보다도 민주주의 역사는 훨씬 긴 나라들이 제3세계에는 많은데도 말이다.
그냥 내가 보기엔 한국은 적어도 대만처럼 “고교시절까지는 나도 일본인이었다”고 대놓고 떠든 이등휘 전 총통 같은 인물이 집권할 수는 없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대로 가면 가까운 미래에는 잘 모르겠다. 혹시 “나는 친일파다”라고 대놓고 떠들면 지지율이 올라가는 나라가 될지 누가 알겠나? *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3&uid=4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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