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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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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묵상지 <보시니 참 좋았더라> 2001년 4월호
채송화
교회 앞 교회 앞 화단에 열포기씩 사다 심은 채송화와 마아가릿에 어느날 보니 깨알같은 진드기가 새카맣게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또 그 진딧물의 배설 구멍에서 나온다는 단물을 빨아먹으려고 고만고만한 개미들이 또 그만큼 달라붙어 있었습니다.
농약을 치지 않고 화초키울 생각은 아예 말라던 어느분의 말이 생각던는 순간입니다. 며칠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그 부드러운 채송화 줄기의 진액을 저놈들이 다 빨아먹는 것 같아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파리,모기를 잡는 살충제인 에프킬라를 확 뿌려버렸습니다. (요놈들 놀랬지?)
다음날 보니 살충제를 맞은 진드기는 멀쩡하게 살아서 약을 올리는듯 여전하고, 아기 살처럼 투명하고 부드러운 채송화만 하얗게 타버리고 그 무성하던 꽃이 시름시름 앓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조루에 물을 담아와서 살충제를 씻어내었습니다. 틈만나면 아침저녁으로 물을 뿌렸습니다. 다행히 채송화는 털뽑힌 닭같은 몰골이지만 살아났습니다. 채송화를 바라볼때마다 미안한 마음에 고개를 들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진드기와 개미들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나중에서야 진드기를 없애는데는 살충제가 아니라 물로 씻어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멍청한 주인 만나 생사의 기로를 헤멘 채송화야, 미안허이~!
ㅡ[들꽃편지]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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