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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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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리의 아침 109】2002.1.4 가는게 낫다.
방학이라고 아침에 실컷 자도록 내버려두었더니 요즘 좋은이 밝은이는 9시까지 늘어지게 자고 씨익 웃으면서 일어납니다. (고놈들... 허리도 안 아프나?) 문제는 주일아침입니다. 9시에 예배를 시작하기 때문에 늦어도 8시30분까지는 일어나야 씻고 옷 입고 머리 묶고 교회에 가는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엄마아빠가 100번은 일어나라 소리를 지르고 급기야 파리채를 찾아와야 부시시 일어납니다.
그리고 급한 엄마 아빠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뭉기적 뭉기적 눈꼽을 떼어내고, 콧구멍을 쑤시고, 하품을 하고, 보다못한 아빠가 푸다닥 푸다닥 세수를 시킵니다. 그래도 준비를 겨우 다 끝내면 시간은 이미 9시 30분!
"아야아~ 예배 다 끝나겠다... 빨리 가... 빨리, 빨리..." 파리 쫓듯이 내몰지만 요놈들에겐 시간 관념이 없습니다. 창문으로 내다보고 있으면 온갖 장난이란 장난은 다 치면서 골고다 언덕길을 올라가는 예수님처럼 그렇게 한발자국 두발자국 교회에 올라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교회까지 10여분 거리이지만 저렇게 올라가면 30분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 그래도 안 가는 것보단 가서 교회 마당이라도 밟고 오는 것이 낫지.
그렇게 늦게 교회에 갔어도 돌아 올 때는 요놈들이 염치도 좋게 과자를 한 보따리씩 싸들고 활짝 웃으면서 돌아온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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