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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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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4.16 제1633호 최용우의 산골편지 전체기사보기
봄날은 간다
할일없이 봄날은 가고 있습니다. 벌의 날갯짓에도 하늘하늘 떨어지는 벚꽃 잎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뭘 바라보며,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일까요?
봄이 지나가고 있는데, 기다리는 그것이 좀 다가 왔는지, 이러다가 평생 오지도 않을 그것을 기다리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은 아닐까요?
꽃이 피기를 기다렸던 설렘이 봄과 함께 가버리기 전 논둑을 어슬렁거리다가 문득 가까운 곳에 사는 벗에게 전화를 합니다.
“이 좋은 봄날에 뭐하시나? 우리 꽃떡이나 만들어 먹을까?”
생업에 바쁜 사람을 하루 공치게 하고 불러내는 것이 미안했지만, 웬걸 다음날 아침 일찍 아이들 학교 조퇴까지 시키고 달려 왔습니다.
남자들은 앞산에 올라가서 우리가 진달래라고 부르지만 실은 ‘참꽃’이라는 좋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 진달래꽃을 따오고, 두 아낙은 처음 만들어보는 꽃떡(화전)을 어떻게 만들지 걱정을 합니다.
“하다가 안 되면 눌러서 빈대떡 만들어 먹지 뭐!”
“에고, 고상한 분위기가 어째 질펀해지려 하네. 호호호 깔깔깔”
어른들이 그러든 말든 두 집의 아이들은 돗자리와 과자를 들고 집 입구에 있는 벚꽃나무 그늘로 강아지와 함께 소풍을 나갔습니다.
어쨌든 처음 만들어보는 꽃떡(화전)이 잡지사진에서 본 것만큼 화려하고 선명한 때깔이 아니지만 그래도 맛은 제법 그럴 듯합니다.
찹쌀가루를 반죽해서 아내가 전병 크기로 떼어 주면 친구 부인은 후라이팬에 놓고 익힌 다음 얼른 진달래 한 송이 따서 얹고 홀딱 뒤집어 살짝 익혀냅니다. 그러면 이쁜 꽃떡이 됩니다.
남자들은 얼른 집어서 베어 먹어 보고 “음, 맛있네. 맛있다, 맛있어.”
아이들은 한 입 먹어 보고는 “맛없네. 맛없다, 맛없어.”
우리가 오늘 만든 화전은 텔레비전이나 요리책에서 보았던 것 같은 단정하고 예쁜 모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방법을 잘 모르던지 실제로 해보기는 처음이라서 그럴 것입니다. 처음 솜씨로 이 정도면 잘했다고 우리 스스로에게 좋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꽃떡과 어울릴 만한 마땅한 차가 없어 매실 음료수를 곁들여 만개한 벚꽃이 꽃눈이 되어 내리는 광경을 창 밖으로 즐거이 바라봅니다. 좋은 벗과 함께 지는 벚꽃에 비치는 눈부신 봄을 만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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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같은이야기(http://cyw.pe.kr)>라는 꽤 괜찮은 인터넷신문을 만들며, 충청도 산골짜기에 있는 목회자 쉼터 ‘산골마을-하나님의 정원’에서 오가는 나그네들을 섬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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