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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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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11일 1639호 최용우의 산골편지
향기로 말하는 꽃처럼
작업공구를 하나 사기 위해 대전 중앙시장에 나갔는데, 길거리에서 어떤 외국인 노동자 두 사람이 자기들 언어로 심각하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꿀루골로 깔라 또랑도랑”
“뿔로끼링 또애 띠리리 꼬리리 꾸리리”
“삐링삐링 빼라뚜렁도랑뿌랑”
“때강뗑띵 덩덩띠꼴알 꼴랑 뿔랑”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격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오히려 웃음이 납니다.
저도 아내와 가끔 말다툼을 합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별 시시한 것을 가지고 한바탕 했다는 것을 알고 웃고 맙니다. 의사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셈입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코드가 맞지 않으면 완전히 사오정 시리즈가 됩니다.
문제의 발단은 언제나 ‘의사전달’ 과정에서 생깁니다. 전하는 사람은 정확하고 확실하게 전하고, 듣는 사람도 정확하고 확실하게 알아들어야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군대언어는 짧고 확실한 명령과 잘 알아들었다는 정확한 대답으로 되어 있습니다. 갑자기 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참새들이 짹짹거리며 싸우는지 노래를 하는지 토론을 하는지 자기들끼리 선거를 하는지 정신이 없어서 훠이~ 멀리 쫓아버렸습니다. 새들을 내쫓으러 나갔다가 문득 꽃밭에 흐트러지게 피어 있는 꽃들을 봅니다.
꽃들도 싸울까? 꽃들은 어떻게 서로 의사전달을 할까?
“향기로 하지. 우리는 향기로 말을 해요.”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제일 예쁜 꽃이 진한 향기를 한 줄기 보내 주면서 저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그렇구나. 꽃들은 저마다 자기들의 향기로 말을 하는구나. 장미꽃은 장미향으로, 아카시아꽃은 아카시아향으로, 붓꽃은 붓꽃향으로, 소나무는 솔향으로, 찔레꽃은 찔레향으로 제각기 자신만의 구별된 향기로 말을 걸어옵니다. 어떤 향기는 머리를 맑게 하고, 어떤 향기는 기분을 좋게 하고, 어떤 향기는 코를 뻥 뚫어지게 하고, 어떤 향기는 말없이 천리를 갑니다.
그 향기로 벌과 나비가 날아오고 사람들은 위로를 받습니다.
아름다운 향기 하나로 소리없이 조용하게, 그러나 정확하고 확실하게 ‘의사 전달’을 하는 꽃들은 말로 언어전달을 하면서 서로 이해를 못하여 요란스럽게 싸우는 인간들을 보면서 어쩌면 자기들끼리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시끄럽고 정신 없는 종족들이네.”
최용우/전도사
<햇볕같은이야기(http://cyw.pe.kr)>라는 꽤 괜찮은 인터넷신문을 만들며, 충청도 산골짜기에 있는 목회자 쉼터 ‘산골마을-하나님의 정원’에서 오가는 나그네들을 섬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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