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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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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6.18 제1640호
최용우의 산골편지
시골 정서
어느 도시의 고층아파트 맞은편에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며 살아가는 옛날 집이 한 채 있었습니다. 주변이 온통 현대식 건물들로 바뀌어 갈 때도 이 집은 70년대식 기와집 형태를 간직한 채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시골 출신인 아파트 주민들은 어느새 아파트 창문 너머로 보이는 이 집을 내려다보면서 옛날 고향집에 대한 향수를 달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가족 숫자에 비해 집이 살기에 불편하고 좁았는지 헌집을 헐고 연립 형태의 새집을 짓는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은 모여 대책을 의논했습니다. 맞은편 집은 우리아파트의 자랑이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부모들의 어린 시절을 알려주는 아주 좋은 산 교육의 장이며, 우리의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는 곳인데 그냥 헐어버리도록 놔두면 안 된다. 반대 시위를 하자! 그래서 그 날 이후로 아파트 담벼락에는 ‘건너편 집 신축 결사 반대’ 현수막이 걸렸다고 합니다. 냉온난방이 잘 되는 현대식 아파트 거실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아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그 허름한 집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헤아려보지도 않고 보기 좋게 그냥 두어야 한다고 하면 너무 이기적이 아닌가요? 언젠가 신문에서 읽은 이야기가 생각나 적어 보았습니다.
요즘 시골에 있는 대부분의 집들은 도시에 있는 집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변소가 화장실로 바뀐지는 이미 오래 전 일이고, 난방시설도 아궁이가 없어지고 기름보일러로 다 바뀌었고, 집집마다 상수도 시설이 되어 있어서 수돗물을 먹고삽니다. 문 닫고 집안에 앉아 있으면 여기가 시골인지 도시인지 구분이 잘 안 될 정도입니다. 집이 변하면서 일 하는 형태도 다 바뀌었습니다. 철 따라 심던 곡식들은 비닐 하우스를 이용하여 한두 달 씩 먼저 생산해 내고, 사람과 소나 동물들이 하던 일은 기계가 눈 깜짝할 사이에 해내고, 지나가는 사람 다 불러대던 새참시간도 면소재지에 있는 자장면집에 핸드폰 한 통화로 배달을 시켜먹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옛날 포근하고 인정 많은 시골 정서를 추억하며 돌아보다가는 금방 실망할 뿐이지요. 이제 그런 모습은 민속촌에나 가야 볼 수 있습니다.
오후에 시내 나가며 버스를 탔는데 도시에서 온 듯한 분들이 “시골이 옛날엔 인정도 많고 이웃간에 서로 나누어 쓰고 했는데, 집도 사람도 변해버렸네. 변해도 너무 변해버렸어. 이거 어쩌면 좋아. 이제 고향이 그리우면 어디로 가야 하나.” 하면서 시골에 대한 실망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데, 시골은 도시사람들의 추억을 위해 영원히 변치 말고 옛날 모습 그대로 시골정서를 유지하며 살아야 된다는 건지 원.
전체기사보기 최용우/전도사
<햇볕같은이야기(http://cyw.pe.kr)>라는 꽤 괜찮은 인터넷신문을 만들며, 충청도 산골짜기에 있는 목회자 쉼터 ‘산골마을-하나님의 정원’에서 오가는 나그네들을 섬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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