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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매체에 실린 최용우의 글을 한 곳에 모아보았습니다. 아쉽게도 글이 실린 매체를 찾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글도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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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25일 1641호 최용우의 산골편지
버찌차 만들기
며칠 전 아내와 회인에 다녀오는 길에 벚나무에 달려들어 버찌를 땄습니다. 하늘이 새카맣게 덮일 정도로 많이 열린 나무에서 죽어라고 땄는데도 그 양이 정말 얼마 안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좋은이와 밝은이까지 데리고 다시 가서 온 식구들이 나무를 훑었습니다. 따기도 하고 먹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오랫만에 온 가족이 웃고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여보, 버찌 따는 거 너무 재미있다. 김정애 사모님이 참 좋아하실 것 같아. 우리 사모님이랑 주영이랑 사랑이도 오라고 해서 같이 딸까?”
가까운 면소재지 마을에 가서 자장면을 사 먹고 돌아와 버찌를 유리병에 담아 재었습니다. 앞으로 15일 후면 예쁘게 우러난 버찌 차를 마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나무의 열매로 차를 담글 수 있지만 그 중에 가장 귀한 차는 벚나무 열매로 만든 ‘버찌 차’입니다. 특별히 버찌를 따기 위해 ‘벚나무’를 재배하는 경우는 없으므로 천상 산이나 길가에서 자라는 벚나무에서 버찌를 따 모아야 하는데, 벚나무는 크고 높아서 따기도 어렵고, 그 열매의 크기가 작아 여간 많이 따지 않고서는 그 양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버찌 차는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을 뿐더러, 본인이 직접 만들지 않으면 맛을 볼 수도 없습니다.
집에 오시는 분들에게 커피 대신 직접 만든 차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는데 길가에 지천으로 널린 버찌를 보고 ‘버찌 차’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그 귀하다는 버찌 차를 직접 담궈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한 잔씩 대접을 했었답니다. 버찌를 따서 흐르는 물에 살짝 헹궈 먼지를 제거한 다음 채에 담아 물기가 빠지게 합니다. 그리고 유리병에 설탕과 50대 50 비율로 골고루 섞어 밀봉해 놓았다가 보름 후에 알갱이를 걸러 내거나 아니면 그냥 차를 탈 때 찻잔에 한두 알씩 넣어도 재미있습니다.
“이게 무슨 차인지 한번 알아 맞춰 보세요.”
생전 처음 맛보는 버찌 차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게 임금님도 맛보기 힘들다는 그 버찌 차야.”
“오메, 그래? 그럼 한 잔 더 줘!”
작년에는 처음이라 첫 번째 병은 실패를 해서 버렸고, 그나마 얼마 안 남은 버찌 차는 금방 떨어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조금 더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최용우/전도사
<햇볕같은이야기(http://cyw.pe.kr)>라는 꽤 괜찮은 인터넷신문을 만들며, 충청도 산골짜기에 있는 목회자 쉼터 ‘산골마을-하나님의 정원’에서 오가는 나그네들을 섬기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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