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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전화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611 추천 수 0 2011.07.02 12: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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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전화

 

90세 쯤 되시는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지금은 저희 교회에 나오시지 않고 충청도 어느 시골에 가셨는데 살아 계시는지 천국에 가셨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어느 날 연락처도 남겨놓지 않고 시골에 가셔야만 한다고 떠나신 후 오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당시 할머니는 홀로 교회에 나오셨는데 본인의 나이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물론 글자도 몰랐습니다. 예배를 드릴 때 곡조 없는 찬송을 가지고 오시기는 하지만 정작 글자를 알아서 가지고 다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강원도가 고향이신 할머니는 가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이야기했습니다. 일제 시대, 6.25 전쟁, 헐벗고 가난한 고난의 시절을 삽화 그리듯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딸 하나를 낳아 길렀는데 같은 동네에 사는 총각과 결혼을 시켰다고 합니다. 사위를 위해 집을 지어 주었는데 그 사위는 남편이 남겨준 논과 밭을 장모 몰래 팔아 야간도주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 후 할머니는 강원도 산골 고향에서 살길이 망막하여 무작정 서울로 상경하여 당시 여자의 몸으로 가장 하기 쉬운 파출부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파출부 일을 하다가 당시의 집 주인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대학 교수이고 아내는 중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맞벌이 부부인지라 그 집안의 살림을 감당하며 주인집 딸과 아들을 친손자와 손녀처럼 핏덩어리 어린시절부터 길러 주었습니다. 근 25년이 넘게 파출부 일을 하였기 때문에 한 가족과 같았습니다. 처음 그 할머니를 만났을 때는 주인을 아들과 며느리라고 말하여 친아들이고 며느리인 줄 알았습니다. 어느날 대심방을 갔는데 문간방에 기거하면서 주인집과는 분리된 삶을 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신의 방에 교회 달력을 걸어 놓았고 여러 가지 할머니의 숨결이 베어있는 장식품들이 방안에만 걸리어 있었습니다.

거실이 21세기의 공간이었다면 할머니의 방은 19세기 할머니만의 추억의 공간이었습니다. 할머니와는 어울리지 않는 거실 문화를 보고 물어 보자 할머니는 자신의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주었습니다. 그 때부터 할머니를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남은 여생 우리 부부는 할머니를 어머니처럼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여 얼마 되지 않을 때인지라 교회 식구들이 우리 집 식구들과 할머니 다섯분, 남자 할아버지 한 분, 중년 집사님 한 분이 전부인 때였습니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시고 오고 모셔다 드리며 최선을 다해 섬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가 교회에 나오시지 않았습니다. 심방을 하니 얼굴과 손발이 심하게 부어 있었습니다. 약국에 가서 약을 사 드셨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밥을 먹지 못했고 복수가 차 숨을 잘 쉴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 속에서 주인집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솟아올랐습니다. "아니, 아무리 친 어머니가 아니라 해도 이렇게 사람이 죽어 가도록 방치할 수 있을까? 최소한 병원이라도 모시고 가야하지 않을까?" 할머니는 그 집에서 일을 해 주면서 그 동안 별로 노임을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함께 아들처럼 며느리처럼 살자고 하여 아무런 댓가를 받지 않고 빨래 해주고 아이들 다 돌보고 청소하고 밥을 해 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노인이 되어 병에 걸리자 마치 빨리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처럼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해 놓았습니다. 미음을 해다 드리고 돌보았지만 차도가 없고 복수는 점점 더 차 올라 호흡이 곤란하여 아내와 함께 가서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셨습니다. 신앙이 좋으신 아는 의사 집사님이 계셔서 그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심장병이었습니다.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이었습니다. 모든 검사를 받고 검사결과에 따라 의사 집사님께서는 친절하게 약을 지어 주었습니다. 당시 의약 분업이 되어 있지 않을 때이므로 집사님께서는 모든 약을 무료로 지어 주었습니다. 물론 모든 치료비도 받지 않았습니다. "목사님, 이런 분이 있으시면 꼭 우리 병원에 모시고 오세요." 집사님은 교회를 개척하는 나를 위로하며 어려운 환자들을 꼭 모시고 오라고 신신 당부하였습니다.

건강이 회복된 후 한 3년이 지났을 때였습니다. 할머니는 시골집에 가야 한다고 당분간 교회에 못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할머니가 떠난 후 한 6개월이 지났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가실 때 교회 전화번호를 써주었는데 글을 모르신지라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해 달라고 해 통화가 된 것입니다. 분당에 올라와 교회를 다니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일 분당에 올라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너무나 반가워 그렇게 하시라고 말씀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낯선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 대학교 교수라고 밝혔습니다. 할머니가 파출부로 있었던 집의 주인이었습니다. 할머니를 올라 오시지 못하도록 설득을 해 달라는 전화였습니다. 자신의 아내가 질병으로 학교에 나가지 않고 있는데 할머니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목사님께서 그곳에도 교회가 있으니 그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라고 잘 설득하시면 할머니께서 오시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올라 오셨고 몇 개월 동안 같이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다시 내려가야만 한다고 시골에 가셨고 주인도 이사를 했습니다.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으시니 누군가 전화번호를 없애지 않았다면 언젠가 한 번은 전화를 했을 법도 한데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화가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전화/ 2003년 7월 13일 /김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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