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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http://www.gidoknews.kr/planning/sub01.html?mode=read&read_no=117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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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9 10:52:31
-영적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회의 상황과 현실〈上〉
한국교회의 미래를 대비한 영적 지도자양성 시급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짊어질 영적지도자 양성에 사회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수많은 인재들이 방황하고 있다.
신학생들의 실업률 65% 이상으로 추정, 생존을 위한 경쟁 가중
교회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비보장이 절실
많은 목사들이 현재 한국교회를 대표할만한 영적 지도자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대형교회는 과거보다 몇 배나 더 많아졌다. 하지만 고 한경직목사나 고 손양원목사와 같은 영적 지도자들은 더 이상 찾기 힘들다. 이는 한국교회가 병들어 가고 있으며, 예수님이 말씀하신 제자를 양육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한국교회는 세계가 주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성령과 믿음으로 움직이는 질적 성장도 후퇴하며,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는 다음 세대의 예비교역자를 올바르게 교육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그들에게 미래 한국교회의 영적 희망이자 지도자로서의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영적 지도자양성에 수많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역자들의 참담한 현실
교역자들의 구직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교회는 구인을 점점 줄이고, 구직을 원하는 교역자들은 늘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A교회의 전임교역자가 된 L목사는 “2차 면접이 끝나고 나서야 지원자가 수백 명이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경쟁률이 높은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 일줄 몰랐다. 한 교회에서 평생사역을 하지 않는 교역자들에게 이런 상황은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교역자와 예비교역자들이 구직으로 인해 사역의 어려움과 중단, 그리고 생활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물론 대형교회와 유명교회에 지원이 쏠리는 현상도 감안해야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국교회는 이미 포화상태이며, 늘어나는 예비교역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B교단의 P목사는 “현재 농촌교회는 인력부족 현상을 겪고 있지만, 구직을 희망하는 교역자들은 대형교회로 몰리기만 한다”며, 그들의 의식상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낮은 임금과 처우, 생활환경의 변화,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그들의 눈높이를 탓할 수는 없다. 대형교회라 하더라도 임금과 처우, 안정성이 그리 높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형교회는 행사가 많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J모씨는 2년 동안의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왔다. J씨는 장기선교사를 염두에 두고, 자교회의 교역자에 지원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J씨는 재 사역에 뜻을 두고 있지만,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지원을 받는 장기선교사가 되려면 교역자가 돼야 하고, 그러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J씨는 “적지 않은 나이에 사역의 방향을 정하기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선교에 비전을 두고 있지만, 선교 경험만으로는 장기선교사가 될 수 없다. 교역자 경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교단과 성향 등으로 교회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다. 그렇다고 자리가 다시 생기기만을 기다릴 수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교역자 구직은 힘들어지고 있지만,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를 인용하여 신학교 졸업생의 실업률이 높지 않다고 말한다. 자료에 따르면 부산장신대와 한국성서대, 루터대 등 대부분의 신학대가 70% 이상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다.
이 자료만 보면 신학생들의 교회취업은 우려할 부분이 없다. 하지만 이 자료는 허점을 가지고 있다. 조사기준이 사역에 참여하는 모든 신학생이기 때문이다. 이는 임시직과 정규직을 전부 포함한다. 이 경우 취업률은 급격하게 높아지게 된다. 임금이나 안정성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 신학생들의 실업률을 65%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교역자의 안정성과 보장성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수치는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와 신학대는 어떤 제도적 대책이나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만약 이 문제가 이대로 심화된다면, 교역자들과 예비교역자들의 질적 저하는 불 보듯 뻔하다.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리고, 교역자들의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교역자들이 사역보다는 다른 면에 더욱 집중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생존을 위한 전쟁만이 가중될 뿐이다.
또한 교회와 교인도 교역자들을 존경으로 섬기지 않으며, 영적 지도자 양성을 위한 지원은 생각치도 않을 것이다. 교회가 영성을 잃어버린다면 교회는 사교모임과 다를 바 없다. 한국교회와 신학교는 하루 빨리 교역자의 현실을 인식하고, 그들이 한국교회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그리고 넘쳐나는 신학생들의 구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간구해야 한다.
목회자 준비과정에 경제적 지원 미흡
목회자는 교회의 영적 지도자이다. 그만큼 영적으로 훈련되어 있어야 하고, 성서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누구보다도 뛰어나야 한다. 따라서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훈련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문제는 이 과정 속에서 교회의 지원이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많은 신학생들이 영적 훈련과 학업에 집중하길 바라지만, 경제적 여건이 부족해 그럴 수 없는 현실이다.
2008년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균 취업연령은 27.4세였으며, 그 중에서 남성의 경우 28.7세로 나타났다. 30세 이전에는 많은 이들이 직장생활을 하며, 경제적인 자립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다. 일반대학생의 경우 학부졸업 전, 혹은 졸업직후에 많은 취업을 하고 있다.
반면 신학생들은 대부분 30대 중반이 지나서야 목사안수를 받는다. 먼저 대학교 4년 과정과 신학대학원 3년 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이후 교단에 따라 2년에서 4년 이상 전도사로 경력을 쌓아야 목사고시에 지원할 수 있다. 목사고시에 합격하더라도 만 30세 이상이 되어야만 목사안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군입대, 휴학, 신학대학원 입시탈락, 목사고시 탈락, 교회의 목사안수 기피 등의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신학생들은 30대 중반이 되서야 목사안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목사안수를 받기 전까지 충분한 경제적 지원이 없다는게 문제이다. 최소 7년의 재학기간 중에 학업과 병행하며,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교육전도사 사역이다. 교육전도사의 사례비는 교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60만원에서 70만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30세 이후까지 학업을 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미래에 대한 저축은 물론, 생계비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하다.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에는 전임이나 준전임 전도사로서 사역이 가능하다. 전임과 준전임 전도사의 사례비는 교육전도사의 두 배로 책정하며 120만원에서 140만원정도가 지급된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27일 발표한 4인 가구 기준 2011년 최저생계비 143만 9천 413원에 못 미친다. 신대원 졸업생 연령대가 30세 이상인데다, 이미 결혼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볼 때, 여전히 경제적 여려움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사례비를 공개하는 교회를 예로 제시한 것이 이 수준이며, 공개를 꺼리는 교회의 사례비는 그 이하로 예상된다.
또한 대학교와 대학원 등록금도 예비 교역자들의 경제적 문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올해 5월에 발표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간 대학 등록금 통계조사’에 의하면 신학대학의 경우 1년에 700만원 내외이다. 이는 교육전도사의 1년 사례비가 고스란히 대학등록금으로 사용된다는 의미이다. 뿐만 아니라 작년과 비교해 5%이상 등록금을 인상한 목록에 대전신학대(7.9%), 서울신학대(6.16%), 영남신학대(7.16%), 침례신학대(7.46%), 협성대(6.98%)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교육전도사에게 전액 혹은 반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교회도 있지만, 일부 대형교회에 불과하며 중소교회의 장학금 지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특별한 지원도 없는 가운데 일반종합대학보다 높은 종교계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은 예비교역자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부교역자에 대한 상황과 처우 문제
신학대학원을 졸업하면 ‘예비교역자’에서 ‘교역자’가 된다. 신학교에서 배운 학문과 준비된 영성을 가지고 사역에 뛰어들게 된다. 대부분의 교역자들은 첫 사역을 시작하면서 영혼을 살리는 사람, 능력있는 설교자 등 나름의 꿈을 가진다. 그러나 사역지를 구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 교회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현재 각 교단 홈페이지에 나온 구인광고를 보면, 나이제한부터 시작해서 찬양인도, 1종면허, 홈페이지관리, 맡아야 할 교구와 교육부서 등 1인 다역을 요구한다. 교역자라면 당연히 악기도 다루고, 운전도 잘하고, 목소리도 좋고, 설교도 은혜로워야 한다. 이것이 준비된 사역자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이다.
사역지를 구한 후에도 주어진 교회 일을 소화하기에도 바쁘다. 어떤 교회는 설교와 심방을 기본으로 하고, 담임목사의 비서, 대필, 세차까지 시킨다. 원래 부교역자의 위치는 담임목사의 사역을 도와 교인들과 담임목사의 중간에서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가교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단헌법은 담임목사 이외의 모든 교역자는 담임목사의 목회를 단지 돕는 사람일 뿐, 목회자로서의 정체성을 인정해 주고 있지 않다. 예장 합동 헌법에 보면 “부목사는 위임 목사를 보좌하는 임시 목사니, 당회의 결의로 청빙하되 계속 시무하게 하려면 매년 당회장이 노회에 청원하여 승낙을 받는다”고 되어 있다. 통합측 헌법에도 “부목사는 위임목사를 보좌하는 목사다. 임기는 1년이며 연임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목회자로서가 아니라 담임목사를 보좌하는 위치로 설정되어 있다.
문제는 이런 부교역자의 생활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풍토이다. 교역자들은 “예전부터 부교역자들은 이런 대접을 받았다. 나중에 담임목사가 되면 똑같아 진다”고 말한다. 이것은 또 다른 악순환을 부르고 있다.
부교역자가 받는 사역비도 문제이다. 부교역자는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역자인 동시에, 가장으로서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 그나마 사례비를 제대로 받는 부교역자의 경우 생활은 가능하지만, 최저생계비도 받지 못하는 사역자도 많다. 교회요람이나 교단헌법에 교역자의 월급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교회의 상황에 따라 사례비도 달라진다. 급여수준도 담임목사와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다. 400여명이 출석하는 구로의 A교회는 2010년 예산에서 담임목사의 월급은 400만원으로, 부교역자는 150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보너스와 수당, 교육비 등을 포함한다면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의 월급차이는 세배가 넘는다. 답십리의 S교회는 부교역자의 월급은 100만원이다. 보너스는 도서비로 주는 20만원이 전부다. 그렇지만, 부교역자들이 사례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은혜롭지 못한 행동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교역자의 삶은 검소하고, 돈에 이끌려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역자 역시 한 가정의 가장이다. 이들이 생활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교회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생활비 보장이 절실하다.
많은 교회일과 사례비를 감수하더라도, 부교역자의 자리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부교역자는 교회에서 임시직이다. 오늘 부임했어도 내일 그만둘 수 있다. 일반 직장은 4대 보험 및 퇴직금, 실업급여 등의 제도적 보호를 받지만, 교회는 이런 보호장치가 없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부교역자들은 당회원이 될 수 없고, 임기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 오랫동안 한 교회에 머물기도 하지만, 주로 2년에서 3년을 주기로 사역지가 바뀐다. 교회의 사정에 따라 1년 만에 사임하기도 한다. 때문에 부교역자는 담임목사가 되기까지 적게는 2~3번, 많게는 10번이 넘게 사역지가 바뀐다.
사역지가 바뀌는 주된 이유는 부교역자에서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거나 교회개척, 다른 교회에서의 청빙, 유학 등 자의적인 경우와 담임목사가 바뀌거나, 교회가 사례비를 주지 못해서, 교회에서 사임을 권고하는 등 타의적인 경우가 있다.
자의적인 경우이든 타의적인 경우이든, 사역지가 자주 바뀌는 것은 부교역자들과 교회, 모두에게 사역에 대한 안정성의 부족을 가져온다. 부교역자는 매번 새로운 사역지를 찾아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하고, 교회에서는 담당 교역자가 바뀔 때마다 다른 프로그램과 시스템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물질적, 인적 낭비를 가져온다.
특히 교회에서 일방적으로 사역자를 해임하는 경우도 있다. S교단의 G전도사는 “지난 봄, 부임한지 3개월 만에 교회 재정이 어렵다면서 나가라고 했다. 이미 사무총회가 끝나서 교회를 쉽게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교회의 상황에 따라 사역지를 옮길 수는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사임을 통보받은 후,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아무 장치가 없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김간언·좌영섭·박종언기자
2010/12/16 02:52:39 한국교회의 虛와 實 - ‘오늘’을 진단한다
-영적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회의 상황과 현실〈下〉
한국교회의 미래를 대비한 영적 지도자양성 시급
◇한국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영적 지도자 양성을 위해서는 부교역자에 대한 인식전환과 교역자, 교회, 교단의 상호협력이 필요하다. )
부교역자를 담임목사와 협력하는 동역자로 보는 인식 필요
예비교역자 문제에 대해 주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식 절실
출애굽부터 가나안 땅에 이르기까지 모세 아론이 있었고, 여호수아에게는 갈렙이 있었다. 중요한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동역자가 필요하다. 특히 공동체를 이끌기 위해서는 지도자와 이를 받쳐주는 제2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단순한 보조역할을 넘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담임목사 혼자 이끌기에는 벅찬 공동체를 극복하기 위해, 순종함으로써 지지해줘야 한다. 교회에서 그 역할을 하는 이들이 부교역자들이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이들의 처우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교역자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부교역자 처우에 대한 해결과 대안
부교역자 상황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교역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고, 목회자는 서로 협력해서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 때문에 부교역자 위치는 담임목사의 아래가 아닌 옆이 되어야 한다. 부교역자도 자신이 받은 소명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사역을 해야 한다. 부교역자가 ‘담임목사에게 종속된 자’가 아닌 함께 ‘동역을 하는 자’로 인식될 때, 부교역자의 상황과 처우는 함께 해결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식변화와 함께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
먼저 담임목사와 부교역자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가 서로를 동역자라고 인식한다면, 먼저 끈끈한 유대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단순한 친분이 아닌 서로의 기도제목을 알고, 삶에 대한 투명한 나눔이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에서 담임목사는 언제나 은혜롭고, 성령충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담임목사의 설교나 영성생활, 사생활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금기시 된다. 때문에 많은 교회에서 담임목사는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이들의 영성과 사생활에 대해 견제하고 책임져주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담임목사도 사람이고, 완벽할 수 없다. 인간적인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고, 영적으로 지치거나 많은 유혹에 노출될 수 있다. 부교역자 역시 마찬가지다. 교회업무와 담임목사를 보좌하다 보면, 자신의 영성과 마음을 지키기 쉽지 않다. 담임목사와 부교역자가 서로를 영적 파트너로 생각하고, 기도해 주는 관계가 된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서울의 S교회의 경우 담임목사와 부교역자들이 자주 만나고,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다. 전임사역자, 파트사역자에 상관없이 함께 음식도 먹고, 진솔한 삶을 나누면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처음에는 형식적이었지만, 현재 교역자들은 이 시간을 통해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되고 있다. 그것은 담임목사의 솔직한 나눔과 부교역자에 대한 인식변화 때문이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C목사는 “부교역자들은 나의 동역자이고, 하나의 영적 가족이다”며, “나도 부교역자에게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기도요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부교역자들과 이런 시간을 가지면서 나도 영적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기와 사역에 대한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부교역자가 교회에 부임해서 적응하는 시간을 1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절기별 행사와 수련회 등을 진행하면서 교육부서에 대한 이해와 시스템에 대해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부교역자는 안정된 임기를 제공받지 못하고 사역을 시작한다. 담임목사와 교회의 사정에 따라 언제든지 교회를 떠날 수 있다. 때문에 부교역자가 교회에 적응하고, 자신의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일정기간에 대해 보장해 줘야 한다. 이 문제는 교단에서 부교역자의 임기에 대한 조항을 만들거나, 사역비의 지급이 어려운 경우에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경제적인 뒷받침할 수 있다. 교회도 사역에 대한 독립성을 제공하거나 안식년 등을 통해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서울 강서구의 K교회의 경우 청년부가 독립되어 있다. 예배와 재정적인 독립을 통해 청년부가 ‘교회속의 교회’로의 역할을 하며, 교역자의 재량에 따라 사역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담당 교역자의 월급도 청년부의 재정에서 지급된다. 물론 교회에서도 금전적인 지원과 재정감사 등을 통해 청년부의 활동내역을 보고받으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학업과 훈련에 집중할 환경 마련도
신학생과 전도사는 미래에 한국교회를 이끌어나갈 사람들이다. 그러나 정작 교회는 다른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미래의 영적 지도자를 위한 투자는 미흡하다. 사회에서 조차 인재발굴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는데, 교회는 이에 대해 인색하다.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고 부교역자를 목사의 보조자 정도로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예산을 책정할 때도 다른 행사들을 위한 투자에 비해 부교역자를 위한 투자는 기피할 수밖에 없다.
부교역자나 전도사에 대한 사례비는 일반적인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에 대한 이유 중 하나로 사례비지급이 불투명한 점을 들 수 있다. 부교역자 초빙광고에는 사례비에 대한 언급이 없다. “교회 규정에 따라 지급”, “면담 후 결정” 등 애매한 기준만 제공하고 있을 뿐이다. 사례비 책정이 교회마다 다르다는 점을 볼 때, 이러한 상황은 사례비 책정에 있어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은 부교역자들이다. 이들은 학업을 진행하며 사역을 감당하는 경우, 경제적인 지원을 교회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교회에 비해 신학생은 넘쳐나다 보니 교회가 정하는대로 사례비를 받을 수밖에 없다. 생활비는 커녕 학비를 감당하기에도 부족하지만, 경제적 지원을 받을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에 책정하는데로 따라야 한다. 사역하기 전에 사례비가 부족하다고 표현하거나, 얼마인지 몰라 궁금해서 물어볼 경우 전도사가 돈을 밝히는 것 같은 인상을 줄까봐 이마저 힘들다.
이를 위해 사례비 책정에 대한 교단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 물가를 비롯한 여러 사항을 고려하며 적정 사례비 기준을 정해야 한다. 사례비를 위한 면담을 나눌 때 부교역자로 하여금 당당해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공식적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상황에 맞게 사례비도 변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교단별로 사례비를 지원해야 한다. 직접적인 지원은 힘들더라도 대형교회와 연합하는 방법으로 사례비 지급능력이 부족한 개척교회 및 소형교회를 도와야 한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동문회(회장=박기철목사)의 경우 지난 10월 14일 ‘장학금 2020 비전 선포식’을 열어, 오는 2020년까지 학부 학생 600명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한 600여개 교회와 후원결연도 맺을 계획이다. 당시 선포식에서 박기철목사는 “후배들이 마음놓고, 공부하며 훈련받을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김정서총회장(제주영락교회)도 “앞으로 동문회가 후배들을 책임지고, 21세기 글로벌시대를 이끌어 가는 일꾼으로 세워 내는 일에 뒷바라지 할 것이다”면서, “신학교와 후학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사역에 많은 교회가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회자는 돈을 바라고 일하는 직업이 아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목회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만큼은 물질적인 부분 때문에 신경쓰기보다, 학업과 영적 훈련에 집중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교회건물이나 행사를 위한 투자보다도 미래의 영적 지도자를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예비교역자위한 새로운 출구 필요
대형교회와 수도권의 교회가 이미 포화상태이다. 물론 매년 새교역자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이는 교회부흥으로 인한 창출이기보다는 교역자들의 사임과 변동에 기인한다. 이는 예비교역자들의 실업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국기독교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책과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
L신학교 졸업자 A씨는 “현재 정체불명의 신학교를 포함하여 신학교가 너무 많다. 교역자의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이다”면서, “교회는 줄어가는데 신학교는 늘어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국기독교는 큰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이 현상의 우선적 문제는 교회와 교인, 예비교역자들이 주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주체가 없다보니 문제가 돌출되고 있어도 방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 현상은 세 집단중 어느 한 곳의 노력으로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일치된 행동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교인과 예비교역자들에게 영적 지도자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지도자가 무너지면 기독교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가 영적 지도자들에 의해 부흥해 온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 세 집단이 지도자의 신성성을 인정하고 영적 지도자 양성을 위해 힘쓴다면, 교역자 실업문제는 한국교회 재부흥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
또한 교회는 새로운 사역을 창조하고, 성장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연구해야 한다. 경기도에 위치한 B교회는 타교회보다 좀 더 먼저 사회복지와 지역섬김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 결과 분야를 넓힐 수 있었고, 기관을 설립할 수 있었다. 물론 이 교회가 대형교회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점도 있다.
하지만 이 교회는 교회재정보다 외부투자와 후원을 통해서 재정적인 부분을 해결했다. 물론 사회복지 분야를 통한 자리창출이 현재의 실업률을 크게 낮추기는 어렵다. 하지만 교회가 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방안보다 다각적인 연구가 예비교역자들의 취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한국기독교는 농촌교회를 통해서 실업교역자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현재 대형교회의 교역자자리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농촌교회는 교역자부족으로 사역을 접고 있다. 농촌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을 무시할 수 없지만, 교회부흥이 인구에 비례한다고 할 수 없다. 도시교회가 농촌교회를 지원하고 농촌교회가 자구책으로 새로워진다면, 농촌교회는 예비교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독교생명운동가들이 농촌의 생태적 부분을 강조한다. 농촌은 도시보다 생태적으로 유용할 수 있는 장점이 많으며, 공동체를 강조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공동체가 교회가 말하는 연합과 일치와 일맥한다면, 농촌복음화는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젊은 교역자들의 농촌진출이 필요하다. 교회가 젊어지면, 교회가 농촌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지고, 기회도 많아지게 된다.
하지만 젊은 교역자의 농촌진출은 도시선호와 낮은 임금, 생활불편 등 여러문제에 막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신학교에서 조차 농촌사역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L신학교졸업자 A씨는 “신학생들 사이에서는 한번 농촌에 내려가면 다신 도시로 올라오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도시에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일반구직자들이 지방으로 가기를 꺼려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젊은 교역자들의 의식을 바꾸려면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교회와 신학교, 예비교역자들이 농촌교회에 대한 일치된 의식을 가져야 한다. 교회는 농촌개척을 적극 지원하고, 교인의 수평이동을 제한해야 한다. 신학교는 학부 때부터 농촌사역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사역의 헌신적 면모를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예비교역자들은 자신의 비전이 온전히 하나님나라에 달려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과감하게 헌신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전남 순천의 P목사는 칼럼을 통해 “농촌지역 개척이 힘들다는 인식을 뛰어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로 인해 네 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농촌지역에 복음의 전초기지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한국기독교는 지금이라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책과 실행에 주력해야 한다. 그동안 많은 교회와 신학교가 이 문제를 좌시하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한국기독교가 역성장을 하고 있는 지금 실업교역자를 통해 새로운 출구를 개척해야 한다.
/김간언, 좌영섭, 박종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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