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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고 흥분해 본것이 얼마만인지. 정확하게 30분 걸렸습니다. 저자인 홍목사님이 사인해 놓고 간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한 지 30분만에 다 읽었습니다. 그것도 한편 한편을 정독하며, 200페이지나 되는 책인데 눈한번 안 떼고 읽은 것입니다.  

"한 5년 쓴 것 같아요. 잘 아는 어떤 분은 10년에 한권씩 쓰고 싶다 하던데... 글은 억지로 쓰려고 하면 안써지고, 그래도 쓰려고 하면 꾸미는 글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비오는 날 새로 바뀐 차를 몰고 찾아오셔서 나의 책방에서 나눈 대화 입니다.
  잘 알고 지내던 한 자매님이 목사님의 책을 만들어 주겠다던 약속을 지켜 이번에 책이 세상에 나왔답니다. 재생지를 사용한 책이 손에 쥐어지는 느낌이 참 따숩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도 숨을 쉽니다. 이 책의 숨결은 숲속에서 잔잔하게 부는 산소와 같이 따스하면서도 개운합니다. 뒤끝이 깔끔한 책입니다. 이 책은 눈으로 읽는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읽어야 제맛이 납니다. 빨리 읽으면 봐야 할것을 못보고 지나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산책길을 노닥거리며 걷듯 그렇게 봐야 제맛이 나는 책입니다.
  
  세상살이가 좀 빡빡하신분들. 마음에 따스함이 그리운 분들에게 살짝 선물하기 좋은 책입니다. 저는 오늘 이 한권의 책으로 인하여 행복에 겨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2002.8.13. 오전 1:29

  요 몇 년 동안 제가 사는 곳에는 도토리 나무에서 도토리가 거의 안 열린답니다. 우리교회 교우님들이 들려주신 얘기입니다. 왜 그러냐고 제가 물어보니 교우님 대답 "도토리 나무는 들녘을 바라보고 도토리를 낸대요." 그게 무슨 말이냐고 제가 물어보니 들녘에 풍성히 낟알이 맺히면 도토리는 안 나오고, 들녘이 썰렁할 만큼 낟알이 시원찮으면 도토리가 많이 나온다는 얘기라네요.
  참 신기한 이야기를들었습니다.

  어제 산책길에서 홍시를 두 개 주웠습니다. 길가에 앉아서 한 개를 먹고 더 먹을까 하다가 "너만 입이냐!" 하는 소리 들리는 것 같아 풀섶에 놓아두고 돌아왔습니다. 오는길에 김남주님의 시 '옛마을을 지나며'가 생각나더군요.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조선의 마음 곁으로 조금 다가간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나뿐 아니라 너를 헤아리는 마음. 사람뿐 아니라 생명을 헤아리는 마음. 이 가을 그렇게 맘이 넓어지면 좋겠습니다.

  감기 몸살로 며칠째 고생입니다. 무리를 했던거죠. 우리교회 교우들이나 이웃들은 약을 먹으라, 주사가 속(速)하니 주사를 맞으라고 안쓰러워 하지만 저는 그냥 감기를 충실하게 앓고 있습니다.
  감기는 몸을 잘 못 추스르고 몸보다는 생각과 마음이 앞서간 못된 삶에서 온 걸 아는 제가 어찌 약이나 주사를 통해 후딱 감기를 벗어나겠어요. 그보다는 삶을 돌아보며 묵묵히 감기를 앓아야지요. 마침내 감기가 깨우쳐줄 것을  다 깨우쳐주고 물러 갈 때까지 말입니다.
  깊이 생각해 보면 고마운 맘으로 감기를 앓아야 한다고 느낍니다. 못된 삶에서 깨어나라고 아픔을 통해 깨우쳐주니 말이죠. 이 감기를 앓고 나면 몸과 맘이 훨씬 개운해질 것 같습니다. 맑은 가을 날씨만큼이나요.

  집안을 한번 바꿉니다. 남들 봄에 하는 집 안 물건 위치 바꾸기를 우리집은 초여름인 오늘 합니다.
  집 안을 바꾸면서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 이유는 물건이 무거워서라기 보다는 짐이 너무 많아서요. 뭘 이렇게 많이 가지고 살까요. 한심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