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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연 <산골의 풍경속으로> 2001년 3월 초판, 희년, 7500원

정확하게 8개월 18일만에 반가운 해후이다.
올 1월 1일 안산의 친구 집사님 집에서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몇 명 이 모여 새해를 함께 보낸 일이 있다. 그 때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다들 새해 첫날부터 늦잠을 자는가운데 나는 일찍 일어나 눈 쌓인 도시를 어슬렁거린적이 있다.
안산에 살 때 단골이었던 한가람문고에 들러 책 한권 산것이 바로 이 책이다. 산골짜기에 살면서 '산골짜기 풍경속으로'를 사다니. 책을 사 놓고는 그만 빠뜨리고 왔는데 이번에 휴가를 온 김광현 집사가 성실하게도 그때 읽다만 곳이 접혀있는 그대로인 그 책을 챙겨가지고 왔다.

똑같은 산골에 살기에 전혀 낯설지 않은 책의 내용이 참 흥미진진하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비슷하나 보다.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 글과 함께 실려 있어 더욱 실감이 난다.

강원도 갈천 약수터 근방에서 밭 일구고 담넘어로 음식 넘겨 먹는 다정한 이웃들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가 어찌나 감칠맛이 나는지 단숨에 읽다가 얼마 안 남은 페이지가 아까워 숨을 고르며 천천히 읽었다.

바쁘게 살다가 어느날 문득 걸음을 멈추고 "내가 무엇 때문이 이렇게 급히 살아가지?" 하며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할 그런 책이다. 등단 수필가이기도 한 작가의 수수하면서도 부드러운 글솜씨도 일품이다.

차가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가 시원한 갈천 약수 한사발 들이키고 싶은 곳. 갈천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이 아니라 직접 한 번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