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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하하..이렇게 재미있는 책이 다 있을까...
이 책은 시집입니다. 그런데 시집이 아닙니다. 글쎄, 시집일까?
'깨달음의 노래'라는 작은 별명을 붙이고 있는데, 이현주 목사님은 '그러니까, 무슨말이냐 하면' 깨달음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 만난 깨달음이 아닌 깨달음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편이 너무 맑고 깨끗한 아침 냉수와 같은 글들입니다.
이현주 목사님은 하루로 치면 새벽과 같은 분입니다. 모든것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을 때 먼저 깨어 맑고 깨끗하게 앉아있는 분입니다. 새벽같이 고요하고 새벽같이 깊습니다.
언젠가 이현주 목사님이 함께하는 부담없는 어느 모임에 갔다가 다들 단잠을 자는 이른 새벽에 홀로 예배당에 앉아 단소를 불던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이 책은 그렇게 맑고 깨끗하고 차가운 새벽같은 책입니다.  -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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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조심해라./우리가 어쩌다가/이름을 얻게 되면/너는 찔레가 되고/나는 엉겅퀴가 되어/서로 다른 꽃으로/갈라서야 한다.”

동화작가 이현주 목사의 첫시집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 하면’(나무심는사람)에 실린 시 ‘꽃과 이름’의 첫 연이다. 허명(虛名)을 얻는 일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시 ‘꽃과 이름’의 첫 구절 ‘이름을 조심해라’란 말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드러내지 못해서 안달하는 현대인들이 새겨들을만한 경구. 당대의 각종 이론에 대해서는 해박하지만 이 모든 일을 자신이 돋보이는 데만 사용하고 있는 현대인의 허위의식에 대해 이 목사는 지적하고 있다. 이 목사는 그간 ‘물(物)과 나눈 이야기’ ‘장자산책’ 등의 에세이집과 ‘날개 달린 아저씨’ ‘소가 된 게으름뱅이’ 등의 동화집을 펴낸 바 있다.

동화작가로 노장(老莊) 연구가로, 무엇보다 불교·도교 등을 섭렵하며 종교간의 벽을 허문 목회자로 널리 알려진 이 목사의 시집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문장으로 ‘잘 사는 법’을 가르쳐 주는 데 있다. 각박한 삶이지만 한발 물러서서 넉넉하게 둘러보는 태도, 작은 일을 더 소중하게 다듬어내는 일상에 대한 애정이 시집 전편에 넘친다.

목회자의 시집이지만, 때론 노장을 시로 옮겨 적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시집을 관통하는 정신은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자연주의다. “비를 만나면 비가 되고/바위를 만나면 바위가 되고//개를 만나면 개가 되고/천사를 만나면 천사가 되고… 그 어느 것에도 갇히지 않으면서/모든 것 만나 모든 것 되어”로 흘러가는 시 ‘하늘꽃’은 온전하게 노장이 말하는 도(道) 그 자체를 적고 있다.

편안하기로는 이보다 더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지없이 마음을 토닥여주는 이 시집은, 일상 그 자체를 하나하나 잘 살아내는 것이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며, 일상 그 속에 출세간(出世間)이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문화일보, 2001-10-18, 배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