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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도에 나온 책인데 인터넷에서는 검색이 안되네요.

"어떤책이 가장 읽기가 어려워요?"
"시집이요"
"에이~ 농담이시죠?"
농담이 아닙니다. 저는 시집을 읽는데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립니다. 겉으로 읽는 책이 있고 안으로 읽는 책이 있는데, 시집은 안으로 읽는 책에 해당합니다. '개똥이가 국어책을 읽는다'고 했을때 그것은 입으로 소리를 내서 읽는 구음에 해당되고, '예술작품을 읽는다'고 했을때, 그것은 작가가 그림이나 음악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것이 무엇인지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인데, 시는 글로 쓰여진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서 마음으로 느껴야 합니다. 그러니 분량은 얇고 내용은 얼마 안되어도 읽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요.
책꽂이에 꽂혀있는 100여권의 시집중 그 앞을 서성일때마다 나를 강하게 부르는 제목이 있었으니 '기뻐서 울고 싶어라'
이 책은 평범한 가정주부인 저자가 하루 8시간씩 한달동안 쓴 300편의 시중에서 가려뽑은 시입니다.  기교부림이 없어 읽는데 짜증나지 않습니다. 마치 엄마의 따뜻하고 눈물어린 정성같은 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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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서 울고 싶어라

하정임

울보가 되었네
왜 우나
기뻐서 우네
왜 기쁜가
넘치는 사랑으로 기쁘네
누가 주는 사랑인가
내 귀하신 주님 주신 사랑이네
사랑은 눈물인가 보네
세상엔 온갖 눈물도 많다네
사랑하는 식구가 떠났을  때 우는 눈물
아플 때 우는 눈물
시원할 때 우는 눈물
그리워 우는 눈물
안타까워 우는 눈물
기뻐서 우는 눈물
이 많고 많은 눈물들
시간이 지나면 멈춰요
그러나 주님 주신 기쁨의 눈물
마를 날이 없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