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철 시집-나는 바보가 좋다 /개마서원 736-6818

오랫만에 시를 읽으며 순수한 마음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유난히 뚜렸한 얼굴윤곽을 한 저자의 보고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국인 어머니와 주한미군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에 1급 뇌성마비 장애라는 프로필 앞에서 그만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저자의 다른 책을우연히 보고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주문 신청하여 며칠전에 받아 들고는 단숨에 읽었습니다. 이 시집을 이해인 수녀님은 '촛불, 소금, 눈사람을 닮은 영혼의 노래'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글을 쓸 수 조차 없어서 말을 하면 다른 사람이 받아 적는 형식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1등만이 살아 남는다는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잠시 비켜서 여유를 가져보고 싶고, 잃어버렸던 순수를 되찾고 싶으신 분들은 출판사에 전화를 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 책이 더 남아 있는지 그건 모르겠고... 보석같은 책을 우여곡절 끝에 지금 제가 구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저 지금 너무 좋아서 웃고 있습니다. 으흐흐흐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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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뜻에 맡기다

괴로워서, 괴로워서 울었소
몸이 괴로운 것이 아니오
마음이 괴롭답니다
아파서, 아파서 울었소
몸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파서 울었소
그러나 이제는 울지 않는다오
주의 뜻에 맡겼다오.

*햇볕같은이야기 2193호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