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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100/14] 사귀의 기도 -김영봉
김영봉 <사귐의 기도>을 읽다

하나님은 구하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주신다?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킨다?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인다?
기도만 하면 다 된다?
...질문의 정답은 그렇기도 하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기도합니다.
흔히 우리가 기도에 대해서 말하는 기도의 정의에 대해서 뒤집어보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을 합니다.
아무리 고급차가 있어서 차의 성능이 어쩌고저쩌고 해도 그 차가 내 차가 되지 않는 한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기 기도가 이러쿵저러쿵 해도 그 기도를 이루어주시는 하나님과의 온전한 ‘사귐’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너를 모르고 니가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그것을 너에게 줄 수 있겠느냐? 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너와 내가 서로 좀 알자!
이 책은 수많은 기도에 대한 책 중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읽기에 가장 적당한 책입니다. 이 책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는 것만으로도 책을 보는 안목이 꽤 높다는 증명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만든 분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저자와 만든 사람 사이에 4년 이상 의견을 교환하면서 꼼꼼하게 다듬었다고 하더군요.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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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P에서 나온 책은 눈감고 골라도 손해보지 않는다.” 내가 요즈음 자주 하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다니는 이유가 있다.
4년 전, 초고를 마무리하여 IVP의 문을 두드렸다. 거의 한 달만에 회신이 왔는데, 문체부터 시작해 전체적인 구조까지 꼼꼼하게 수정 작업을 요청해 왔다.
나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교수의 글은 절대로 손대지 말라’는 것이 출판계의 맥심(maxim)이라는데, 나도 이 풍토에 어느새 익숙해져 있었다. 은근히 불쾌한 느낌이 들었다.
며칠 동안 기도하며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지적한 내용들은 모두 내 생각이나 신학을 바로잡으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나의 생각을 좀더 쉽고 분명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고치자는 것이었다. 외국 출판사들의 경우에는 이런 과정을 당연히 거친다. 아무리 명성 높은 학자의 글이라도 출판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수정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편집진의 전문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관료주의적 전통 때문에 그것을 불쾌하게 받아들인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결국 나는 ‘책 만드는 것에 관한 한 편집진이 전문가이니 모든 제안을 따르겠다’고 회신을 보낸 후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몇 번의 수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4년이 지났다. 알고 보니, 차이는 있지만 모든 저자의 글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에서 화를 내고 원고를 찾아가는 저자도 있고, 우회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바로 이것이 IVP에서 한국 저자의 글을 많이 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도 했다.
모든 책이 그런 연단 과정을 거쳐 출판되는 것을 알고 나서 나는 ‘눈감고 골라도 손해보지 않는다’는 장담을 하고 다니는 것이다. 「사귐의 기도」 역시 ‘눈감고 골라도 손해보지 않을 책’에 속할까? 글쎄,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독자들이 그렇게 느껴 주기를 바란다. 정성을 다했으므로!
나는 이 책이 내가 두 아이에게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남길 가장 의미 깊은 유산이 되기 바란다. 하나님이 능력을 주셔서 앞으로 더 좋은 책을 쓸 수 있기를 바라지만, 이 책만으로도 ‘말씀의 일꾼’으로서의 나의 책무를 어느 정도 이룬 것 같다.
이 책 서문에서 자세히 설명했듯, 이 책은 나의 영적 순례 과정에서 나온 중간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교회 생활에도, 신학 강의와 연구에도 만족할 수 없었던 나는 영성 생활에 대해 연구하며 실험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 어두운 터널을 어느 정도 벗어난 지금, 설익고 부족하지만 ‘중간 보고서’를 써서 나와 같은 씨름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특히, 영적 고뇌 과정을 거치는 제자들에게 나의 경험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었다.
이 책을 쓰면서 기도에 대한 책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데, 굳이 또 다른 책을 더 쓸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yes’였다. 많은 기도 안내서가 있지만, 나의 책은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나왔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영적으로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나보다 영적으로 앞선 사람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진지한 영적 구도자가 되려는 열망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큰 도움을 얻을 것이다.
특히, 교회에서 가르치는 전통적인 신앙 훈련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잃어버린 열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비판 정신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교회 내의 젊은이들도 이 책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학자로서 이런 유의 글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다. 학자는 아무래도 학문서를 쓰는 것이 가장 쉽다. 하지만 나는 학자가 되기 위해 신학을 한 것이 아니라 영적 추구의 방편으로 신학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지한 영적 순례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책을 계속 쓸 계획이다.
시간과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또 다른 선물을 들고 독자들을 방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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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봉 [사귐의 기도]의 저자 1992년부터 협성대학교에서 신약신학을 가르쳐 왔으며 지금은 미국 드류 대학교의 방문 교수로서 뉴저지에서 연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