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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젊은 세대를 위한 신학강의1/예수의 삶과 길>

책을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을 몇군데 니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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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버지는 하나님을 만나신 적이 있어요?

-만난 적이 따로 있지는 않아. 꿈에 무슨 환상을 봤다든가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경험 같은 건 없어. 그렇지만 아버지는 늘 하나님을 만나고 있다고 생각해. 하나님은 만물을 지으신 분이지만 그 만물 안에 계신 분이야.
열매가 나무에서 나오지만 그 열매 속에 나무가 들어있듯이, 너희가 아버지 어머니한테서 나왔지만 너희 속에 아버지 어머니가 들어있단 말이야. 예수님도 그래서,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가 내 안에 계시다"고 하셨지 않니? 예수님을 잘 배우면 기독교도 알 수 있지만 하나님도 알 수가 있어. 또 하나님을 안에 모시고 있는 우리 자신도 알 수가 있지. >중에서

2.세상에 밥으로 오신 예수

-쌀 한 톨에 무엇이 들어있니?
-탄수화물이요.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지? 맞는 답이다. 그러나 우리네 조상들은 이렇게 가르치셨어. "한 톨 쌀에 하늘. 땅. 사람이 있느니라" 잘 생각해 봐라. 쌀 한 톨에 하늘의 햇빛, 땅의 양분, 농부의 수고가 들어있지 않니? 하늘. 땅.사람(天地人)을 옛날 어른들은 우주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三才)라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쌀 한 톨에 우주가 들어있는 거야.
자, 그러니 이제 우리는 쌀을 먹으면서 우주를 함께 먹는다고 말할 수 있겠지?

3.세상에 미움을 받으신 예수

-들어봐라. 히틀러처럼 고약한 독재자가 어느 목사를 보고 "이분은 훌륭하신 분이다" 하고 칭찬한다면 그 목사가 과연 훌륭한 목사겠니? 그럴 수는 없어. 그래서 예수님은 '많은 사람의 반대를 받는 표적'이 되신 거야. 누가 예수님을 반대했지? 그래, 당시에 내로라하던 자들, 그러니까 정치, 종교, 경제의 온갖 특권을 누리던 자들이 모두 예수님을 미워하고 반대했지.
왜 미워했을까? 예수님이 그들을 쓰러뜨리셨거든. 어떻게 쓰러뜨리셨냐 하면, 이게 아주 중요한데, 무슨 요술을 부리거나 군대를 시켜서 쓰러뜨린게 아니라 그들의 정체를 만천하에 드러내심으로써 쓰러뜨리셨어.
겉으로는 아주 그럴듯하게 차리고, 말이나 행실도 번드르르 꾸미지만 그 속생각이 얼마나 시커멓고 더럽고 삐뚫어져 있는지를 환히 밝히셨지. 어둠이란 아무리 오래된 것이라 해도 성냥불 하나 앞에서 맥을 못추고 사라지지 않니?

4.예수님처럼 살기

-우리가 어떻게 예수님처럼 살아요?
-예수님처럼 이라는 말을 잘 알아들어야 해. 만일 그 말을 '예수님이 한 것을 그대로 똑같이'란 말로 알아듣는다면, 그건 이 세상에 사는 어느 누구도 할 수 없어. 예수님은 딱 한 분  뿐이니까. 여기 있는 이슬기가 온 세상을 통틀어 단 한사람 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지. 수학에서 말하는 합동이라는 것 있지? 아무도 예수님과 합동을 이룰 순 없어. 그렇지만 닮은꼴이라는 건 어떠니? 닮은꼴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 예수님처럼 살라는 말은 그분의 삶과 합동을 이루라는 말이 아니라 닮은꼴로 살라는 말이야. 지름의 길이가 3킬로미터인 원도 원이고 3밀리미터인 원도 원이지? 그러니까 우리 모두 '예수님처럼' 살  수가 있는 거야. 살 수 있으니까 살라는 거지. 살 수 없는 거라면 어떻게 살라고 했겠니?

5.마땅한 일을 마땅한 방법으로

-"뒤쿰치를 들고 서는 자는 서지 못하며, 성큼성큼 걸음을 크게 떼어놓는 자는 걷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노자'라는 중국 철학자가 한 말이지. 남보다 높아 보려고 발쿰치를 드는 자는 결국 오래 서지 못하고 남보다 앞서려고 걸음을 성큼성큼 크게 떼어놓는 자는 오래 걷지 못한다는, 그런 말이야. 저마다 남보다 앞서고 높아지려는 사람들한테 '달콤한 속삭임' 대신 이런 말을 해 준 노자라는 분 역시 예수님처럼 진짜 스승이라고 할 수 있겠지? 아무튼, 듣기 좋은 달콤한 소리는 일단 경계하는 게 좋아. 그런데 사람들은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고 하는구나.

6.예수님도 하실 수 없는 일

-예수님은 무슨 일이든지 다 하실 수 있는 분 아닌가요?
-그건 그렇지 않아. 예수님도 하실 수 없는 일이 많이 있단다. 하나님 아버지의 법과 뜻을 거역하는 일은 하실 수 없지. 사람 속이는 일도 하실 수 없고! 예수님이 마술사처럼 빈 상자에서 떡을 꺼내어 오천 명을 먹이셨니? 아니야, 웬 아이가 바친 떡과 생선으로 그들을 먹이셨어. 굴러다니는 차돌멩이를 주워서 그것으로 떡을 만들어 사람들을 먹이신 것도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예수님은 마술사가 아니란다. 사람들 눈이나 속이는 마술사가 아니란 말이야. 하나님 나라는 분명한 현실이지 무슨 환상이나 그림자가 아니거든.
자,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이 세상을 가만히 살펴보면, 저것 좀 봐라. 돌로 떡을 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니?  

7.마귀가 예수님을 어디로 데려갔다고 했지?

-높은 곳이요.
-왜 높은 곳으로 데려갔을까?
-세상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 마귀가 예수님에게 보여 주려고 한 것은 시끄럽고 화려한 이세상의 겉모습이야. 그래서 높은 곳으로 데려가 그것도 '잠깐 사이에' 세상을 보여 주었지. 너희들 혹시 성형수술이라는 거 아니? 그런 수술을 왜 할까? 예쁘게 보이려고. 본디 예쁘게 생긴 사람은 그런 수술을 하지 않겠지? 그러니까 속으로 자신 없는 사람일수록 겉을 요란하게 꾸미는 거야.
세상도 마찬가지란다. 실속이 있는 알찬 거리는 별로 꾸밈이 없지만, 허영을 사고 파는 거리일수록 겉을 야단스레 꾸미게 마련이란다. 왜 겉을 꾸밀까? 겉모습 밖에는 볼 줄 모르는 어리석은 인간들을 속이려는 것 아니겠니?

8.선과 악은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을까?

-우스운 얘기 하나 들어보련? 어떤 선교사가 아프리카의 원주민들한테 가서 기독교 복음을 전하는데 아무리 선과 악을 알려줘도 못 알아듣는 거야. 그래서 결국 이렇게 말했지.
"선은 좋은 것이고 악은 나쁜 것이오" 그랬더니 추장이 웃으면서 "그렇다면 알겠소"하고는 이어서 이렇게 말하더래.
"선은 내가 다른 남자의 마누라를 빼앗아 오는 거고, 악은 다른 남자가 내 마누라를 빼앗아 가는 것이군 그래!"
우습지? 그런데 사실은 우리가 날마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누군 어떻고 누군 저렇고 하고 판단하는 것이 그 아프리카 원주민 추장이 선과 악을 판단하는 것과 그리 다른 게 아니란다. 그래서 예수님이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셨는지 모르지.

9.세상에서 제일 귀중한 것은 무엇이니?

-다이아몬드요.
-아니야. 다이아몬드는 가장 비싼 것이고,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생명이야. 생명이 없다면 다이아몬드가 가마니로 있어도 소용이 없지. 그런데 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금이 더 필요하니, 쌀이 더 필요하니?
-쌀이지요.
-맞았어. 생명에는 금보다 쌀이 더 필요해. 쌀보다 물이 더 필요하고, 물보다 공기가 더 필요해.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귀중한 것일수록 흔하게 만드셨단다. 금보다 쌀, 쌀보다 물, 물보다 공기가 더 흔하지 않니? 그러니까 이른 바 드문 것이 귀하다는 '희소가치'라는 말은 적어도 생명에 관한 한 잘못된 말이야.  생명한테는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하고 갚진 것이지

10.전쟁 반대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는 전쟁을 반대해야 해. 한 분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믿으니까! 믿음은 머리로 하는 생각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실천이야. 그러니 우리는 생명까지 내놓고 이 악마적인 놀음인 전쟁에 반대해야 하는 거야.

11.정신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사람

사람의 살아 있음은 부드럽고 약하며, 그 죽음은 단단하고 강하다.
만물 초목의 살아 있음은 부드럽고 무르며 그 죽음은 말라서 단단하다.
그런즉 단단하고 강한 것은 죽은 무리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살아있는 무리다. -노자
이것은 사람의 육신이나 초목의 경우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정신세계에서도 마찬가지란다. 오히려 정신이 단단하게 굳어진 게 더 큰일이야.
육신의 죽음이야 땅 파고 묻어버리면 그만일 수 있지만 정신이 굳어진 사람은 간단하게 처리할 수 가 없거든. 정신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는 사람은 좀처럼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저만 옳다고 고집을 부리지.

12.안식일의 비밀

안식일 법은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분 앞에서 지금도 여전히 지긋지긋한 종살이를 하는 자들이 그 고역에서 벗어나 편히 쉴 수 있게끔 강제로 규정한 '약자보호법'이었어. 따라서 안식일 법의 알맹이는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너같이 안식하게 할지니라'에 있다고 봐야 해. 다시 말하면 집안 모든 식구와 가축과 그 집에 머무는 나그네까지 모두 일을 하지말고 쉬라는 법을 내린 목적이 바로 그 집안의 '남종과 여종'을 쉬게 하려는데 있다 그 말이야. 주인이 일하는데 종이 놀 수 있겠니? 그건 안될 말씀이지. 그러니까 종이 쉴 수 있도록 주인도 억지로 쉬게 한 것이 안식일 법을 만드신 하나님의 뜻이었다고 봐야지.
옛날에도 지금도 여전히 밑바닥 인생은 일을 떠나 쉬고 싶지만 쉴 수가 없어. 그러나 그들 위에 군림하며 그들을 부리는 자들은 제 마음대로 쉬고 싶을 때 얼마든지 쉴 수 있어 굳이 안식일이 필요가 없지. 그러니까 안식일 법은 약한 자들이 일을 쉬어도 굶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해주어야 한다는 법이야. 그것이 안식일의 참 의미란다.

13.말하는 사람 예수

-슬기야, 아버지는 예수님을 정말 좋아한다. 그분은 내 삶의 동반자요, 스승이요, 다정한 형님이시다. 무엇보다도 이 난감한 시절에, 외로이 당신 길을 걸어가신 그분이 나는 사무치게 좋구나. 언젠가 말했듯이, 그분이 남기신 여러 말씀 가운데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은 이것이다.
-너희는 가서 저 여우에게 이르되 오늘과 내일은 내가 귀신을 쫓아내며 병을 고치다가 제 삼일에는 완전하여지리라 하라 그러나 오늘과 내일과 모레는 내 갈 길을 가야 하리니... (누가복음13:32-33)
예수 그분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당신의 길을 가신 분이다. 그 길은 어떤 길이었던가? 예루살렘에서 죽게끔 되어 있는 예언자의 길이었지. 예언자란 누군가? 말하는 사람이지. 말하는 사람!

14.좋은 세상, 나쁜 세상, 함께 살 세상

세상 산다는 게 그리 단순한 건 아니란다. 좋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나쁜 일도 함께 있거든. 그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야. 우리네 인간은 좋은 것만 좋아하고 나쁜 것은 되도록 멀리 하려는 마음을 지니게 되는데 바로 그 마음 때문에 사실은 세상살이가 더욱 어렵게 뒤틀리는 거란다. 그런 마음을 '분간하는 마음'이라고 해.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 이건 선이고 저건 악이다. 이 사람은 우리편이고 저 사람은 저쪽편이다. 이래서 결국 지구상에 하나뿐인 인간이 서로 나뉘어 싸우고 죽이고 미워하는 나머지, 온갖 비극이 저질러지는구나.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천지불인(天地不人)이란 말을 했어. "하늘 땅은 자비롭지 않다"는 말인데 여기서 자비롭지 않다는 말은 사사로운 감정으로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고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어야 해. 생각해 보렴. 햇빛이 사람을 가려서 내리쬐지는 않지 않니? 도둑한테나 성자한테나 고루고루 내리는 게 하늘 은총이야. 또 지진이 일어나도 착한 사람 집은 남겨두고 나쁜 놈들 집만 삼켜버리는 그런 일은 없어. 적어도 자연계에서는 사람의 판단에 따라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안 봐주고 하는 일이 있을 수 없단다. 노자는 바로 그 천지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최고로 사람다운 사람, 곧 성인(聖人)이라고 했어.

15.말에는 놀라운 힘이 있어

-말 한마디로 사람이 죽고 살 수도 있고 또 무서운 전쟁이 터질 수도 있거든. 세계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하는 저 공산주의도 카를 마르크스라고 하는 한 철학자가 서재에 앉아 몇 줄 원고를 쓰는 것에서 비롯되었던 거야. 물론 그의 말은 한 작은 불씨였고, 그 불에 타오를 장작더미는 이미 마련되어 있었지. 그러나 아무리 마른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불씨가 없다면 불은 나지 않는 법이야.
사람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해서 다 그렇게 대단한 불씨가 되는 건 아니란다. 아니고말고! 오히려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말의 쓰레기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야. 쏟아져 나오는 신문, 잡지, 방송, 강연회를 그득그득 채운 말의 홍수로 머리만 아프지. 왜 그러냐 하면, 그 모든 말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시체로 된 '죽은 말'이기 때문이야.
죽은 말은 메아리도 없이 사라지고 말지만, 살아있는 말은 끊임없이 메아리를 울리며 움직인단다.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이지. 말은 허공을 울리는 소리로만 남을 때 덧없이 사라지지만, 행위에 연결되면 그 행위가 계속되는 만큼 살아 있는 거야. ⓒ이현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