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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젊은 세대를 위한 신학강의2/그리스도의 몸, 교회>을 읽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친 부분을 조금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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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얘기가 또 어려워졌어요.

-그러니까 생각을 해 보라고 하잖니? 하나님이 머리를 왜 만드셨겠어? 파마하고 무스 발라서 멋이나 부리며 예쁜 모자나 얹고 다니라고 어깨 위에 얹어주신 건 아니잖아?
-그래도 뭘 자꾸만 깊이 생각하는 건 싫어요. 골치 아파요. 또 생각도 잘 안 되고요.
-알겠다. 무슨 말인지. 참 큰일이구나. 한참 싱싱하게 자라야 할 너희 사고력이 그 망할 시험공부 때문에 모조리 짓밟히고 억눌려 모래밭처럼 되었으니, 어찌 안 그러겠니?
그러나 아직 너희는 젊은 나이니까 지금이라도 정신만 차리면 금방 회복할 수 있어. 젊은이란 그래서 좋은 것이지. 아인슈타인이 몇 살 때 '상대성 원리'를 발표했는지 아니? 스물여섯 살 때야. 현대 물리학에서 상대성원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으로 평가받는 '불확실성의 원리'를 하이젠베르크가 발표한 것은 겨우 스물 다섯 살 때였단다. 사람의 뇌가 이십대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기 대문인지도 모르겠어.

2.나의 숨, 숨의 나

-너희들 학교에서 배웠지? 사람은 살갗으로도 숨을 쉰다고.
-예
-'숨'이란 게 그런 거란다. 살아있다는 건 숨을 쉰다는 거지. 코로 쉬든 살갗으로 쉬든, 숨을 쉬는 것이 곧 삶(生命)이야.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가 있구나. 아버지가 4학년인가 5학년 때 일이야. 하루는 선생님이 우리에게, 사람이 오래오래 죽지 않고 사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셨어. 따지고 보면 잘못된 질문이지. 사람이 죽지 않는 비결은 없으니까. 그래도 우리는 저마다 "운동을 열심히 합니다" "밥을 잘 먹습니다" "원기소(그때 많이 팔리던 영양제)를 먹습니다" 따위 생각나는 대로 마구 지껄여댔는데 나도 한마디 했지. 뭐라고 말했느냐 하면, 이랬어
"예. 곧 죽어도 숨을 쉬면 됩니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한꺼번에 와아, 하고 웃었지. 나도 물론 웃었고. 말도 되지 않는 소리지만, 그때 나는 정말로 숨만 계속 쉬면 안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3.노자의 세 가지 보물

-노자 할아버지 얘기를 자꾸 해서 좀 뭣하지만, 그분도 자기가 평생 보물로 간직하는 세 가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중뿔나게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했단다.
-다른 두 보물은 뭔데요?
-'부드럽게 사랑하는 것'과 '겸손하게 사는 것'이라고 했지. 그만하면 평생 지니고 있을 만한 보물 아니겠니?  

4.목숨 바쳐 목숨을 얻는 것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어요. 전체를 위해 자기를 바치는 것이 목숨 바쳐 목숨 얻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럼 전체를 위해 개인은 희생해도 좋은  거예요? 잘못하면 전제주의하고 똑같아지는 거 아니에요?
-네 말을 들으니 옛날 일이 하나 생각나는구나. 아마 슬기 네가 그러니까 여섯 살쯤 되었을 때 일일 게야. 식구들이 둘러앉아 저녁밥을 먹는데 갑자기 전깃불이 나가지 뭐니. 그래서 촛불을 켰지. 맨 먼저 촛불 하나를 켜서 밥상 한쪽에 세우고 다른 초를 가져다가 불을 댕기는데 밥을 먹다말고 네가 누구에게 랄 것도 없이 불쑥 질문을 했어.
-뭐라고요?
-"응? 이상하다? 저 촛불이 이 촛불로 왔는데 왜 그냥 있어요?" 먼저 초에서 나중 초로 불이 옮겨왔는데, 그런데 어째서 먼저 초에 불이 그냥 남아 있느냐는 거야.
갑자기 너무 엉뚱한(어른들은 그런 따위 현상을 아예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으니까) 질문이어서 뭐라고 분명하게 대답해주지 못했던 것 같아. 그냥 엄마 아빠가 아기를 낳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던가?

5.-불교 믿는 사람들도 구원을 받아요?

-누가 구원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나나 네가 판단하거나 결정할 게 못돼. 하나님이 하실 일이지.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질문하는 게 아니야. 그런 질문을 쓸데없는 질문이라고 하지. 너희가 물어야 할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어떻게 믿어야 구원을 받나요?"일 뿐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미 받은 '구원'을 우리의 것으로 삼고 구원받은 자로 살아갈 수 있나요" 하고 물어야 돼. 왜냐하면 너희는 이미 기독교인이거든.
자기 코가 댓자나 빠져 있으면서 남의 일을 간섭하고 궁금해하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란다. 베드로도 그랬다가 예수님께 꾸중들은 적이 있지 않니?

6.사람이 울부짖는 것은

-사람이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참 귀중한 일이란다. 요즘 사람들은 눈물이 없더구나. 너무나 메말라서 눈물이 바닥나버렸어. 함정에 빠졌어도 자기 힘으로 나올 수 있다면 울 필요가 없겠지. 사람이 울부짖는 것은 이미 자기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야. 그런 것을 절망이라고 하지. 바로 그 절망에서 구원의 빛이 문득 환하게 쏟아지는 것이란다.
하나님은 이렇게 마지막 절망 상태에서 울부짖는 소리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이야. 성경은 바로 그런 하나님의 모습을 갈피갈피 마다 보여준단다.

7.가짜교회와 병든 교회

-가짜 교회와 병든 교회는 어떻게 달라요?
-아예 그리스도의 뜻과 상관없는 엉뚱한 목적을 가지고 모여서 겉모양만 교회처럼 꾸몄을 경우 그걸 가짜교회라고 하고,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고자 모이기는 하였는데, 손발이 말을 듣지 않는 중풍병자처럼 자꾸만 엉뚱한 짓을 하는 교회를 병든 교회라고 할 수 있지 않겠니?
물론 처음부터 가짜 교회로 출발한 그런 교회도 있고(이런 걸 사이비 기독교라고 한단다) 처음에는 진짜 교회였다가 병이 들어서 가짜로 변질된 그런 교회도 있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교회들은 내 눈에 거지반 다 '병든 교회'로 보이는구나. 안타깝지만 건강하고 참된 교회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게 우리의 현실이야. 왜 그럴까? 그리스도가 머리인데 머리의 명령이 사지(四肢)에 제대로 전달이 안 되기 때문이겠지.

8.부드러운 삶, 단단한 죽음

-죽은 것은 움직이지 않지. 생명력이 왕성한 것일수록 잘 움직이고 부드러운 반면, 죽을 때가 가까운 것일수록 움직이지도 못하고 딱딱해지다가 죽고 나면 도무지 움직일 줄 모르고 돌이나 나무토막처럼 굳어지는 법이야.
노자의 말에 "사람의 살아있음은 부드러움이요, 약함이로되 그 죽음은 단단하고 강함이다. 만물 초목의 살아 있음은 부드럽고 무름이로되 그 죽음은 메마름이다. 그러므로 단단하고 강한 자는 죽음의 무리요 부드럽고 약한 자는 삶의 무리다."라는 구절이 있어. 노자가 그 말을 할 때 세상은 나라마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이라 해서 재물을 모으고 군대를 키우는 데 겨를이 없었단다. 재물은 많을수록 좋고 군대는 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한 정치가들이(당시에는 주로 왕들이) 온통 재물을 긁어모으고 군대를 기르느라고 정작 사람들의 삶은 형편없었거든. 나라의 군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오래오래 그 나라가 만세를 누릴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 단단하고 굳어진 것들이 많아질수록 '죽음'이 가깝다는 증거일 뿐이란다.

9.내릴 수 없는 깃발

돈, 명예, 권력 따위 눈에 보이는 것들이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리라는 헛된 꿈에서 깨어나, 이 땅에 하늘나라를 세우리라는 진짜 꿈을 꾸는 사람, 그런 사람이 그리스도인 아니겠어? 교회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란다. 자, 우리는 돈만 있으면 뭐든지 다 되고 돈 없으면 아무것도 안 되는, 이 잘못된 물질 만능의 타락한 자본주의와의 싸움을 시작해야 한다. 오늘 저 부패한 자본주의와 교회가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가는 모습은 참으로 불가사의(不可思議)가 아닐 수 없구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그러니, 우리는 더욱 세상과 잘못된 교회를 향하여 예수님의 반기를 내릴 수 없구나. 이 땅에 '교회'로 존재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10.인간 비누

나치스가 등장하기 직전 독일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공공연히 인용되었고 이런 식의 인간 이해를 듣고 배운 사람들이 나치스가 되어 실제로 인간으로 비누를 만들었다.
"인간의 몸은 비누 일곱 조각을 만들 수 있는 지방질과 중간 크기의 못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철분, 성냥 알 이 천개를 만들 수 있는 인(燐) 그리고 한 사람 몸에 붙어 있는 벼룩을 모두 없앨 수 있는 유황을 포함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볼 때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 몸에는 영혼이라든가 인격 등 눈에 보이지 않거나 무게를 달 수 없는 모두 제거한 이와 같은 인간 이해가 이른바 당대의 인간론으로 통하게 될 경우 그 결과로서 사람 육체로 비누를 만드는 나치스의 미친 짓이 나타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요즘 인간은 기계의 하나로 보는 악마적 관념이 은연중 우리 심정을 지배하고 있는 듯 하다. 위장에 빵구가 났다. 눈이 고장났다. 이런 은연중의 표현이 사람 몸을 기계의 부속품의 조립으로 보려는 인간 이해의 단면이다. 현대인들은 기계와 더불어 살아가고 기계의 성능에 자신의 삶을 맞추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기계의 한 부속품이 되고 말았다.

11.교회에는 꼭 나가야 돼요?

-왜 그런 질문을 하는거냐?
-가봐도 재미가 없고, 만날 똑같은 말만 듣고...시간 낭비 같아서요.
-너희들 정도의 신앙 수준에서는 비록 시간낭비 같더라도 교회에 다녀야 한다고 생각해. 전에도 말했지만, '교회'없이는 신앙도 구원도 없거든. 그리고, 네가 인마 무슨 시간을 그렇게 쪼개 쓰는 유명 인사냐? 교회 가는 시간을 아껴서 뭐 하려고 그래? ⓒ이현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