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품절이라 구할수 없군요

고진하 <1분의 지혜> , 2004년 /꿈꾸는 돌


그대가 만나는 모든 것이 그대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스승이 된다. 시인이며 목사인 고진하 님의 재미난 산문집이다. 목사님이라 하기엔 너무나 범신론자와 같아서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여줍잖은 지식의 그물로 신을 얽어매려는 시도라고 한다.
충분한 시간이 있음에도 1분을 명상한다는 것은 엄청난 사치가 된지 의미 오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의 지혜를 통해 인간사의 고정관념과 이기심과 소유욕과 명예욕과 권력욕 등 갖가지 얽어매는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적나라한 상처를 치유해주는 글이 오로시 담겨있다.
하나님께서 가지고 계시던 붕대를 전해주려는 작가의 정성이 그득하게 넘친다.
자.책을 읽으면서 밑줄친 부분을 조금 나누어 보자....

1.여행자의 짐

폴란드 태생의 랍비 하페즈 하윔이 미국 뉴욕에 살고 있을 때 였다.
한 여행자가 우연히 하페즈의 집을 방문했다.
유명한 랍비의 집이라는 것이 방도 하나 밖에 없고, 그 방마저 책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고 여행자는 무척 놀랐다.
가구래야 고작 탁자와 긴 의자 하나 뿐이었다.
"랍비여, 나머지 가구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랍비 하페즈가 여행자에게 반문 했다.
"그러면 당신의 가구는 어디에 있소?"
"제 가구요? 전 여행을 온 사람이 아닙니까?"
그러자, 랍비가 말했다.
"허허, 나 역시 마찬가지요. 나도 이곳에 여행을 온 사람일 뿐이오!"

홀연히 떠나야 할
순간이 다가오면
홀가분히 떠날 수 있도록
그대의 삶을
항상 가볍게 하라.

2.정말로 살기 시작한 것은

에이즈 환자가 자신이 정말로 살기 시작한 것은 의사가 에이즈에 걸렸다고 말한 다음이었다.
"꿈적거리니까 살아 있기는 한 것이겠지만, 진실로 자기 생을 산다는 자각은 없었다는 거죠."

찬란한 아침 햇살이
잠에서 깬 그대의 이마에 닿을 때
살아 있음의 황홀에 젖어 보았는가?
그렇지 않으면
그대는 아직 살기 시작한 게 아닌 것을!


3.아침이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나는 살아있습니다.
나는 숨을 쉽니다.
나는 진짜 살아있는 아이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꿈꾸는 삶'이란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4.겁(劫), 겁나게 긴 시간

빠름만이 가치 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곳에서
느림은 경시된다.
속도는 창조력이 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회를 파괴하는 폭력이 된다.
우리 사회에 점점 가속이 붙으면서
세심함, 부드러움, 사려 깊음, 생각,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있다.

5.오르막길, 내리막길

헨리 나우웬의 말 "저는 그동안 '성공'과 '인기'라는 이름의 꼭대기를 향해 오르막길만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한 장애인을 만나 내리막길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르막길에서는 '나'만 보일 뿐입니다."

6.날 찌르느라 얼마나 힘들었느냐?

'원주의 예수'로 불리는 無爲堂 장일순 선생의 말씀.
제천에서 무기농 농사를 짓는 장원식이란 사람이 "한국에 농부는 저 하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농심이란 농심은 모두 라면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러며 계속 세태를 비판하는 말을 하자, 그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장일순이 대꾸합니다.
"그렇게 옳은 말을 하다 보면 누군가 자네를 칼로 찌를지도 몰라. 그럴 때 자네는 어떻게 하겠어? 그땐 말이지, 칼을 빼서 자네 옷으로 칼에 묻은 피를 깨끗이 닦아낸 다음 그 칼을 상대에게 공손하게 돌려줘. 그리고 '날 찌르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느냐?'고 따뜻하게 말해 주라고. 거기까지 가야 돼."

7.가장 비싼 것

애완견 백화점에서 애완견을 둘러보다가 "여기서 가장 값이 비싼 것은 어떤 겁니까?"
내 물음에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가장 비싼 건 바로 저예요!"

사람은 값으로 매길 수 없습니다.
그런데 흔히 회사에서는 몇 백 월급으로 사람을 죽였다 살렸다 합니다.
얼마면 자신을 파시겠습니까? 그걸로 만족할 수 있나요?

8.나무들의 결혼

연리지 현상! 이어져서[連] 서로 통한[理] 가지[枝]
두 나무가지가 서로 붙어 버리는 현상 : 나무들도 이렇게 더러 결혼을 한대요!

9.붕대

예언자 엘리야에게 메이사는 언제 오십니까?
"그분은 '아마 내가 필요하게 되겠지, 그때에 지체하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지.'하시며
자신의 상처에 감은 붕대를 하나씩 풀었다가는 다시 감고 하십니다."

그대는 다른 이의 상처를 싸맬 붕대를 준비하고 사는가?
그대는 다른 이를 기쁘게 할 삶의 부요를 지니고 있는가?

10. 할아버지의 긴 수염

저녁에 긴 수염을 어떻게 하고 자는지 궁금한 할아버지가 밤새 한숨도 못자면서 알고자 했으나 끝내 알아내지 못했다.

그대 안에 물음이 일어날 때 밤새 뒤척여 보았는가?
이렇게 자신을 깊이 돌아볼 줄 아는 이를 '깨어 있다'고 말하고,
이런 깨어 있음의 자리에 비로소 '변화와 도약'이라는 새 삶의 차원이 열리는 것이다.

11나는 너를 업고 걸었다

"사랑하는 아들아, 저 고독한 흔적은 네 것이 아닌 내 발자국이다. 네가 모두에게 버림받아 홀로 어두운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던 때, 나는 바로 네가 가는 그 길 위에 있었다. 너는 내 위에서 울고 있었고, 나는 그런 너를 업고 걸었느니라."
예수님께서도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분이 항상 나와 함께 계시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요한복음 16:32)

12.은자(隱者)의 눈물

숲에서 홀로 동물들에게 사랑을 말씀하지만 동반자가 없이 홀로 산다는 것을 알고 모여 든 짐승들이 모두 떠나갔다.
그날, 은자는 자기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비통하게 울면서 자기의 가슴을 쳤다.
나눌 아픔이 없는 사랑은 거짓 사랑이다.
동행하는 이와 함께 나누지 않는 말뿐인 사랑은 짐승들조차 눈치 채고 비웃는 것을!



13.호랑이의 줄무늬는 바깥에 있고, 인간의 줄무늬는 안에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내면이 어떤가 하는 것이지요. 성품이 중요하단 말입니다.
인간의 존엄을 팽개쳐 버린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혼(魂)의 부요를 누릴 줄 아는 이런 아름다운 눈을 어떻게 지닐 수 있을까.

14.신이 맡기신 보석

자기가 낳은 것을 소유하지 말라는 옛 지혜자의 가르침이 있지만, 자기 피붙이의 죽음을 신이 잠시 맡겨 두었던 보석으로 여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믿음과 지혜를 지니면 혈육의 죽음 같은 시련이 닥칠 때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15.머저리

주정뱅이가 양쪽 귀에 물집이 나 있자 친구가 왜그러느냐 물었다.
마누라가 뜨거운 다리미를 전화 옆에 나두었는데 전화벨이 울려어 받았지.
"그랬군. 그런데 다른 쪽 귀는 어떻게 된 건가?"
"그 머저리가 또 전화를 걸었잖아!"

태양이 중천에 떠올랐는데도 그대는 잠에 취해 있지 않은가?
혼의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으면 그대 귓전에 전화벨이 울릴 때
뜨거운 다리미를 집어 드는 '머저리'가 된다.

16 어디로 갔지?

새가 어디로 날아가든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쓸데없이 한눈팔거나 기웃대지 말고 '너' 자신이나 돌아보라!!!

17.쇼크사

미국에서 한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거지가 복권에 당첨된 사실을 거지가 놀라서 충격을 받을까봐
제3자를 통해서 알려주려고 신부님께 부탁을 했다.
"자네, 만약 복권이 당첨되면 어떻게 할 건가?" 신부님의 물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절반을 뚝 잘라서 신부님께 드릴께요."
이 말은 들은 신부가 놀라서 쇼크로 죽고 말았다.

18.과시

지진이 잘 나는 마을에 자신의 용기와 대담성을 과시하는 선사가 있었다.
제자들가 차를 마시는 중에 지진이 났는데 모두가 혼비백산하는 가운데서도 선사만 차분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찻잔을 잡고 있을 때 손이 떨리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느냐?"
한 제자가 대꾸했다.
"아니요. 그렇지만 그날 스승님께서 드신 것은 차가 아니라 간장이었는뎁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