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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을 산 나무

시인일기09-11 최용우............... 조회 수 6165 추천 수 0 2011.09.03 0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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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1002.jpg사진:최용우 모델:김경배 목사

【용우글방720】600년을 산 나무

 

김경배 목사님과 오랜만에 계족산에 올랐습니다. 대전 선비마을 비래동 굴다리 아래 막 지나면 비래사 올라가는 입구에 큰 나무들이 여러 그루 서 있습니다. 점심으로 보리밥을 먹은 음식점 앞에 있는 커다란 할아버지 나무를 한 참 동안이나 둘러봅니다.
수령 600년! 그렇다면 이 나무는 이성계가 조선을 세우던 그때 누군가가 손가락 굵기의 나무 하나를 동네 입구 공터에 심었을 것입니다.
이 나무는 잘 자랐습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도, 사도세자가 뒤주 속에서 죽었을 때에도, 연산군이 폭정을 할 때에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에도, 일본놈들이 우리나라에 쳐들어와 나라를 강제로 합병할 때에도, 민비가 살해당했을 때에도, 삼일 독립만세를 불렀을 때에도, 815광복, 419의거, 새마을운동, 2002월드컵... 이 모든 역사를 숨쉬며 살아왔을 할아버지 나무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 나무를 옆으로 관통하여 나이테를 살펴보면 600년의 긴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나이테로 오래 전의 기후와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도 있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역사와 연륜 앞에서는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최용우 20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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