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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개방행사 -앞쪽의 길이 제가 달리기연습하는 길입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표시가 없었는데 어느새 줄도 그어놓고 청소도 해 놓았네요.
【용우글방734】방전된 차
10월1일 계족산단풍마라톤 13키로미터를 뛰기 때문에 요즘 계속해서 금강변에 나가 하루에 5키로미터씩 뛰며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세종보 개방행사를 하느라고 장관도 오고 국회의원도 오고 남궁옥분등 여러명이 가수가 와서 노래부르고 춤추고 불꽃놀이를 하는데, 그런 일에는 도통 관심이 없어... 아내와 저는 행사장과 한 3키로미터 떨어진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워놓고 평소처럼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자전거도로를 따라 4키로미터를 뛰어갔다가 되돌아오는 코스 중간에 세종보 개방 행사장 옆을 지나가는데, 어제까지도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 공사장이었던 자리에 아이들이 연을 만들어 띄우기도 하고, 헹글라이더가 꼬리를 달고 날아다니고, 강에는 급조한 것이 뻔히 드러나 보이는 배가 떠다니고 아주 그럴듯하게 연출을 했더군요. 방송국 카메라에 촬영되어 전국으로 방송되어야 하니 아마도 신경 좀 쓴 모양입니다.
"여보... 폼 좀 제대로 잡고 뛰어봐. 혹시 알아? 세종보 주변에서 다정하게 운동을 하는 부부.... 라고 지금 어디서 몰래 찍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뛰어갔다가 다시 차 세워놓은 곳으로 되돌아오니 이미 주변은 어두워져 깜깜한데 세워놓은 차의 앞뒤에 불이 켜져있는 것이었습니다.
"뭐야, 이거! 아까부터 행사장 차들과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더니 누가 내 차를 만진거야?" 제 차가 하도 오래된 차라 열쇠장치가 고장나 문이 그냥 열립니다. 아마도 한적한 곳에 덩그러니 세워진 차가 있으니 누가 와서 만진 모양입니다. 당연히 시동을 걸어보니 방전이 되었습니다.
밤이라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아내는 고물차 똥차 어쩌고 하며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혹시라도 시동이 걸릴까 하여 아내를 운전석에 앉혀 놓고 헥헥거리며 뒤에서 막 밀었습니다.
그렇게 한 50미터를 밀어버렸더니 시동은 안 걸리고 차만 엉뚱한 곳으로 밀고 가버린 꼴이 되었습니다. 할 수 없이 보험회사 긴급출동 서비스를 받으려고 나의 겔럭시s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스마트폰'이라고 무슨 모바일 화면으로 연결한다고 하면서 인터넷이 뜨다가 바람개비표시만 열심히 뺑뺑 돌아가다 멈추어 버리더니 더 이상 연결이 안됩니다.
"이놈의 세계 1등 스마트폰은 꼭 결정적일 때 바람을 맞힌단 말이야!"
서비스연결도 안 되고 그야말로 진퇴양란 상태에서 어떻게 할까 잠깐! 정말 한 3초 정도 고민하다가 "아이고 하나님! 이거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정말 그렇게 딱 한마디하고 나서 정확하게 1초만에 제 차 앞에 웬 트럭 한 대가 딱 나타나더니 운전사가 고개를 내밀고 "방전되었어요?"
아내와 저는 갑자기 나타난 차에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았다니까요. 그 시간에 그 길을 지나가는 차가 있을 리가 없는 곳이거든요.(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라 운동하는 트랙이거든요)
차에서 장정 서너명이 내리더니 자기들이 제 차의 뚜껑을 열고 선을 연결해서 순식간에 뚝딱 시동을 걸어줍니다. 그리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저와 아내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것인지 하나님께 인사를 한 인지.. 암튼 아무데나 대고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단 1초만에 이렇게 빨리 기도를 응답해 주시는 신기한 체험을 했네요. ⓒ최용우 201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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