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4302번째 쪽지!
□ 큰일났다 큰일났어
"엄마, 큰일났어요. 아빠가 무지 두꺼운 책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어요!" 아이들이 엄마에게 달려가 이릅니다.
지금이야 집 안에 있는 수세식 화장실에 적당히 난방도 되어 있으니 화장실은 그야말로 책을 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입니다. 하지만 옛날 밖에 있던 변소는 겨울이면 너무 추워서 엉덩이를 내놓기가 쉽지 않았죠. 겨울에는 똥이 얼어 똥탑이 높게 쌓이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신문을 들고 들어가 다 읽고 그 신문으로 뒤처리까지 하고 나오곤 했습니다.
"제발 뒷간에 가서는 똥이나 누세요."
우리가 화장실에 앉아있다 해서 사실상 똥만 누는 사람은 없습니다. 책이 없어도 신문이 없어도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있기도 하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멍 때리고 있기도 합니다. 자신의 몸에 있는 불순물을 아낌없이 버리면서 생각까지도 정리하는 가장 편한 시간입니다.
어느 때는 똥 누러 들어갔다가 바지도 안 내리고 변기뚜껑 위에 앉아서 깊은 생각 속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화장실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습니다. 문득 다리가 저려 정신이 돌아오기도 합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 사회는 정신 없이 일해야 먹고사는 자본주의 사회이고, 일은 하면 할수록 더욱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도무지 자신을 그냥 두지 않고, 생각을 쉬게 놓아두지 않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똥 누는 시간마저 여유가 없다면 도대체 어떻게 살란 말입니까...
하도 식구들의 원성이 자자해서 요즘은 신문이나 책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하하. 핸드폰을 숨겨 가지고 들어갑니다.^^ ⓒ최용우
♥2012.2.29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글에 공감하시면 추천 버튼을 꾸욱 눌러주시는 센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