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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엡5:16-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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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최현섭 형제 |
참고 : | 2012.2.19 새길교회 주일설교 |
평신도 열린공동체 새길교회 http://saegilchurch.or.kr
사단법인 새길기독사회문화원, 도서출판 새길 http://saegil.or.kr
순간의 선택
(에베소서 5:16-17)
2012년 2월 19일 주일예배
최현섭 형제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달으십시오.
졸업 예배에 참석한 학생들, 이 말 뜻 알겠지요?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10년 까지 영향을 미친다, 무슨 선택을 할 때에는 항상 신중에 신중을 기하라는 뜻이니 귀담아 들을 만하지요?
그런데 학생들 가운데, 혹 이렇게 좋은 말이 상품 광고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 있나요? 정말 그랬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전제품의 광고였답니다. 이 광고 덕에 그 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이니, 좋은 광고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기업들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마음을 사고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들만한 광고에 매달리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그러한 기업의 의도와 노력은, 소비자의 생각과 선택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만약 소비자들이 광고 문구나 유명인의 선전에 잘 낚이면, 기업들이야 그럴듯한 문구 찾기나 유명인 모시기에 매달릴 것입니다. 반면에 소비자들이 제품의 질과 선전 내용 그리고 서비스를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을 한다면, 기업은 어쩔 수 없이 라도 선전보다는 품질 혁신과 서비스 개선에 더 집중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학생 여러분은 가방이나 옷을 살 때, 어떤 생각으로 선택을 하지요? 10년 이상 쓸 생각이 먼저인가요, 신제품이 나오면 언제든지 바꿀 생각이 먼저인가요? 광고 문구나 광고에 나오는 사람을 중시하나요, 물건의 품질이나 질 높은 서비스를 중시하나요? 혹 순간의 선택이 지구 환경의 미래나 후손들의 생존과 번영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는 때가 있나요? 소비는 분명 자기 돈 가지고, 자기 좋은 것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의 기분과 자존심은 살려주지만, 가정 경제나 기업의 발전, 나아가 지구와 인류의 생존에는 유해하다면, 자제하고 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깊이 따져보고 생각과 선택을 바로 잡아가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런데 순간의 선택은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과정에서도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몇 시에 일어날까, 무슨 옷을 입고 누구와 점심을 먹을까 등, 살펴보면 생각하고 선택할 일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어느 학교를 갈까, 무얼 전공할까, 누구와 사귀고 결혼은 언제 할까 등과 같이, 더 많은 생각을 필요로 하는 선택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오늘, 선생님들께서 졸업 예배에 참석하자고 했을 때, 참석할까 말까 생각하다가 참석했을 것입니다. 그렇지요? 그러한 인생의 생각과 선택가운데는, 상품의 선택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영향이 큰 것들이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한없이 신나고 자랑스러운 인생이 펼쳐질 수도 있고,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이 없을 만큼 괴롭고 힘든 인생이 열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카카오톡에 ‘순간의 선택은 평생을 좌우한다.’는 좌우명을 올려놓고 있습니다. 요즈음 왕따와 학교 폭력 때문에 시끄럽지요? 그것도 알고 보면, 순간적인 생각과 선택의 잘 못 때문에 나타난 일이 분명합니다. 그것은 일부 청소년들이 사람을 굴복시키고 물건을 빼앗는 것을 재미로 생각하고, 패거리 문화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생긴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우리의 귀한 아이들이자 미래의 동량재들을 자살로 몰고 가고, 감옥까지 가게 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이고 말입니다. 급기야 장관과 대통령까지 나서게 되었으니, 인생에서의 순간의 선택이 가져다주는 파장은 실로 다대하다 할 것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이창엽 형제께서 읽은 성경 말씀은, 이러한 생각과 선택의 중요성을 새로운 각도에서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특히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을 파고들어 보면, 우리의 평소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성서 사전과 신학자들에 따르면, 세월이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헤메라이’와 ‘카이로스’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 말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하나 밖에 없는 기회’ 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것이지만, 우리에게 잘 쓰라고 주신 귀한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한편 ‘아낀다’는 말은, ‘몸값을 치르고라도 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단 하나밖에 없는 기회이니, 몸값을 치르듯이 지극정성 다하여 값지게 만들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세월에 대한 우리들의 평소 생각은 크게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세월은 그냥 어딘가로 흘러만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고 선택하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무한한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나간 과거를 아까워할 것이 아니라, 다가오는 미래를 반갑게 맞이하고 값지게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살같이 빠른 세월을 한탄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유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 1초만 눈을 감아 보십시오. 이제 눈을 뜨시고 창밖을 내다보십시오. 더 오래 보고 싶으신가요? 그래도 참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방금 무엇을 하셨지요? 그렇습니다. 눈을 감았다가 떴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동안, 무슨 생각인가가 떠오르기도 하였고, 나무, 하늘, 햇빛 등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 말씀에 따르면, 우리는 방금, 우리에게 주어진 단 하나 밖에 없는 기회요, 선물을, 눈을 감거나 창밖을 내다보는 데 쓴 것입니다. 그 때 떠오른 생각과 눈에 들어 온 것들은 그 내용이 되었고 말입니다. 따라서 죄송하게도, 여러분은 저 때문에, 그 귀한 세월을 그렇게 사용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 말에 따르지 않은 분 계시지요? 그런 분들도 ‘별걸 다 하라고 하네.’하는 생각이나, 아무 생각 없이 주보를 만지작거리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그 기회, 선물, 세월을 쓰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곧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와 선물을 그렇게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세월은 그렇게 채워지고, 자기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주일날 교회에 오는 것, 예배를 드리는 것, 음식을 만들고 청소하는 것도, 다른 것 대신에, 그렇게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채우는 것입니다. 교회에 나오지 않았거나 못한 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분들도 교회에 오는 것 대신에, 친구를 만나거나 해외 출장을 가는 방식으로 주어진 기회와 선물을 선택적으로 맞이하여 자기의 삶으로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 혹, 주변에서, 항상 남의 말꼬리만 잡고, 아픈 데만 골라서 찌르며, 나쁜 감정만 자극하는 사람 보았지요? 먼지만도 못한 것을 가지고, 피 튀기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목숨까지 거는 사람도 보았을 것입니다. 남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사람 때문에 괴로운 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사람도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 밖에 없는 기회, 선물, 세월을 그렇게 선택하여 맞이한 것입니다. 옆 사람 기분 좋게 하고, 마음 아픈 사람 위로해주며, 힘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선택하여 맞이할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화평을 키우는 데 앞장서고, 기꺼이 협동을 쌓으며, 힘을 북돋아주고 기쁨이 넘치게 할 수도 있는 데, 무슨 생각으론가 그런 선택을 한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우리가 기쁘고 즐거울 때, 특별히 활성화되는 부위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부위가 어떨 때 활성화되는지를 알아보려고 어느 두 나라 어른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답니다. 그랬더니 어느 나라 사람들은 게임에서 자기가 돈을 땄다는 상상을 하면, 다른 사람이 땄건 말건 그 부위가 활성화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자기만 땄다고 하면 활성화되는데, 다른 사람도 땄다고 하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녀들이 학교에서 어떤 점수를 받았다는 상상을 하게 한 경우에도 비슷했다고 합니다. 이 두 번째 나라의 어른들은 자기 아이만 높은 점수를 받았고 상상을 할 때에는 그 부위가 활성화되었지만, 다른 아이도 똑같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나라가 어디인지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궁금하시면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실험의 객관성이나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한 쪽은, 하나 밖에 없는 귀한 기회, 선물, 세월을 아주 보잘 것 없는 것에 허비할 가능성이 높다고는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의 본문 말씀에 있는 어리석은 자란 바로 그러한 생각과 선택을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한 시가 아깝고 순간 순간이 귀한데 그렇게 세월을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4년 전에, 제2의 인생을 살겠다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고, 명예퇴직을 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오늘 그런 결심을 하게 된 사연과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세월을 보내고 있는가를 말씀드릴 생각이었습니다. 총장까지 지낸 사람이 너무 조용히 살고 있으니, 어디 아픈 게 아닌가, 집안에 무슨 일이 있는가, 걱정하고 의문을 갖는 분들에게 해명도 할 겸 말입니다.
이왕 준비한 것이니, 그 중 두 가지만 잠깐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요즈음 배워서 남 주자는 구호 아래, 어렵고 힘든 어린이들의 맨토와 리더십 개발에 전심전력하는 젊은이들을 돕고 있습니다. 그들은 장마철이면 비가 줄줄 새는 사무실에서 지내고 월 80만원 정도 받으면서도, 항상 만면에 웃음을 잃지 않고 불철주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 하나가 달라졌다는 소식을 들으면,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를 만큼 순진하고 건강합니다. 그 들 덕분에 저는 이 나라의 희망을 보고, 나날이 쌓이는 감동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캄보디아의 빈민 마을과 열악한 공립학교를 돕기 위해, 자기 돈 내고 방학까지 반납하면서 봉사하려는 훌륭한 선생님들 덕에 인생의 참 맛과 가치를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활형 생태 농장을 조성하고, 우리의 6.25 때보다도 더 열악한 학교 시설을 개선해줄 생각으로, 즐겁게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교육과 선생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다시 잡게 되었습니다. 캄보디아 학생들은 경험하지 못한 예체능 교육과 직업 기술 교육을 해주어야겠다면서, 팀을 나누어 연습하고 학습 자료를 제작하는 선생님들과 함께 하면서, 진정한 기쁨과 행복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인생의 기쁨과 행복은 크고 거창한 일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누려는 마음이 깊고 진정성이 있으면, 작고 시시해 보이는 일에서도 엄청난 기쁨과 행복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 맛이 너무 좋아 나누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준비한 일부 사진인데, 시간이 없으니 그냥 보여드리기만 하겠습니다.
이런 준비를 하고 있는데, 졸업 예배이니 선배 후배가 함께 예배에 참석하면 좋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말씀 증거를 짧고 재미있게 해달라는 부탁도 받았습니다. 그러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머리가 복잡해지고 마음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며칠간은 잠이 안와서 혼이 났습니다. 그나마 없는 머리카락이 좀 빠졌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이나요? 그러나 비록 재미있고 짧게 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말씀을 준비하면서 제가 받은 은혜는 너무나 컸습니다. 무엇보다도 세월과 순간의 선택에 대한 깨달음은 정말 귀하고 귀했습니다. 그 깨달음은 저희 장모님의 깊어지는 병환을 보고는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나에게도 언제인가,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모르는 때가 올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누군가에게 괴로움과 피해를 주지 않고, 이왕이면 도움까지 줄 만한 때가,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고 긴장감까지 치솟았습니다. 기쁘고 즐겁게 살아도 모자라는 판에, 어찌 분내고 분쟁 일으키며, 감정 상하게 하는 일로 허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꽉 들어찼습니다. 그래서 이런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나간 것은 다 잊고 조용하게 작은 봉사를 하면서 제 2의 인생을 살려고 명예퇴임까지 했으니, 누가 무어라 해도 흔들리지 말고, 정신 멀쩡하고 힘 남아 있을 때, 일의 집중력을 더 높여야겠다고 말입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다 못하더라도, 우리 가족들과 새길 자매 형제 그리고 뜻을 같이하는 젊은이들과 선생님들께 만이라도, 더 많은 웃음과 기쁨을 선사하고, 격려와 감사를 쌓아가야겠다는 결심도 했습니다. 그러니 자매 형제 여러분, 제가 앞으로 더 많이 웃고, 더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더라도, 저 사람이 왜 저러나 하지 마시고, 웃음으로 받아주시고 기쁨으로 화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생각 난 것입니다만, 오늘 졸업 예배를 기점으로 우리 다같이, 새길의 희망이요 귀한 꽃인 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조금씩만 더 키우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더 많이 드리자는 결심도 했으면 합니다. 이번에 졸업을 맞이한 여러분, 그리고 이들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예배에 참석한 학생 여러분, 졸업은 인생의 단계 단계 마다 거쳐야 하는 매듭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어진 순간 순간의 생각과 선택에 따라 아름답고 값질 수도 있지만, 보잘 것 없고 초라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과 괴로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부디 세월을 아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단 하나 밖에 없는 기회요, 선물을 하잘 것 없는 만족과 자존심을 위해 허비하지 말기 바랍니다. 사람을 기쁘게 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데 써도 아깝고 모자란 것이 세월임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몸을 조금만 더 낮추고, ‘내가 왕년에 어떤 사람이었지..’, 하는 생각만 버려도, 세월을 값지게 할 만한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답니다. 부디 순간 순간마다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깨달으면서 생각과 선택을 바로 잡아가기 바랍니다. 값진 인생, 행복한 나날도, 그 순간의 선택의 결실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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