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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49】 아내가 지나간 자리에는 빛이 난다
아내가 지나간 자리에서는 빛이 납니다.
컵이며 빈 그릇이 쌓여 있고, 밝은이가 먹다가 남긴 빵, 내가 흘린 커피자국이 말라 붙어 있는 부엌에 아내가 한번 쓱 지나가면 순식간에 럭셔리한 주방으로 변신하여 빛이 납니다.
수건과 벗어놓은 옷이 가득한 빨래 바구니, 지 맘대로 돌아다니는 슬리퍼, 가득찬 휴지, 어수선한 화장실에 아내가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순식간에 러브 하우스가 되어 빛이 납니다.
아무렇게나 쌓아놓은 쌀자루, 고구마 감자, 박스들 바구니들로 발디딜 틈이 없는 창고에 아내가 한번 출동을 하면 어느새 앞으로 나란히 나란히 줄을 맞추어 정리가 되고 창고에서 찬란한 빛이 납니다.
그러나, 내가 지나간 자리에서는 청국장 냄새가 납니다. ㅠㅠ ⓒ최용우 20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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