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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53】꽃을 닮은 삶
뒷산 일출봉 올라가려면 중간에 절집 마당을 지나갑니다. 비구니스님이 사는 작은 절인데 가만히 보면 절집 구석구석에 제법 많은 꽃들이 핍니다. 절집 마당에 들어서면 습관적으로 뚤레뚤레 꽃을 찾습니다.
이맘때 쯤이면 산에 생강나무꽃이 진한 향기를 뿜으며 노랗게 피어날 때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등산객들이 산을 편하게 오르게 한다고 산길 주변의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렸습니다. 당연히 생강나무들도 모두 잘려나가버려서 올해는 생강나무 꽃을 맘껏 보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회색빛 겨울을 지나면서 꽃이 그리워 두리번 두리번 주변을 둘러봅니다. 친구목사님 집에 갔다가 햇볕 잘 드는 거실 창가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빨강 꽃을 보고 얼른 사진을 찍었습니다.
어떤 꽃이든 꽃은 소리 없이 핍니다. 내 삶도 소리 없이 피었다가 지는 꽃과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향기로 말을 하는 꽃과 같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용우 20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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