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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뛰고 왔습니다.
【쑥티일기85】또 뛰러 갑니다.
4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침에 저는 여섯 번째로 뛰러 갑니다. 새만금국 제마라톤대회에 밝은이와 함께 나갑니다. 아침 8시에 스타트하기 때문에 집에서 새벽 5시에는 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라톤은 인간에게 가장 원초적인 운동입니다. 마라톤은 철저하게 맨 손과 두 발로만 온전히 땅을 딛으며 달려야 하는 운동입니다. 그 누구의 도움이나 어시스트를 받을 수 없고 철저한, 아니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고독한 운동이 마라톤입니다. 그래서 마라톤을 가장 정직한 운동이라고 말하는가 봅니다.
출발 총성과 함께 튀어 나가 한 1키로미터 정도까지가 가장 힘든 시간입니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순간도 지나가고 서서히 '러너스 하이' 에 접어들면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지면서 이제부터 끊임없이 손과 발이 반복되는 뜀박질이 시작됩니다.
연습량이 부족했다면 그때부터 머릿속으로 1초마다 한번씩 포기할까 말까를 고민하게 되고, 충분히 연습했다면 그래도 머릿속으로는 오만가지 생각을 합니다. 갔다가 결국에는 다시 돌아오는 이짓을 내가 왜하는지... 그렇게 '이번이 마지막이야'를 굳게 다짐하지만 결국 완주했을 때의 뿌듯함은 다른 종목에 비교할 수 없는 개인적인 만족감과 성취감을 주지요. 그리고 어느새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다 잊어버리고 다음 대회를 기다리게 됩니다.
우리나라 일년에 100번도 넘는 마라톤대회가 있지만 그 중에 90번은 주일에 열리기 때문에 참가할 수 없습니다. 토요일에 열리는 대회 중에서도 제가 당일에 갈 수 있는 대회는 딱 네 번밖에 없네요. 저는 그 네 번을 모두 뛰려고 합니다. ⓒ최용우 201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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