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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기도하지 않는 까닭

이주연 목사............... 조회 수 2811 추천 수 0 2012.06.09 21:58:44
.........

오이에 물을 주어야 하기에 주일이지만

오후에 사랑의 농장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사랑의 농장에서 헌신적으로 나를 돕고

여러 노숙인 형제들을 잘 돌보는 형제가

자원하여 물을 주었기에 제가 저녁 밥을 샀습니다.

 

요즘 너무나 과하게 일을 하였기에

영양 보충 겸해서 순대국을 먹으러 갔습니다.

 

밥을 놓고 각자 기도를 했는데 기도를 마치자,

목사님, 오랜만에 식사기도를 하는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이유를 묻자 뜻밖의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기도를 하면 남들이 욕을 해서

기도를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무슨 일을 하였기에 남들이 그렇게 했을까요?”

 

제가 7년 형을 받았던 일이 있었지요.

배우지 못하고 세상을 잘 몰라서 당한 것이 그렇게 되었지요.

나중에 6개월만 살고 나오게 되었지만

부끄럽습니다.”

 

이어서 속에 둔 장황하게 긴 과거를 토해내는 것이었습니다.

미안하지만 기억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아서 속으론 귀를 닫았습니다.  

다만 그의 마음과 처지에 대해서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마음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전하였습니다.

이미 과거는 지나갔지요.

주님께서는 그 어떤 죄를 졌을지라도 용서하시지 않습니까?

주님을 영접하였으면, 과거가 아니라 오늘이 중요하지요.

주님은 새롭게 내일로 나가길 원하십니다.”

 

그는 그래도 자기 자신은 주님을 욕되게 하는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나치는 것도 자기 의를 내세우는 것인지라 염려가 되었지만,

더 이상 말없이.

식사 후 석양에 각자의 길로 헤어졌습니다.

 

오늘도 갈 곳 없는 이와 헤어지는 것이

고통의 긴 그림자로 남는 아린 가슴을 안고서<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아름다운 추억을 가진 이는
결코 절망하지 아니 하며, 
악한 자가 되지 않습니다.<연>

 

<이주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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