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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18】땅따먹기
가끔 차를 피해 쑥티고개 넘어 발산리쪽으로 한적한 숲길을 걸어 운동겸 산책을 합니다. 밭도 지나고 논도 지나고 빈집도 지나고 공사현장도 지나고 목장도 지나 걸어다닙니다. 나무와 풀과 꽃과 벌레들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평온해집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땅'이라는 글씨와 함께 전화번호가 적힌 팻말이나, 작은 현수막, 전단지 같은 것들을 외딴 숲길에서 보는 순간입니다. 땅을 팔던지 사려면 연락하라는 부동산 광고입니다. 이제는 어디를 가든 그런 '땅' 글씨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온통 세상이 땅따먹기를 하면서 미쳐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땅은 누군가가 '소유'해서는 안 됩니다. 땅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용'해야지 투기를 위해 소유하면 안됩니다. 땅은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 양이 한정되어 있는 인류 공동의 재산입니다. 지구 전체의 70%는 바다로 덮여 있고, 사막이나 산맥처럼 쓸모 없는 땅을 제외하면 실제로 농사를 짓는다던가 사람이 이용 할 수 있는 땅은 지구 전체의 10%도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 유한한 땅을 누군가가 단지 땅값이 오르기를 기다리며 '소유'하고 있어 생산성이 없는 죽은 땅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그것은 인류 전체에게 죄를 짓는 것이 될 것입니다. ⓒ최용우 201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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