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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털보 아저씨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235 추천 수 0 2012.07.29 00: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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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보 아저씨

병실에서 어머니는 힘겹게 말했다.
“민혜야 민주야, 내가 너희의 이름까지 바꾸면서 너희 아버지를 보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간 후 너희는 꼭 아버지를 찾아보아라. 어디엔가 살아 계실 것이다.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다. 나와 너희만 빼고 다른 사람에게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 미안하다. 너희들은 나 때문에 아버지 없이 자랐다.”
어머니는 그렇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에 대한 흔적은 집안 구석 아무 곳에도 없었다. 어릴 때 같이 찍었던 사진 한 장이라도 있을 법한데 사진 한 장도 없었다. 언니가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 어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왜 우리는 아빠가 없어.”
“응, 돌아가셨어.”
“어떻게 돌아가셨어?”
“응, 너희는 알 필요 없어.”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도 해 주지 않았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했다. 장롱 상자 속에 성경이 있었다. 어머니는 교회에 다니지 않았다. 우리도 교회 근처에는 얼씬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런 어머니가 성경을 보배처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첫 장을 펴보니 ‘결혼을 축하합니다. 김성진, 이은혜’라고 쓰여 있었다. 어머니께서 결혼식 때 받은 선물이었다. 성경을 넘겨보니 어머니와 아버지가 같이 찍은 사진이 있었다.
“민주야, 너는 기자니까 아버지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이름만 알면 어떻게든 찾을 수 있지 않아”
언니가 말했다.

오피스텔에 찾아 갔으나 아무도 없었다. 경비실에 물어 보았다.
“207동에 사는 털보 아저씨, 말이지요. 집에 있을 때가 거의 없어요.”
“언제 만날 수 있습니까?”
“저녁에 영등포역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영등포역 어디에서 만날 수 있어요.”
“노숙자들에게 털보 아저씨 물어보면 다 알아요.”
영등포역에 갔다. 오후 8시가 되자 영등포 역 광장에 노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혹시 털보 아저씨 알고 있습니까?”
“왜 그런데요.”
“만나보고 싶어서요.”
“기자요? 취재하려고 생각했다면 그만 가시오. 수많은 기자들이 왔지만 한 번도 인터뷰 하지 않았어요. 이름나는 것 아주 싫어해요.”
“전 취재하러 온 것 아니고요, 그냥 만나기 위해 왔어요.”
“기다려 보시오. 조금 있으면 올 것입니다.”

30분도 되지 않았는데 500명 이상이 모였다. 노숙자들이 풍기는 퀴퀴한 냄새로 역은 가득하였다.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코부터 막았다. 배고픈 사람에게는 냄새가 느껴지지 않지만 배부른 사람에게는 냄새가 역겨울 것이다. 9시가 되자 밥을 가득 실은 1t 트럭 한 대가 역전에 나타났다. 수염을 기른 초로의 남자가 트럭에서 내렸다. 노숙자를 반갑게 포옹하고 악수하였다.
“안 보이더만 어디 갔다 왔어”
“아프다던 허리는 괜찮아?”
“지방에 일자리 찾아 갔다더니 어떻게 잘 안 돼”
그의 말을 들으며 노숙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길게 줄을 섰다. 털보 아저씨는 김치를 얹은 콩나물 국밥을 차례차례 나눠줬다. 노숙자들은 길바닥에 앉아 국밥을 먹었다.
“모자라면 꼭 말하세요.”

많이 본 얼굴이었다.
‘아니, 교수님이 왜 여기에.’
대학 때 사회학을 가르쳤던 존경하는 교수 같이 보였다. 특이한 수염과 외모가 금방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설마해서 가까이 가 보았다.
“교수님, 언제부터 이런 일을 하셨어요.”
“김 기자, 왠 일이이야.”
“취재하러 왔어. 난 기사화 되는 것 싫어.”
“취재하러 온 것이 아니어요. 사람 찾으러 왔어요.”
“누구, 노숙자 중에 찾을 사람 있어. 말해봐 내가 이 일 한지 30년 넘어서 웬만한 사람은 다 알아.”
“김성진씨 알고 있어요.”
“왜 그 사람을 찾아.”
“찾을 일이 있어서요.”
“그 사람 죽었어.”
“그 분에 대하여 아는 것 있으면 알려 주세요.”
거절했지만 기자근성으로 집요하게 매달렸다.
“그러면 일 다 끝나고 말하자고.”

다 정리하고 집에 들어가니 11시 30분이 넘었다. 침대 하나에 책상 하나가 있는 방이다.
“교수님, 늘 이렇게 살아요.”
“사는 게 그렇지.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것인데.”
“교수님, 김성진씨에 대한 이야기 좀 해 주세요.”
“사연이 길지. 그 분 미국에서 유학하고 온 목사님이었어. 신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는데 지방에 있는 신학대학교 교수 생활을 하였지, 어느 날 영등포역에서 새벽에 내렸는데 한 여자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을 보았데.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허연 속살을 드러낸 원피스를 입었데. 쓰레기 더미에서 버려진 컵라면 통을 찾더니 남은 국물을 후루룩 마시는 거야. 힘없는 여자라 남자 노숙자를 피해 먹을 것을 찾아 먹었던 거지. 그 여자의 모습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예수님을 본 거지, 영혼까지 스며드는 충격이 온 거지, 그 후 그는 노숙자를 위해 살기로 결심하고 월급으로 노숙자를 돕기 시작했지.”
“그런데 왜 죽었어요.”
“자신은 그 일이 좋았지만 부인은 반대였어. 부인은 피아노를 전공했고, 예쁜 딸이 둘이 있었는데 가족 셋을 택할 것인가 노숙자 80을 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라고 했데, 그는 부인과 딸을 정말 사랑했기 때문에 부인과 딸들을 택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쓰레기통에 남아 있는 컵라면 국물을 마시는 여인의 모습이 떠나지 않았데. 결국 그 사람은 노숙자를 택했데. 그리고 이혼하고 신학대학 교수직도, 목사직도 그만두고 노숙자를 위해 살았어.”
“그런데 언제 죽었어요.”
“이혼 할 때 죽었어. 이름도 바꾸고 노숙자들과 함께 사는 삶으로 새로 태어난 거지.”
“그러면 교수님이 바로 그 김성진 목사님이셔요.”
“그런데, 자네가 김성진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

속 깊이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눈에 맺힌 눈물 너머로 책상 앞에 걸려있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정결하고 더러움이 없는 경건은 곧 고아와 과부를 그 환난 중에 돌아보고 또 자기를 지켜 세속에 물들지 아니하는 이것이니라 (약 1:27)”라는 성경구절이 어른거렸다♥

-열린교회/김필곤 목사 /콩트집 하늘 바구니 중에서/200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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