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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기도 세리머니’가 아니라 진짜 ‘기도’ 드리다

결과에 상관없이 영광돌리는 아름다운 모습

 
 
‘기도 세리머니’가 아니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께 모든 결과까지 가감없이 올려 드린 진정한 ‘기도’였다.
 
2012.8 5일 런던올림픽 역도 여자 75kg 이상급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장미란 선수(사진)는 인상 125kg, 용상 164kg을 들어올려 합계 289kg으로 세계 4위를 차지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을 극복하고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장 선수는 용상 3차시기 170kg에 실패한 뒤,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는 입술에 대었던 손으로 바벨을 어루만지며 아쉬움을 달랬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국민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장 선수의 경기 장면은 5일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격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진종오 선수의 경기 장면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다. 장 선수는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당시 수영의 박태환을 제치고 시청률 61.7%를 기록한 바 있다.
 
경기 후 장미란 선수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리며 주위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장 선수는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와서 저를 응원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을 것 같아 염려스럽다”며 “마지막까지 잘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다치지 않고 끝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연습 때만큼은 한 것 같고, 그런 면에서 역도는 참 정직한 운동”이라고도 했다.
 
장 선수는 “많이 부족한데도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국민들의 너무나 큰 사랑을 받아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고, 이는 힘들 때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이었다”며 “응원에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국민들께서 한국 역도를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장미란 선수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합계 326kg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딴 이후 2009년 고양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정상에 올랐지만, 다음해 1월 고양에서 타고 있던 승용차가 뒤를 받히는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고질적인 통증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어깨와 허리, 골반에 이상이 오면서 몸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고, 9월 열린 터키 세계선수권에서 정상을 내줘야 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같은 해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투혼의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기록은 후퇴했다.
 
결국 장 선수는 통증 탓에 2011년 프랑스 파리세계선수권 출전을 포기한 채 런던올림픽을 목표로 재활훈련을 소화하면서 어깨 통증으로 무너진 밸런스를 맞추는 일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그녀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세계선수권을 제패하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낸 한국 여자 역도의 ‘전설’이다.
 
장미란 선수는 그간 ‘크리스천 스포츠 스타’를 대표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 선수는 태릉선수촌 기독선수 모임인 ‘샬롬회’ 총무로 섬겨 왔으며, 예배에 매번 열정적으로 참석하는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감사예배에서 그녀는 “저는 무겁게 들어올렸는데, 다들 장난감처럼 들어올렸다고 하시더라. 역시 제 힘으로 들어올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장 선수는 또 “아무리 좋은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어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지 않았다면 해낼 수 없었던 일이었다”며 “가족들과 교인들, 그리고 많은 분들의 기도 덕분으로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시합 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다면, 일단 (바벨을) 들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진짜 그 무거운 쇳덩이를 번쩍번쩍 들게 해 주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선수촌 전도사’라 불려온 장미란 선수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이번 올림픽에서 바벨을 들어올리다 부상을 당하며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사재혁 선수,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윤진희 선수를 교회로 인도하기도 했다.
 
장 선수는 지난해 호주에서 있었던 간증집회에서는 “예쁘지 않고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어 늘 어깨를 숙이고 살았지만, 역도를 하면서 제 최악의 단점이 최고의 장점이 됐다”며 “보잘것없고 아무 내세울 것 없는 사람을 택하여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진실로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했다.
 
그녀의 ‘기도’를 계속 볼 수 있을까. 장 선수는 은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상의를 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말하는 것은 성급한 것 같다”고 답했다. 당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자고 싶을 때까지 자 보고, 편하게 쉬어보고 싶다”며 “불규칙한 생활이 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크리스천투데이 이대웅 기자
201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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