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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소묘

김필곤 목사............... 조회 수 1827 추천 수 0 2012.08.12 23: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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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원 소묘

 

 

요양원에 갔다. 작은 시골 교회가 30여 평 남짓한 교회 부속 건물을 개조하여 운영하는 요양원이었다. 문을 열자 똥오줌 냄새와 노인 특유의 냄새가 진동하였다.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향수를 뿌린 듯하였지만 치매 냄새를 감추지 못했다. 처음 보는 젊은 남자가 문 앞에 앉아 있었다.
“여기 김덕례 할머니 계시지요?”
“누구신데요?”
남자는 상냥하게 말했다.
“할머니를 아는 사람이어요.”
젊은 남자는 친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청년의 뒤를 따라가는데 딸도 아닌 사람이 찾아오는 것이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1년 동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는데요. 혹시 딸인가요?”

좁은 거실을 중심으로 방 네 칸, 화장실 하나, 목욕실이 있었다. 할머니는 예배실로 사용되는 큰 방에 누워 있었다.
“할머니, 저 왔어요. 저 알아 보겠어요.”
아무 말이 없었다. 일어나지도 않고 눈만 멀뚱멀뚱 바라보았다.
“할머니 저여요. 저 명례예요. 서산마을 앞 집 명례.”
서산 마을이라는 말을 하자 할머니는 반응을 하였다.
“서산 마을...”
“예, 서산마을 명례.”

10명의 할머니들은 모두 연분홍색 옷을 입었고 6명의 할아버지들은 모두 노란 옷을 입고 훈련병처럼 머리를 빡빡 깎고 누워 있었다. 모두 치매였다. 손님이 왔는데도 할아버지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치매가 덜한 한 할머니만 반응을 보였다.
“서산 할머니 딸이여.”
“아니어요.”
“그럼 아들딸들도 안 찾아오는데 어찐 일이어.”
“어머니보다 소중한 분이어서 제가 찾아 왔어요.”
할머니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얼굴을 쓰다듬었다.
“아이고 배고파, 아이고 배고파.”
하루 종일 밥을 얻어먹지 못한 사람처럼 녹음기 틀어 놓듯 반복하였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작은 소반이 들어 왔다. 일어날 기력도 없어 보이던 할머니가 일어나 수저를 잡았다. 뻣뻣하게 누워 있던 할머니도 일어나 앉아 숟가락질을 하는 모습이 놀라왔다. 산송장처럼 보이던 할머니도 일어나 왕성하게 식사를 했다. 먹는 욕구가 사람의 생명을 마지막까지 지탱하는 것이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죽는 날 욕망도 끝이 난다. 먹는 욕망이 왕성하다는 것은 아직 살날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한 할아버지는 일어나지 못했다. 청년은 할아버지의 등을 받치고 밥을 떠 넣어 주었다. 어미 제비가 새끼 제비에게 먹이를 줄 때처럼 할아버지는 입을 최대치로 벌리고 청년은 숟가락으로 떠 넣어 주었다. 할아버지들의 식사는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할머니 식사 많이 해야 해요.”
할머니는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숟가락질만 부지런히 움직이었다. 할머니는 85세 되던 해에 화장실에서 넘어졌다. 부서진 뼈를 고정하기 위해 대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다. 게다가 치매마저 찾아왔다. 그 때문에 며느리는 밥과 물의 양을 줄였다. 딸들은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학대당한다고 생각했지만 침묵했다. 아들 딸 모두 할머니의 마지막을 돌볼 만한 여유가 없었다. 요양원이 유일한 대안이었지만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한 이유는 비용 때문이었다. 그래서 비용을 내가 부담하기로 하고 할머니를 이곳에 모셨다. 할머니의 육신은 눈에 보일 정도로 상해있었다. 몸은 푸릇푸릇한 멍이 들어 있었고 욕창은 없었지만 피부 곳곳에는 작은 염증들이 있었다. 몸무게는 30KG이나 될지 모를 정도로 뼈만 남아 있었다. 살점이 이미 다 빠져버린 다리에는 각질이 비늘처럼 일어나 있었다. 할아버지 한 분은 후두암이 결려 있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의료봉사를 하는 은퇴의사는 3개월 살겠다고 진단했다고 하는데 차라리 이곳에서는 암이 복인 줄도 모른다. 천국 가기위해서도 죽음은 통과해야한다. 치매는 고통의 바닥을 드러내는 처절한 과정이다.

원장이 들어 왔다.
“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저 청년은 누구에요. 보지 못하던 청년인데.”
“예, 자원봉사자에요. 신학생인데 휴학하고 이곳에서 1년 동안 봉사를 하면서 자신이 목회자로 자질이 있는지 시험하기로 했데요.”
“그래요. 요즈음 보기 드문 청년이네요.”
“그래요. 거름냄새는 피하고 꽃향기만 좇는 세상인데, 저 청년은 평생 이 일을 하고 싶다네요. 천국의 풍성함도 이 땅의 복도 다 누리고 싶은 게 인간인데...”
“사모님도 대단하시지요. 돈 벌기 위해 이런 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는데 거의 무료로 이일을...”
“뭘요, 사명이니까 하지요. 우리 목사님은 이곳에 무료로 의지할 곳 없는 치매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원을 만들기 원했습니다. 그러나 교인들은 반대했습니다. 목사님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0일 금식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자식 하나 남기지 않고 젊은 나이에 떠난 목사님을 생각하며 한 때 하나님 원망도 했지요. 얼마 되지 않는 교인들마저 목사가 금식기도하다 죽었다고 다 떠나버렸습니다. 하나님은 목사님을 이어 저에게 이 일을 감당하라고 하셨지요. 아이도 없이 홀로된 몸이라 결단하기가 쉬웠습니다.”
“그래도 비용이라도 조금 많이 받아야하지요. 다른 곳은 백만 원 내지 이백만 원을 받는다고 하던데 50만원 받아 유지가 되어요.”
“후원자들이 있으면 우리 목사님의 뜻에 따라 한 푼 받지 않았으면 해요.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줄 알아요. 사람들은 이런 곳에 부모를 방치했다고 욕할지 모르지만 오래된 병에 효자 없습니다. 힘 있을 때 서로 힘든 사람들을 대신해서 인생 마루리 길을 돌보는 일도 값진 일이지요.”
“그런데 집사님은 왜 남인데 권사님을 이렇게 돌보고 계셔요.”
“제 생명의 은인이어요. 부끄러운 옛이야기지만 제가 술집에 있을 때 저 권사님을 통해 예수를 믿었고 새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어요.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길지요.”

열린교회/김필곤 목사/섬기는 언어/ 20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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