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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68】무거운 침묵 그윽한 고요
연기군(새종시)에서 가장 오래된 절집이라 국보급 문화재도 있고 제법 소문도 난 비암사(碑巖寺)에 갔습니다. 절에 간 것은 아니고 절 뒷산인 비암산 등산하기 위해 갔지요.
800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고 아름드리 대들보를 세워 지어진 집은 보기에도 장엄했습니다. 그 안에 몇백년 동안 똑같은 자세로 앉아서 중생들을 굽어살피시는 부처님의 조용한 모습은 힘든 기색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리도 안 저리신지.
말도 함부로 하면 안될 것 같고 옷매무새를 가즈런히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절집입니다.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오래된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분위기가 절의 특징입니다.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 군산에 있는 고려수도원 피정의집에서 1박2일 피정을 하고 왔습니다. 피정의집은 절집 같은 오래된 장엄함은 없지만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단정하고 해맑은 분위기가 있지요.
그냥 심신을 아무데나 내려놓고 풀어지고 싶은 평안이 있고,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안식이 있습니다. 헤프지 않고 절제된 자유로움입니다. 무거운 침묵이 절의 특징이라면, 밝고 그윽한 고요가 수도원 피정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최용우 201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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