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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172】호랭이 똥꾸녕을 콱 씹어불랑깨
요즘 인터넷 댓글을 보면 정말 '개판'입니다. 그래서 거의 댓글은 안 읽고 회피하며 살지만, 햇볕같은이야기는 제가 운영자인지라 댓글을 안 볼 수가 없습니다. 좋은 댓글이 열 개라면 그 중에 한 두개 정도 '악플'이 달리는데 보자마자 제가 운영자의 막강한 권한으로 휙! 날려버리지요^^
글에 대해 의견이 달라 반대의사를 표현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왜 그렇게 저속하고 비열하고 수준이 낮냐 이겁니다. 좀 근사하고 폼나게 할 수는 없습나요? (없습나요? 오타아님)
저의 어머니 '양순례 여사'는 지금은 나이가 들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지만 젊었을 때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남편이 일찍 죽고 어린 3남매를 장애를 가진 몸으로 먹여 살려야 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 힘듦을 욕으로 해소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 하나 걸리기만 하면, 그 사람은 순례의 '호랑이 씨리이즈' 욕을 바가지로 들어야 했습니다. "호랭이 똥꾸녕을 콱 씹어불랑깨" 하면 산적 같은 장정들도 '뭐 저딴게 있어' 하며 슬금슬금 도망을 쳤습니다. 주로 호랑이가 물어가고, 씹어가고, 업어가고... 우리 어머니는 호랑이를 강아지 부리듯 하셨습니다. 분명 우리 동네에 호랑이가 살았을 것입니다. 아, 그 호랑이는 양순례 여사 때문에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머니의 '호랑이 악플'은 나름 해학적이고 철학적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방을 단숨에 제압하는 그 카리스마, 촌철살인! - 그러고 보니 우리 어머니가 38년 호랑이띠군요! ⓒ최용우 201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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