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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이라도 더

김필곤 목사............... 조회 수 2474 추천 수 0 2012.10.07 09:4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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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이라도 더'

 

 

치매는 수렁과 같다. 환자 본인의 황폐화는 물론 가족까지 깊은 고통의 늪에 빠뜨린다. 세상일을 훤히 꿰뚫고 있는 박학다식한 사람도 치매가 찾아오면 자식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아버지가 이렇게 되다니?’ 아버지가 뇌 손상을 당하신 날 병원에서 ‘제발 우리 아버지 목숨만 살려 달라’고 기도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발 우리 아버지 이제 그만 하늘로 데려가 달라’고 하루에도 수없이 기도한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머물 곳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남편과 상의하여 모시기로 했다.

아버지는 경제력이 없었다. 늙어서 경제력이 없으면 어디에서나 찬밥 신세가 된다. 아버지는 등산 장비를 챙겨 어머니와 함께 산으로 가시곤 했다. 방이 두 개밖에 없는 우리 집에 있는 것이 불편하여서도 그렇겠지만 평소에 생각해 놓은 것을 실천하고 계신 것이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노후 걱정을 하시면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소. 예수님은 머리 둘 곳도 없이 사셨는데 천국 갈 때까지 산으로 돌아다니며 예수님을 전하다가 마지막 두 손 꼭 잡고 마감합시다.”라고 말했다. 은퇴하시고 그렇게 어머니와 함께 산을 돌아다니며 등산객들에게 예수님을 전하셨다. 아버지는 그 길이 세상을 좋게 하는 첩경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산에서 실족하여 그만 세상을 떠나셨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하고 고생시킨 것에 대하여 무척 괴로워하셨다. 장례를 치른 후 통곡하면서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말했다. 아버지가 통곡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너희 어머니 목사에게 시집을 와 35년 동안 늘 개척교회만 했으니 얼마나 어머니 마음이 녹초가 되었겠느냐? 내 후회할 것 없지만 가장 미안한 것은 너의 어머니 너무 고생시킨 것이다.”
어머니가 떠난 후에도 여전히 봄부터 가을까지는 산에서 사셨고 겨울이 되면 기도원에 가셨다. 어머니가 가신 후 급격히 아버지는 기력이 쇠해졌다. 이 땅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였다. 마지막 아버지께 효도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를 찾아가 집에 와 같이 살자고 했다. 아버지는 신세지고 싶지 않다고 거절했지만 남편과 같이 찾아가 겨울철이라고 집에 오시라고 했다. 억지로 집에 모셨는데 문제가 발생했다.

어릴 땐 아이들이 같이 잘 잤는데 딸인 예영이가 5학년이 되자 남동생과 함께 자는 것을 싫어하였다. 할아버지와 함께 자는 것은 더욱 싫어했다.
“엄마, 왜 할아버지 우리 집에 있어야 해. 노인 요양원도 있고, 기도원도 있잖아. 그런 곳에 가셔서 살면 안 돼.”
“예영아, 그런 곳에 가려면 돈이 있어야 하는데 할아버지는 돈이 없어. 그렇다고 엄마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 할아버지가 엄마를 오랜 세월동안 보살펴 주었는데 천국에 가실 때까지 엄마가 보살펴 주는 것이 사람의 도리지?”
“왜 할아버지는 돈이 없어. 공부도 많이 한 박사이고, 좋은 일도 많이 했잖아. 목사님은 연금도 없어. 퇴직금은 주지 않아. 목사님 35년도 넘게 했다면서.”
아이는 이상하다는 듯이 꼬치꼬치 물었다.
“예영아, 할아버지는 한 교회에서 오래 계시지 않았어. 30년 동안 다섯 개의 교회를 개척하였지. 개척하여 교회가 자립하게 되면 그곳을 떠나 다시 개척하였지. 열 개를 개척하신다고 하셨는데 결국 다섯 개의 교회를 세우고 목회를 그만 두신 거야.”
예영이는 드러내 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할아버지에게 불만이 많았다. 다른 할아버지처럼 용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1학년 남자 아이인 예능이는 달랐다. 할아버지를 좋아했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피난처였다. 엄마의 야단도 피할 수 있고, 누나의 부당한 대우도 피할 수 있는 피난처였다. 할아버지를 보면 누나와 있었던 일을 할아버지에게 고자질하였다.
“할아버지, 누나와 나 누가 좋아?”
“그야 다 좋지.”
“아니, 누나와 나 둘 중 하나만.”
“할아버지는 다 좋단다.”
“할아버지 누나가 할아버지 싫어한데도. 우리 집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도.”
“누나가 정말 그랬어. 그래도 할아버지는 누나도 좋아한단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예영이가 방에서 뛰어 나왔다.
“야, 내가 언제 그랬어.”
“누나가 할아버지 냄새난다고 그랬잖아, 방에서 할아버지 냄새난다고.”
“너, ......”
“뭐 그럴 수 있지, 늙으면 다 냄새나는 거야.”
아버지는 그 후로 기도원에 가셨다. 남에게 피해주는 일을 죽는 것보다 싫어하시는 성품이다. 그런데 건강하신 분이 갑자기 기도원에서 쓰러지셨다. 연락을 받고 병원에 갔지만 이미 손발이 마비되었다. 말씀도 하지 못했다. 후회가 되었다.
‘그대로 집에 계셨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예영이 방에 아버지를 모셨다. 마치 동물을 사육하는 것 같았다. 젊은 시절의 삶과 품위는 한 순간에 처참하게 무너졌다. 그렇게 좋아하시던 기도도 잃어버리고, 감사도 잃어버리고, 찬송도 잃어버렸다. 욕창이 생기지 않게 몸 구석구석 닦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루에도 수없이 기저귀를 갈아주고 호스를 통해 액체로 식사를 해야 한다. 아이들은 집에 들어오길 싫어했다. 예능이도 마찬가지였다. 요양원에 모시고 싶어도 한 달 기본 입소비만 135만원, 약값, 기저귀 값을 더하면 한 달에 들어가는 돈이 160만이 넘어 엄두도 못 내었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는데 아버지의 호흡은 점점 느려졌다. 임종이 가까운 것 같았다. 그런데 어디에서 힘이 나왔는지 아버지는 내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기도하셨다.
“한 영혼이라도 더, 한 영혼이라도 더, 한 영혼이라도 더...”
열린 입술이 닫힐 때까지 수없이 그 말을 되풀이하며 세상을 떠나셨다.

열린교회/김필곤 목사/콩트집 하늘 바구니/200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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