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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기독교신문 2011/12/13 http://www.gidok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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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3 16:22:30
한국교회의 虛와 實 - ‘오늘’을 진단한다
- ‘설 자리’ 잃고 있는 개척교회의 현실(上)
사라지고 있는 개척교회를 위한 구체적·체계적인 지원 절실
물질과 인적 자원 부족, 소형교회 기피로 전도와 사역에 제한
교회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 대상의 훈련과 교단의 지원 필요
시대에 부응하는 교회상 요구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한국교회만큼 급성장한 사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눈부신 성장신화를 이뤘으며, 그 영향력을 점차 세계로 확대해 가고 있다. 이는 그동안 한국교회를 위해 솔선수범한 목회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교인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개척교회의 성장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오늘날 개척교회는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교인들이 개척교회를 기피하고 대형교회로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교회성장의 밑거름이었던 전도자원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 이제 개척교회의 성장신화는 옛이야기가 되어 버렸으며, 열악한 환경때문에 개척교회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한국교회 안에서 개척교회가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 풍부한 전도자원이 뒷받침 됐으며, 계몽운동을 통한 개혁적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개척교회의 성장시기에는 의료사업을 비롯한 복지사업과 교육사업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다.
이러한 시기에 교회는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고, 국민들은 교회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 당시 각종 신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기성교회 부임을 거절하고 교회개척을 선호했다. 이러한 개척교회들은 오늘날 한국교회를 이끌어가는 기성교회로 성장하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점차 지나며 이러한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교회는 세상 속에서 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교인의 수도 격감하고 있다. 또한 급성장을 이루며 교회개척에 앞장섰던 목회자들도, 이제는 교회개척을 기피하게 됐다. 특히 개척교회의 수보다 사라지는 교회가 더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개척교회는 줄어들고 중대형교회들이 늘어남에 따라 개척교회의 교인들이 대형교회에 흡수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월드미션부흥협의회 한요한총재는 “한국교회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너무 성장위주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개척교회와 중대형교회의 균형을 맞추지 못해 개척교회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큰 교회부터 변화돼야 한다. 작은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현재의 문제점에 대해 회개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큰 교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성장위주의 목회를 지양하고, 작은 교회를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척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A목사는 “시대가 흐르면서 개척교회의 위상도 위축됐다. 교인들이 원하는 교회상은 변화됐지만, 교회가 갖고 있는 목회패러다임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과거의 한국교회는 나눔과 섬김의 목회에 주력했지만, 오늘날의 교회는 물질주의에 빠져 교인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개척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인들이 원하는 교회상을 수립하고, 건전한 신앙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과 교인부족으로 사역에 제한
교회성장연구소(본부장=이장석목사)가 지난 2010년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개척교회 중 재정적으로 완전히 자립한 교회는 24.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인들의 헌금으로 교회재정의 50%도 충당하지 못하는 교회가 48%에 달한다. 조사대상의 절반 가까운 개척 교회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개척교회 중 50.4%는 담임 목회자의 자비로만 개척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적 어려움은 교회사역에 제한을 가져오게 된다. 교회건축과 물품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교회행사를 진행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이런 현상은 도시교회일수록 더 심해진다. 도시에 살고 있는 교인일수록 개척교회보다는 대형교회를 선호한다. 분당에서 개척해 7년간 사역했던 한 목회자는 “신도시일수록 교인들의 대형교회에 몰리는 현상이 심하다. 출석교회의 크기에 따라 자신의 신앙생활의 질도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교회가 자리를 잡고 있는 신도시의 경우에는 개척교회가 성공하기 힘들다. 분당에서 매해 세워졌다 없어지는 교회의 숫자만 30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척멤버의 부족도 개척교회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부분의 교회개척은 모교회의 지원을 받아 시작된다. 오랫동안 부교역자로 섬긴 교회나 출신교회의 지원, 후원교회를 모집해서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은 재정지원으로 그치고 있다. 보증금이나 교회물품을 지원하지만, 가장 중요한 동역자의 지원은 전무한 상황이다. 재정지원과 함께 교인들까지 파송하는 것에 인색한 환경 때문이다.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 중요한 것은 재정과 함께 개척멤버의 헌신이다. 함께 전도하고,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동역자가 없는 사역은 금방 한계가 온다. 교회성장연구소의 발표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개척할 당시에 교인 수는 목회자 가족을 포함해 7명 정도이다. 6개월이 경과하면 15명, 1년 후에는 23명이며, 이후부터는 33명, 31명, 34명 등의 성장속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척 후 2년이 지나면 교회성장이 고비를 맞는 것이다. 개척멤버들의 헌신과 동역은 교회가 자리를 잡는 2년까지가 제일 중요한 셈이다. 이들과 어떤 사역을 이루느냐에 따라 교회의 자립과 부흥의 열쇠가 된다.
그러나 현장에서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들은 개척멤버를 구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모교회에서 함께 파송을 받지 않고서는 개척멤버를 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대형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을 하다 개척한 한 목회자는 “모교회에서 오랫동안 부교역자로 섬겼기 때문에 재정지원은 많이 받았다. 예배드릴 곳을 찾고, 물품을 구입해 교회의 겉모습은 갖추게 됐다. 하지만 함께 예배를 드리고 전도할 수 있는 멤버들이 없어서 매주 예배마다 가족들만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교회 보증금을 대주고, 건축만 해준다고 파송받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파송은 함께 교회를 세워갈 수 있는 개척멤버들까지 함께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요구로 교계에서는 지난 2000년 초부터 ‘건물 중심의 교회개척’보다 ‘사람 중심의 교회개척’을 강조하는 추세이다. 특히 셀교회를 비롯한 가정교회 등 소그룹 모임을 강조하며 개척하는 교회가 증가하고 있다. 가정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안태준목사(등대교회)도 “가정에서부터 교회를 시작하는 것이 사도행전적 교회개척 방식이다”며 “이렇게 시작해 정착한 교회들이 주변에 제법 된다”고 밝혔다
교회개척을 위한 목회자교육 절실
교회개척을 위한 목회자교육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교회개척은 담임목회자의 철저한 영적 준비와 전략을 필요로 한다. 교회개척에 대한 사명으로 무장되고, 교회를 개척할 지역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개척 후 전도전략과 교회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며, 이에 대한 전략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이런 준비과정이 없이 교회를 개척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성장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교회를 개척하기 전에 지역을 조사한 목회자는 68%였다. 많은 목회자들이 철저한 사전조사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교회개척에 뛰어드는 것이다.
개척 초기에 필요한 사역은 전도이다. 아무리 좋은 환경과 물품을 갖췄더라도 전도가 되지 않는다면 교회는 자립할 수 없다. 그러나 개척을 하는 많은 목회자들이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유는 오랫동안 부교역자 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인들을 관리할 노하우는 갖고 있지만, 불신자에게 복음을 전하는 경험은 적기 때문이다. 각 교회마다 전도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 전도하는 사람들은 평신도인 경우가 많다. 목회자들은 직접 전도에 나서지 않고, 전도팀을 훈련시키거나 이끄는데 그치고 있다. 관리자로 사역을 하다 직접 전도에 나서지만, 훈련되지 않은 목회자들은 전도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목회자의 성품과 영성도 개척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 부교역자의 사역은 담임목회자의 영성과 비전을 따르고, 교인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개척교회 목회자는 본인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새벽예배부터 시작해 모든 예배를 인도해야 하며, 교인들을 심방하고, 전도에도 참여해야 한다. 군산에서 교회를 개척한 한 목회자는 “부교역자로 사역할 때는 담임목사의 사역을 보좌하고, 교인들을 관리만 하면 됐다. 교회를 개척한 후에는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데 설교와 교인관리만 했던 경험으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목회자들의 이런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개척교회 세미나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런 세미나들은 먼저 교회를 개척한 선배 목회자들의 경험과 함께 실제적인 강의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높다.
또한 신학교에서의 교육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 대부분의 교단에서는 목사안수 조건으로 대학원 졸업자인 학사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정책은 목회자의 지성과 전문성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요인이 됐다. 그러나 높아진 학력만큼 현장에서 필요한 전도와 제자훈련, 설교 등에 대해 실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신학대학원까지 졸업을 했지만 현장에서 전도하고, 설교할 수 있는 능력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즉 성경을 묵상하고 설교를 준비하는 설교학과 전도학은 배우지만, 전도할 수 있는 능력과는 다르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돕기 위해서는 먼저 개척을 해 성공적으로 사역을 한 선배목회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의 노하우와 사역전략, 전도방법 등이 공유되어야 한다. 부천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김태준목사(중동교회)는 “처음에 개척을 할 때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시행착오는 선배목회자들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동료 목회자들과 연합해서 개척을 준비하는 목회자들에게 강의와 도움을 주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한국교회와 후배목회자들을 돕는 마음으로 선배목회자들이 나서야 한다. 개척교회의 미래는 한국교회의 미래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민근·차수민 기자
한국교회의 虛와 實 - ‘오늘’을 진단한다
- ‘설 자리’ 잃고 있는 개척교회의 현실(下)
개척교회의 정착과 자립할 방안마련이 시급
목회자가 복음전파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개선이 급선무
대형교회와 개척교회의 연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방안모색
생활고에 시달리는 개척교회
최근 개척교회의 수가 줄고 있다. 교인들이 점점 개척교회를 외면하면서,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교회를 개척할 때 필요한 보증금과 임대료, 관리비 등의 자금이 없어 문을 닫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금액이 필요하다. 개척교회는 운영비와 목회자가정의 생활비만 해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건물 임대비용을 비롯한 식대와 관리비, 사례비 등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따져보면, 월 평균 최소 3백만원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개척교회 대부분이 이러한 유지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교회의 수입이 헌금인데, 그 헌금을 충당할 교인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교회로 시작하는 개척교회의 경우 교인이 가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재정이 열악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목회자가 교회유지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다른 수입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개척교회를 세운 A목사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부푼 꿈을 갖고 목회자가 됐다. 큰 교회의 부목사 청빙을 받았지만, 개척교회의 현실을 알기 위해 자비를 털어 교회당을 세웠다”면서, “처음에는 열정적인 마음을 갖고 사역활동을 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했다. 특히 경제적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 교인이 5명이었지만, 모두 떠나서 가족교회로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교회당을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외부에서 수입을 마련해야 했다. 처음에는 막노동도 하고, 밤에는 대리운전도 했다. 나중에는 과외와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접하게 됐다”면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목회에 대한 회의도 느끼게 됐다. 큰 교회의 부목사로 부임한 신학교 동기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도 하나님이 주시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가족들과 함께 교회를 이끌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상황은 개척교회의 어려운 현실을 극명히 보여준다. 교회운영비를 구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생활전선에 투입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B목사의 가족들은 생계를 위해 파트타임의 직업을 구했다.
이들은 주중에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파트타임 근무를 하고, 토요일과 주일에는 목회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는 그나마 일자리가 잘 구해지는 도시 개척교회의 모습이다. 지방의 농·어촌 지역에 개척교회를 세운 목회자들은 일을 구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지방의 개척교회는 재정상황이 더 열악하다. 심지어 목회자 자녀들까지 생활전선에 투입돼 주변의 안타까움이 더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부목사생활을 마치고 경기도 포천에 교회를 개척한 C목사는 “서울에서 부목사생활을 했을 때에는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방에서 개척교회를 운영하다보니 수입이 전혀 없어 먹고사는 것조차 힘들다”면서, “교회운영비를 벌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러 이곳저곳을 다녔지만, 마땅한 일자리조차 구할 수 없었다. 인근의 농장일이라도 도와 생활비를 벌려고 했지만, ‘목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냐?’며 일자리를 주지 않았다. 심지어 한 농가에서는 ‘나는 부처를 믿으니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구해 보라’고 문전박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목회를 위해 내가 고생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가족들까지 생활고를 겪게 해 면목이 없다. 부인은 물론 어린 자녀들까지 시내에 나가 파트타임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힘들어 부인과 자녀들은 친척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하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이러한 나날들이 지속되다 보니, ‘목회를 그만 두고 다른 친구들처럼 회사를 다닐까?’란 생각을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개척교회 자립을 위한 지원 필요
개척교회 목회자와 목회자가족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하지만 목회자들은 이러한 재정적인 어려움도 어려움이지만, 자신들을 보는 따가운 시선에 더욱 움츠러든다. 목회자가 목회에 전념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교인은 물론 같은 사역자들도, 목회자의 거룩함을 손상시킨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하기 일쑤이다.
개척교회 목회자가 안정적인 교회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러하지 못하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목회의지를 꺾고 있다.
심지어 “그렇게 힘든 일을 누가 하라고 시켰느냐?”는 식으로 개척교회 목사들을 어리석다고 비판한다. 이러한 의식은 점점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설 자리를 빼앗고, 목회에 대한 열정마저도 곡해하고 있다.최원영목사(늘푸른교회)는 “내가 목회를 시작했던 때보다 지금이 더 열악한 것같다. 개척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이 크다. 후배들 중에는 평일에 파트타임근무를 하다가 주일에 목회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들은 힘들더라도 하나님의 사역이기 때문에 기쁘게 목회를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위의 시선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목사가 목회에만 집중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한다는 것에 불만이 많다. 이러한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만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또한 최목사는 “이와 같은 상황은 대형교회와 교인들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목회에 전념하지 못하는 목사들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스스로를 반성해야 한다”면서, “개척교회가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교회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목회자가 다른 일에 신경쓰지 않고 바른 목회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잘못된 인식을 하고, 개척교회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속히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실질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최근 교회개척과 관련된 세미나가 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오늘날의 개척교회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개척교회의 목회자들이 중대형교회가 주최하는 각종 교회성장 세미나를 찾아다니며, 그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의 절박함은 그 누구보다 더 크기 때문에 교회성장을 위한 대안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과 경비를 투자한다.
그러나 일부 세미나의 내용들은 이들의 실정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비애감만을 안겨준 채, 개척교회의 한계를 재인식시켜 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세미나를 인도하는 대부분의 교회들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와 수도권지역에 밀집돼 있다. 때문에 지방에 위치한 개척교회의 현실과 동떨어진 목회전략을 제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새로운 교인들을 전도하는 법을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회에 다니고 있는 교인들을 영입해 오는 교육법을 소개하고 있어 오히려 개척교회들의 경쟁구도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세미나의 강사 대부분이 좋은 조건에서 교회를 성장시킨 목회자들로 구성돼 있다. 이는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의 조건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 세미나에 참석하는 목회자 대부분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교회를 개척한 목회자들이다. 반면 강사들의 강의내용은 도심에서 교회를 성장시킨 이야기이기 때문에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목소리이다.
특히 이러한 세미나는 힘겹게 개척교회를 이끌어가는 목회자들에게 오히려 비애감만을 안겨주고 있다. 이 세미나는 개척교회 목회들을 위로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드려다 보면 그렇지가 못하다. 강사 대부분이 진실된 하나님의 선교적 사명을 고취시키기 보다는, 자신이 교회를 성장시킨 업적만을 강조하기가 일쑤다.
또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주최측은 경품을 내거는 등 많은 참가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크기에 따라서 목회자를 평가하기 때문에 개척교회의 목회자들은 더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의식때문에 개척교회의 목회자들은 교회성장에만 주력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안산의 D교회에서 열린 개척교회 세미나에 참석한 F목사는 “개척교회를 운영하는 목회자들의 가장 큰 목표는 교회성장이다. 때문에 교회성장 세미나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교회성장에 대한 방안을 얻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좌절감을 맞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세미나들은 개척교회에 대한 특수성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자신들의 업적을 높이 세우는 내용이 대다수이다. 특히 세미나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경품을 내거는 것은 이곳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를 잊게 한다. 정말 개척교회가 바르게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이러한 경품행사를 지양하고, 대형교회와 개척교회가 서로 연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척교회 세미나가 모두 잘못된 것은 아니다. 개척교회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목회자들이 대부분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월드미션부흥협의회(총재=한요한목사)의 교회성장 세미나이다. 이 세미나는 개척교회의 목회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목회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개척교회를 지원하는 세미나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한요한목사는 “이제는 더 이상 교회성장에만 매달리지 말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리에게 이러한 노력은 꼭 필요하다. 현재 작은 교회와 큰 교회의 양극화 현상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신앙선배들이 일궈온 업적을 더욱 발전시켜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은 건전한 신앙공동체를 지향하고, 작은 교회가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목사는 “작은 교회의 가장 큰 걱정은 재정문제이다. 이를 위해 교단과 기독교단체, 그리고 대형교회가 합심해 작은 교회를 지원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신앙공동체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고, 교인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작은 교회와 큰교회가 협력하는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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