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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237】 이름이야기
주일예배를 마치고 모여 앉아 차를 마시면서 우연히 이름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최밝은이가 가장 흥분하며 이름 때문에 놀림을 받은 이야기를 합니다.
밝은: "아빠, 제 이름을 왜 이렇게 지으셨어요. 정말 싫어요. 친구들이 '발끈' 이러고 놀린단 말이에요."
좋은: "저는 '좋은' 이름을 가지고 '좋은아침'이라고 놀릴 때는 싫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조은' 이름은 많이 있는데 ㅎ이 들어간 '좋은'이라고 하면 신기해하면서 이름을 금방 기억하는 것 같아요."
밝은: "아빠, 빨리 이름 바꿔주세요. 이름 쓰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름을 한번 불러주면 아무도 한번에 받아 적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대신 써준다니까요. 발근이 뭐에요. 발근이 "
나: "끄음... 그거 이름짓느라고 안돌아가는 머리 굴리며 엄청 고생했는데... 이래뵈도 성경에 나오는 이름인디..."
저도 옛날에는 제 이름이 무척 싫었습니다. 한글로 '용우'는 괜찮은데 한문으로 龍雨 는 '비맞은 용'입니다. 어째 용이 구름을 타야지 처량하게 비를 맞아... 그래서 고등학교때는 用雨 라고 바꿔썼다가 꼬장꼬장하신 국사선생님에게 머리 터지게 맞았습니다. 지 이름도 한문으로 못 쓴다고...
이름에는 부모의 소망이 담겨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아부지는 무슨 소망을 담고 하필 龍雨라고 지으셨을꼬... 밝은아! 아빠는 밝은이가 이다음에 이 세상을 밝게 하는 사람이 되라고 '밝은'이라고 지었단다. 밝은이로 인해 세상이 환하고 밝아진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이냐. 그때 가서야 아빠한테 이름 잘 지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까? ⓒ최용우 201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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