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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하늘물감

배성식(수지 영락교회)............... 조회 수 1359 추천 수 0 2013.01.16 21:5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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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하늘물감 되어 내립니다. 가을로 젖어가는 숲으로 또 하나의 비를 그리워하며 얼굴만 가릴 수 있는 우산 하나 들고 가을을 물들이러 나갑니다.

가을비 물들어가는 숲에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짙은 가을 숲 향기입니다. 시원하면서도 스산한 향기는 세상의 무게에 지쳐가는 영혼에 또 다른 깨달음이 되어 갑니다.

가을 햇살은 모든 것을 익어가게 하지만 가을비는 영혼을 아름답게 채색합니다. 손가락으로 젖어드는 나뭇가지 끝의 가을비에는 하늘에서부터 품어 온 내음과 나뭇잎을 매만지며 묻어난 향기가 피어납니다. 그래서 가을비에 걸을 때마다 물들어가는 숲의 향기가 영혼까지 가을 하늘로 채색되어 가는 가 봅니다.

가을비가 내리는 날, 숲은 가을 향기에 젖어 고요합니다. 지난봄과 여름 아래 묻어둔 사연들이 젖은 비처럼 삶의 무게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삶의 슬픔에 젖어들어 있는 영혼이라 해도 가을비 내리는 날 숲에 오면 새로운 희망으로 회복되어 감을 깨닫게 됩니다.

가을비가 닿는 곳마다 가을로 물들어가는 것처럼 우리 영혼도 하늘로 물들길 소망합니다. 숲 사이 하늘이 보이는 곳에서 가을비 하늘물감으로 물들어 가면 세상은 우리를 통해 새로운 계절이 온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배성식(수지 영락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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