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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안개 자욱한 가을에…

배성식(수지 영락교회)............... 조회 수 1454 추천 수 0 2013.01.17 22: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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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안개 자욱한 오늘 같은 가을엔 길을 묻고 싶습니다. 마음은 새벽안개 자욱한 길을 찾고 싶지만 육신은 어젯밤의 기도로 아직 깨어나고 싶지 않아서인가 봅니다. 하지만 마음의 불을 밝히고 새벽안개 가득한 가을 숲을 찾는 것은 안개 덮인 새벽 숲 같은 미래에 길을 찾고 싶어서입니다.

가을은 새벽안개로 길을 찾아옵니다. 신부의 면사포처럼 덮어쓴 새벽안개가 산꼭대기부터 만져오는 아침햇살에 벗겨져 갈 때 가을은 만산홍엽으로 붉은 새색시 볼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만나 보고파서인가 봅니다. 그래서 안개 속에 피어오르는 솔숲향기 따라 길을 나섭니다.

가을 새벽안개는 세상을 물들이는 하늘 손길 같습니다. 가을 새벽안개 품에 잠들어 있는 상수리 나뭇잎을 가을로 물들이고, 이슬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새벽 숲에서 길을 찾는 영혼까지 가을로 물들이고 싶어서 길 위에서 길이 되고 있나 봅니다. 가을 안개 가득한 새벽 숲에는 하늘이 숲으로 내려오고 숲이 하늘로 되어갑니다.

인생에도 불확실한 날들이 가을 새벽안개처럼 찾아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 할지라도 어젯밤에도 있던 길을 따라 한걸음씩 가면 길이 되고, 길을 묻는 동안 새벽안개는 아침햇살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하늘이 가을 안개 가득한 새벽 숲으로 내려온 날에는 세상에서 잃어버린 길을 찾는 날이 되나 봅니다.

배성식(수지 영락교회)

<국민일보/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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