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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보고 싶어진다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 조회 수 1364 추천 수 0 2013.01.17 22: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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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천국에 가셨지만 Y권사님이 예배를 드리던 자리로 항상 눈길이 간다. 키는 약 145cm에 피부는 순백색이었던 권사님은 80세가 되시면서 하나님께로 가셨다.

권사님은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여식은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해서 아예 글을 배우지 못했다. 마흔이 다 되어서 복음을 받아들이시고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답답한 것은 성경을 읽지 못하는 것이었다. 권사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귀로만 듣지 말고, 눈으로도 보게 해 달라는 기도를 집중적으로 했다. 성경 찬송을 옆구리에 끼고 교회를 가는 것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글도 모르는 사람이 성경을 들고 다닌다는 것은 힘든 노릇이었다. 예배를 드릴 때 다른 사람들이 성서를 펼쳐서 성경 말씀을 읽을 때, 정작 본인은 찾을 수도 없고 읽을 수도 없으니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곤 했다.

그러던 어느 주일, 성경책에서 본문을 찾고 있는 척하면서 글을 아는 것처럼 행동을 했다. 갑자기 성서의 어느 페이지에서 활자가 튀어나오며 크게 보이고, 성서가 읽혀지기 시작했다. 권사님은 그 외의 다른 글씨는 읽을 수 없었으나 성서는 밝게 보여 읽게 되었다고 하셨다. 임종 시에도 얼굴 안면에 웃음을 띄고 찬송하며 돌아가신 권사님이 낙엽이 지는 이 가을에 갑자기 보고 싶어진다.

<국민일보/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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