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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빛으로 밝히는 단풍잎

배성식 목사(수지 영락교회)............... 조회 수 1338 추천 수 0 2013.01.17 2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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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숲길은 외롭지 않습니다. 홀로 걷는 길이지만 가슴에 품고 기도해야 할 영혼들이 함께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숲은 어둠에 잠겨있지만 걸음걸음 그 영혼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에는 또 하나의 등불로 밝혀집니다.

숲에 새벽이 오면 단풍든 나무가 가로등처럼 숲길을 제일 먼저 밝힙니다. 매일 세상을 밝히며 찾아오는 새벽을 가장 닮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 마음이 기도가 되어 붉은 단풍으로 가장 먼저 물들었나 봅니다. 아니, 그 마음이 들켜 미안했던지 새벽이 밝아오면 단풍잎은 더욱 붉게 물들어 가며 새날을 깨우고 있습니다.

동쪽하늘부터 붉게 물들이며 찾아오는 새벽은 그래서 가장 먼저 단풍나무를 깨우고 그 잎에 붉은 빛으로 함께하나 봅니다. 새벽이 머문 가녀린 단풍잎이라 할지라도 그 밑에 머물면 가장 먼저 새날을 맞이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을새벽은 하늘을 닮아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나무 아래서 기도로 머물고 싶습니다.

아! 숲의 새벽은 이렇게 밝아옵니다. 어두웠던 숲길, 몇 그루의 단풍나무에 하늘빛이 머물게 될 때 어둠은 이렇게 물러갑니다. 숲에 새로운 날이 밝아옵니다. 우리도 하늘빛이 머무는 영혼이 된다면, 새로운 희망이 제일 먼저 찾아오는 마음이 된다면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든 나뭇잎처럼 새로운 날은 우리의 영혼으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배성식 목사(수지 영락교회)

<국민일보/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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