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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내게 주신 자부심

출애굽기 양의섭 목사............... 조회 수 1836 추천 수 0 2013.01.26 23: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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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출7:14-19 
설교자 : 양의섭 목사 
참고 : 2008-03-05 왕십리중앙교회 http://www.wangjoong.org/ 

하나님이 내게 주신 자부심

              

1.   중고교 시절에, 제일 무서운 벌은 담임선생님이 ‘부모님 모시고 와’라고 하는 거였습니다. 매를 몇 대 맞고, 또는 며칠 정학을 맞는 것은 뭐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왜?나야 공부 잘 안하고, 나야 사고뭉치니까 학교에서 꾸중을 듣고 벌을 좀 받고 하는 것은 괜찮은데, 우리 부모님이 나 때문에 학교에 와서 같은 사고뭉치, 같은 문제아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서 그게 괴로운 거였습니다.

 

 물론, 내가 중고교 시절에 이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나는 중고교 시절엔 범생 쪽에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대학에 가서 하지 말라는 데모를 자꾸 한다고 학생처장이 부모님 모시고 오라고 해서, 우리 아버님이 학교에 불려 오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때, 평생을 교사로 봉직하시고 은퇴하신 존경받던 우리 아버지가, 문제 학생의 아버지로 부름을 받아 우리 아버지까지 문제 아버지같이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서 맘이 아팠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학교에서 상 줄 일이 있어서 오라고 해서 학교에 오셨다면, 얼마나 뿌듯한 마음으로 오셨겠습니까? 그런데 잘못해서, 불려왔으니 ‘누구 애빕니다’하실 때 얼마나 맘이 불편하셨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때 느낀 것이, ‘아, 내가 잘해야 나와 관계된 사람들이 뿌듯하겠구나. 내가 잘못하면 애꿎은 내 주위의 사람들까지 함께 손가락질 받겠구나’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2.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종살이 하던 그 시절에도 이런 사고(思考)가 있었습니다. 애굽에는 수많은 신들이 있었는데, 그만큼 백성들이 섬기는 신들이 제 각각 이었습니다. 귀족이 섬기는 신, 군인이 섬기는 신, 장사꾼이 섬기는 신, 농사짓는 이가 섬기는 신, 평민이 섬기는 신, ... 계층마다 섬기는 신이 달랐고, 지역마다, 동네마다 섬기는 신들이 달랐습니다. 그러니 애굽에는 그야말로 만신전, 오만가지 신들이 다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신들의 세계에도 서열이 있었는데, 그 서열은 누가 그 신을 섬기느냐에 따라 결정되었습니다. 즉 신의 위치와 가치도 섬기는 사람들의 신분과 계층에 따라 다 차별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여호와 하나님’은 어떤 신분을 갖고 있었을까요? 이 우주를 창조하시고, 인류를 섭리하시는 그 엄청난 하나님은 애굽에서 어떤 신분이었을까요?그것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장면이 출 5장에 나옵니다. 거기엔 모세와 아론이 처음으로 바로 앞에 서서 하나님의 명을 전하는 장면입니다. 모세와 아론이 말합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내 백성을 보내라 하신다.’ 그러자 바로가 대뜸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가 이르되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 아니하리라.”

 

바로는 여호와 하나님을 한마디로 무시해 버립니다. 왜? 여호와 하나님은 자기네 노예, 히브리인들이 섬기는 신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관습과 의식으로 볼 때, 적어도 애굽의 통치자인 절대 권력을 갖고 있는 바로에게 그 노예들의 신은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이 없었습니다. 가당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바로는 모욕적으로 일언지하에 거절해 버립니다.

 

그러자, 모세는 다시 이렇게 말합니다. “히브리인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타나셨은즉...” 이에 바로는 그들의 말을 끊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애굽왕이 그들에게 이르되 모세와 아론아, 너희가 어찌하여 백성의 노역을 쉬게 하려느냐? 가서 너희의 노역이나 하라.”

 

바로는 철저하게 모세와 아론을 무시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들의 하나님, ‘히브리인의 하나님 여호와’를 무시했습니다. 그까짓 하찮은 노예들의 하나님, 귀담아 들을 것 뭐가 있는 가 하는 자세입니다. 그러니까 여호와 하나님은 하찮은 노예들, 히브리인들을 택하셔서 영광을 받으신 것이 아니라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히브리인들이 하찮으니까 함께 하찮은 신으로 전락하였습니다. 히브리인들이 노예이니 함께 별 볼일 없이 무시당해도 괜찮은 신으로 전락하였습니다. 하나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기분 나쁜 일입니까?

 

그러기에 나 같으면 다시는 자신을 소개할 때 ‘히브리인의 하나님 여호와’란 말을 안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은 하면 할수록 함께 무시당하고 함께 천시당할 수밖에 없는 말이었습니다.

 

3. 그런데 오늘 본문, 드디어 하나님께서 애굽의 통치자 바로를 치시는 10가지 재앙을 시작하시며, 예고를 하시는데, 이렇게 가서 말하라고 하십니다. “그에게 이르기를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왕에게 보내어 이르시되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나를 섬길 것이니라”

 

끝까지 하나님은 자신을 소개할 때 당당하게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즉 ‘노예의 하나님’이라고 소개하고 계십니다.  피하고 싶은 단어입니다. 자기를 소개할 때 이왕이면 상대방이 주목할 만한, 상대방이 특별 배려할 만한 그런 자기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상대방이 나를 무시할만한 소개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하나님은 자신을 소개하시는데, 이 추한 나를 그대로 껴안으시며 ‘히브리인의 하나님’ ‘부족한 이의 하나님’ ‘추한 이의 하나님’ ... 잘난 이의 하나님, 의인의 하나님이 아니라 죄인의 하나님이라고 당신을 소개하십니다. 하나님 당신을 소개하실 때 내세울 엄청난 수식어가 얼마나 많은데, 그 많은 것들을 다 버리고 굳이 ‘네가 무시하는 저 노예들의 하나님’이라고 하십니다.

 

왜 그러실까요? 하나님께서 나에게 자부심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언제나 죄의 종으로, 언제나 노예로, 언제나 남의 눈치나 보며, 설설 기며 살던 나에게 뿌듯한 자부심을 주시려고 당당하게 하나님은 ‘히브리인의 하나님’이라고 당대 권력자 바로에게 당신 자신을 소개하십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정말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자입니까? 정말 이토록 하나님께서 염려하시고 배려해 주시는 자입니까?필립 얀시의 ‘어메이징 그레이스’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요한복음서를 보면 저자인 요한은 결코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그 대신 자기를 칭할 때 항상 이런 표현을 씁니다.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자”! 자신의 가장 중요한 정체성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요한은 예수님의 제자요, 또는 사도요, 전도자요, 복음서 기자요 라고 대답할 수 있을 텐데, 그는 다른 것을 다 죽이고, 오직 하나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자’라고 대답했습니다. 자기 정체성, 자기 자화상이 아주 분명합니다. 예수님이 자기를 사랑하신다는 것!

 

아일랜드에서 한 사제가 시골 교구를 돌아보는 중, 길가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늙은 농부를 만났습니다. 그 모습에 감동을 받은 사제가 늙은 농부에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과 아주 친하신가 봐요.” 그러자 늙은 농부는 기도하다 말고 고개를 듭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 그 분이 저를 무척이나 좋아하시죠.”

 

자신을 소개할 때, 다른 것은 다 잊어버리십시오. 나? 하나님이 무지무지 좋아 하시죠 라고 소개할 수 있는 자화상을 가지십시오. 나요? 예수님이 나 없이는 죽고 못 산데요 라고 할 정도로 자기 정체성을 가지십시오. 내 말이 괜한 말인 줄 아십니까?

 

4. 성경이 분명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독생자는 하나님께서 나를 너무너무 사랑하셔서 희생 제물로 죽이실 정도란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증표입니다. 그 정도로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십니다. 나를 사랑하고 사랑해서 당신의 목숨 같은 독생자를 내 주실 정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아들이요 딸입니다.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 노래가 있듯이, 하나님의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음을 확신하며, 자신만만하게 이 세상을 살아가되,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가십시오.

 

요즘 세계는 영국의 왕자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었다가 돌아온 것을 보고 ‘사회적 리더의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찬사가 빗발칩니다. 영국 왕실 정도라면 군에 안 갈 수도 있고, 가더라도 얼마든지 편하고 안전한 곳으로 빠질 수도 있을텐데, 영국 왕자는 굳이 일반 사병과 똑같이, 그것도 모두들 피하고 싶어하는 전장 한복판 아프가니스탄으로 갔다는 것입니다. 지도자층의 도덕적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하나님의 자녀로 우리에게 주어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감당하며 삽시다. 그게 뭘까요?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십시오!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는 자로서 뿌듯한 자부심으로 당당한 삶, 그러면서도 그만한 의무,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토록 나를 생각해 주시고, 나를 사랑해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가끔, 주님 섬기는 것을 숨기고파서 아닌 척하며 사는데, 별로 당당하지도 못한 부끄러운 삶을 사는 나를 하나님은 사랑하신다고 온 천하에 공포하시며, 십자가를 증표로 보여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하나님의 자녀답게 이 세상에서 감당해야 할 책무와 의무를 다하며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로 하여금 이제는 하나님이 세상에서 ‘우리의 하나님’이라고 하실 때 부끄럽지 아니하시고 자랑스러워하시도록 그리 살아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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