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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티일기268】맛이 없는 이유
밝은이와 엄마가 외출을 하고 집에는 방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방안에만 있는 방안퉁수 두 사람만 남았습니다. 아빠와 좋은이가 알아서 점심을 해결해야 했는데, 아빠는 딸에게 미루고 딸은 아빠에게 미루다가 다 늦은 시간에 할 수 없이 두 사람이 어정거리며 부엌으로 향합니다.
좋은이는 여기저기 뒤져보더니 유부초밥을 하겠다고 하고, 저는 국을 끓이기로 했습니다. 묵은김치가 있어서 김치찌개를 끓이기로 했습니다. 두부가 있어 두부를 넣으니 두부김치찌개가 되었습니다. 파도 송송 썰어 넣고 냉장고 속을 뒤져 햄을 썰어 넣었더니 부대찌개가 되었습니다. 하~ 라면만 넣으면 잡탕찌개가 되는 건데 이미 남비가 차고 넘쳐 이리저리 국물이 튀고 난리났습니다.
어쨌든 가스 불 위에서 뜨겁다고 요동을 치던 잡탕이 완성되어 식탁에 올려놓으니 그럴듯합니다. 맛은 어떨까? 먼저 한 숟갈 먹어 본 좋은이가 ...한 참 동안 말이 없습니다.
"조미료를 안 넣어서 그래. 맛은 없어도 이게 몸에는 좋은거야. 그냥 대충 먹자. 음...고기만 조금 들어갔어도... "
사실은 우리 집에 조미료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저는 모릅니다. ⓒ최용우 20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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