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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귀한 세가지 금은 황금, 소금, 지금 이라고 한다. 나도 좋아하는 세가지 금이 있다. 현금, 지금, 입금 이다 ㅋㅋㅋ(햇볕같은이야기 사역 후원 클릭!) |
8년 전 봄, 잠시 일을 그만둔 적이 있습니다.
프리랜서이니 다시는 일을 못 할 수도 있다는
각오까지 하면서 쉬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년퇴직을 하는 직장인의 심경이 그럴까,
낯선 나라로 이민을 떠나는 사람의 심경이 이럴까,
착잡한 마음이었습니다.
남편은 그날따라 늦는다고 했습니다.
어둑해지는 저녁, 거실의 불을 켜는데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쓸쓸한 건 아니었는데도
마음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혼자 거실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있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열리며 '노란 꽃다발'이 쑥 들어왔습니다.
남편이었습니다. 꽃다발을 받고 뭐라 말할 사이도 없이
남편은 다시 회사로 떠났습니다.
그날 받았던 노란 꽃다발은 지금껏 내 마음에,
기억 속에 화사하고 생생합니다.
지난달에 형부가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30년 넘게 공무원으로 일한 형부는
고지식하고 청렴한 공무원 그 자체였습니다.
15평 아파트가 재건축이 될 때까지 이사 한번 못 하고,
두 아이에게 방 하나씩 주고 부부는 거실에서 살았던
능력 없는 가장이기도 했습니다.
형부가 정년퇴직 하던 날, 언니 집으로 꽃다발을 보냈습니다.
'형부, 새롭고 멋진 세상을 만나세요' 라고 쓴 리본이 달린
꽃다발을 받은 형부의 소감은 "허, 거 참!" 이었다고 합니다.
대신 언니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몇 번의 꽃다발을 받았던 사람들입니다.
꽃다발은, 아직 살아보지 못한 세상에
미리 주눅들지 말라고 주는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살아오면서 받았던 몇 개의 꽃다발,
그 꽃 묶음 속에 담긴 사랑과 격려를 헤아려 봅니다.
우리가 힘내서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몇 개의 꽃다발 속에 아직도 화사하고 생생하게 피어 있습니다.
<서신 가족이신 김인숙 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료 출처- 김미라 님의 '몇개의 꽃다발', 샘터, 2012년 3월 호>
*하루 한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십자가를 지려하면
내 몸뚱이 송장이 되어도
좋다는 생각에
이르러야 될 일입니다. <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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