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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바라본 강북의 세종시 건설현장 -2013.3.4일 찍음
【쑥티일기295】강 건너 세종시
전에는 "연기군 살아요." 하면 열에 아홉은 "거기가 어디죠?" 하고 되물었습니다. "조치원이 있어요" 하면 "아, 거기..." 그러니까 특이하게도 사람들이 '조치원'은 알아도 연기군은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연기군이 '세종특별자치시'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정부 종합청사가 지어졌거나 지어질 곳을 '예정지역'이라고 하고, 예정지역을 한바퀴 뺑 둘러 '주변지역'이라 하고,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을 뺀 나머지 지역을 '잔여지역'이라고 합니다. 예정지역과 주변지역을 빼버리면 연기군이 반쪼가리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나머지 지역을 '잔여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세종시에 포함을 시킨 것이지요.
'예정지역'은 세종시건설청에서 모든 땅을 다 수용해 새로운 도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주변지역'입니다. 사람들이 언론을 통해서 '세종시'로 알고 있는 '예정지역'은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 속에 나날히 새로운 도시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세종시이면서 '주변지역'은 나날히 피폐해져가고 있습니다. '명품도시'를 만든다면서 '예정지역'안에는 온갖 좋은 것들만 만들고 온갖 퇴폐시설들은 외곽 주변지역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조용하던 시골동네에 갑자기 부동산중개소, 룸싸롱, 다방, 노래방 같은 시설들이 잔뜩 들어서 저녁이면 밖에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입니다.
강 건너에 빗까번쩍하게 건설되는 세종시는 금강의 남쪽 금남 사람들에게는 말 그대로 '강건너 불구경'일 뿐입니다.... 우리도 '강남'이니까 나중에 서울의 강남처럼 변하는 날이 올까요? ⓒ최용우 201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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